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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스컴 2024] "장애인 게임 접근성은 이제 상식이다"

장애 아동에게 음악 게임을 시킨 연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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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4-08-21 06:21:28

"장애인 게임 접근성은 이제 상식이다."


락스타 게임즈, 워너 브라더스에서 오디오 감독을 맡았던 알렉산더 호로비츠(Alexander Horowitz​)가 데브컴에서 게임 음악의 접근성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업계의 베테랑이자 사운드 디자인의 전문가로 가장 최근에는 <호그와트 레거시>의 오디오를 디자인했다. 스코틀랜드에서 클래식 아트 부문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게임 접근성을 고려한 게임 개발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로비츠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기타히어로> '블라인드 히어로' 프로젝트에 동참한 바 있다.


평소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관심이 큰 그는 엑스박스 적응형 컨트롤러를 이용해 플레이할 수 있는 6개의 미니게임 모음집 <사운드타운>을 개발한 후기를 전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알렉산더 호로비츠는 데브컴에서 자신의 장애 접근성 음악 게임을 개발한 후기를 전했다.




먼저 호로비츠는 게임, 음악, 그리고 (장애인) 접근성에 지대한 관심이 있음을 전하면서도 "내 연구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연구에서의 작은 개선점들을 찾아가는 것이므로,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호로비츠 이전에도 장애인이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접근성 기능을 고려한 이들은 많았고, 이들의 연구 결과 뒤에야 자신의 활동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일종의 겸양이다.


이어서 그는 장애에 대해서 의학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이 있음을 밝혔다. 이를테면 패럴림픽에 출전하려면 의료인으로부터 장애를 받았음을 인정받는 서류가 필요한 것이 전자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인류는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일종의 컨센서스를 가지고 있는데 한때 왼손잡이는 광범위한 범주에서 장애로 보는 시선이 존재했고 교정의 대상으로 보였지만, 이제 그런 시선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것이 바로 후자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호로비츠는 사회적으로 장애가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평등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임 개발 모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뛰어난 접근성을 가진 콘텐츠를 즐기면서 사용자는 치료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음악 치료는 오늘날 일선 의료 현장에서 진지하게 사용되고 있다. 호로비츠는 비디오게임이라는 예술이 장애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한 장애 접근성 음악 게임의 밴다이어그램

이어서 그는 igda(세계 게임 개발자 연맹),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가이드에 대해서 소개했다. 최근의 가이드라인은 시력, 광과민성, 인지능력 등등 수백 개가 넘는 장애에 대한 분류와 그들이 보다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신체 장애 아동 청소년을 위한 게임 <사운드타운>에 대해 소개했다. 영국의 장애 아동을 상대로 개발된 이 게임은 "장난감에 가까운" 게임이다. 임무와 점수, 리더보드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맵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을 즐기는 부류의 게임이다.


장애 아동은 간편화된 Xbox 컨트롤러를 통해서 게임을 조작하게 된다. 게임을 선택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거의 기능의 전부다. 호로비츠는 다만 "연구 윤리의 측면에서 아이들이 취약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따로 외부에서 게임 플레이를 촬영하지 않았다. 그는 덧붙여 "데이터 수집에 자녀를 참여시키도록 동의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며 "아이들 사이에는 아슬아슬한 선이 존재하며, 이들을 자유롭게 떠나도록(게임을 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미 게임 업계에는 장애접근성을 고려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그는 자신의 게임이 가이드라인을 얼마나 충족하는지 점검했고, 대부분의 상업용 게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기존의 상업용 게임은 연구자의 게임만큼 장애 접근성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게임이라는 복합예술의 다양성을 생각해보면, 장애 접근성 기능은 '색약모드'나 자막 크기 조절 같은 것으로 온전히 채울 수 없고, 그 이상의 기획적 고려가 필요한 것이다.


호로비츠는 게임 업계에서 장애인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실현하려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바로 "가이드라인(창작 표준 등)은 만들기 쉽지만, 무시하기도 대단히 쉽다"는 것. 그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탐구하는 모든 것을 표준화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며 강연을 마쳤다.


그의 게임 <사운드타운>은 스팀에서 무료로 할 수 있다.


"Focus On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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