지스타 2010이 지난 21일 끝났다. ‘역대 최고 규모’를 자랑한 올해 지스타에는 NHN 한게임, 엔씨소프트, 넥슨, 블리자드, 위메이드, 엠게임, 엑스엘게임즈 등 다양한 게임업체들이 참가해 신작을 선보였다.
물론 지스타 출전작이 앞으로 나올 신작의 전부는 아니지만 올 겨울부터 주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주력으로 내세울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지스타 출전작을 중심으로 신작들의 장르별 트렌드 5가지를 짚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① 슈팅에 스토리와 감성을!
이미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슈팅(FPS/TPS) 장르의 지스타 출전작은 생존을 위한 히든카드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메트로 컨플릭트>는 협동(Co-Op) 플레이 위주의 스토리 모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마치 콘솔이나 PC용 FPS 게임처럼 스토리를 강조해 세계관을 이해시키고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세계관 구성과 연출을 위해 밀리터리 전문 김경진 작가도 투입했다.
<스쿼드플로우>는 이야기에 ‘감성’을 더했다. 구성은 간단명료하다. SP5라는 로봇들이 폐허가 된 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소녀를 지키려고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다. 감성과 거리가 멀 것 같은 로봇을 통해 오히려 감성을 전하겠다는 역(逆)발상이다.
다만 지스타 체험버전에서는 시간관계상 두 게임 모두 ‘이야기와 감성’ 대신 전투를 앞세웠다. 슈팅 장르에 이야기와 감성을 섞는 일은 가능할까? 두 게임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슈팅과 감성의 만남,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것인가?
② 신인 대거 등장! 액션 RPG 전쟁 예고
올해는 액션 RPG 경쟁도 뜨거웠다. 지스타 2010을 통해 처음 공개된 <마계촌 온라인> <록맨 온라인> <프로젝트 고블린> 3개 신작 모두 괜찮은 반응을 얻으며, 액션 RPG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양한 사이드뷰 시점 처리로 3D 그래픽을 적극 활용한 <마계촌 온라인>과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록맨 온라인>, 3D 그래픽을 2D로 만들어서 타격감과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노린 <프로젝트 고블린>은 저마다 내세우는 ‘포인트’도 달랐다.
여기에 <디아블로 3>와 <메탈블랙>도 현장을 뜨겁게 달구며 연말부터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액션 RPG 전쟁을 예고했다.
③ “우린 무협이 아니에요~” 동양 판타지의 부상
‘무협’과 ‘동양 판타지’의 구분도 이색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를 앞두고 <블레이드앤소울> 앞에 '무협'이라는 수식어를 떼어 냈다. 기자들에게도 무협 대신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NHN 한게임의 차기 MMORPG <아스타>도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의 모습’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무협보다 아시아 판타지임을 강조했다. 두 게임과 관련된 각종 자료에서도 무협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창천 2>나 <열혈강호 온라인 2>처럼 ‘차세대 무협’을 선언한 신작도 출전했다. 과연 무협과 동양 판타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각 게임들이 ‘동양 판타지’와 ‘무협’이라는 미묘한 뉘앙스와 게임성의 차이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도 앞으로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무협 대신 차별화를 위해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를 선택했다.
④ 아이패드 지원은 기본? 멀티플랫폼 신작 증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멀티플랫폼 게임에 대한 게임업체들의 관심은 고스란히 지스타로 이어졌다. 위메이드의 <펫츠>와 <마스터 오브 디펜스>, 넥슨의 <삼국지를 품다>와 <2012:서울>이 대표적인 출전작이다.
위메이드는 지스타 신작발표회에서 공개한 3개 게임 중 2개를 웹과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채우며 큰 관심을 보였다. 위메이드는 <펫츠>와 <마스터 오브 디펜스>의 시작으로 웹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넥슨도 웹(PC)과 아이패드가 연동되는 <삼국지를 품다>와 웹-안드로이드-아이폰-아이패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겨냥한 <2012:서울> 등 멀티플랫폼 신작들을 공개했다. 특히 <삼국지를 품다>는 아이패드와 웹게임 유저가 같은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 연동 계획을 밝히며 관심을 끌었다.
모바일은 아니지만 NHN의 <킹덤언더파이어 2> 역시 PC와 PS3의 멀티플랫폼으로 개발 중임을 밝혔다. PC용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개발사들이 멀티플랫폼 신작을 앞세워 온라인 외의 시장 개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⑤ 비주류 장르의 도전은 계속된다
블루오션 개척을 노린 도전도 계속됐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슈팅 RPG <거울전쟁: 신성부활>을, 네오위즈게임즈는 퍼즐과 대전을 내세운 <퍼즐버블 온라인>을 지스타 2010에서 공개했다. 지금까지 특별한 흥행작이 없는 장르다.
주목할 점은 두 게임 모두 메인 라인업으로 지스타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거울전쟁: 신성부활> 중심으로 지스타 부스를 꾸몄으며 <퍼즐버블 온라인>은 네오위즈게임즈 부스의 정중앙에 위치했다.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다. 특히 <퍼즐버블 온라인>은 지스타 행사장에서 웬만한 MMORPG와 맞먹는 인기를 보여줬다. <신성부활>도 지스타 특별 체험버전을 준비하는 정성을 보였다. 자연스레 두 게임의 향후 결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