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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PMC + 오토배틀러?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프롤로그

오합지졸에서 일당백 병사로…중대장 시뮬레이터

한지훈(퀴온) 2024-09-10 19:51:14
“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세계에 참혹한 상흔을 남긴 제2차 세계 대전은 끝이 났지만 인류의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전 세계를 거머쥘 수 있는 패권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졌으며,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뒤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졌다. 냉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외교상의 문제로 정규군의 개입이 제한되면서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 이하 PMC)’이 영향력이 크게 증가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무장을 내세운 이들은 오직 이윤을 목적으로 전장에 뛰어든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5민랩의 <민간군사기업 매니저>(이하 PMC 매니저)는 이 PMC를 소재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PMC와 시뮬레이션 장르는 어떻게 만났을까. 지난 9일 발매된 프롤로그를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게임명: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프롤로그 (Private Military Manager: Prologue)

장르: 오토배틀러, 전략, 시뮬레이션

플랫폼: PC

개발사 / 배급사: 5민랩 / 하이프트레인 디지털

한국어 지원 여부: 자막 지원

플레이 타임: 2시간 내외


# 어느 한 사장의 일기​


1993년 2월 5일 흐림. ‘코르디비아’에 있는 ‘회사’의 기밀 시설에서 ‘무기’가 탈취됐다. 남미 마약 카르텔 세력이 주범으로 추정된다. 사건 조사와 무기 회수를 위해 신분을 숨기고 현지 사설 경비 업체 ‘CSS(Caribbean Security Service)’의 사장으로 부임했다. 

다음 달 마약 카르텔이 운영 중인 제재소를 폭파하는 작전을 앞두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외모의 직원 넷을 들였다. 실제 작전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된 모의전을 겨우 완수할 정도로 오합지졸들이었다. 데이비드와 헨리에게는 전술 훈련을, 잰튼에게는 사격 훈련을, 요엘에게는 체력 훈련을 시켰다. 잰튼이 훈련에서 높은 두각을 보였고, 요엘은 훈련 중 다리를 삐었다.

1993년 2월 12일 맑음. 직원들이 첫 평가전을 치렀다. 그간의 훈련이 무색하지 않게 좋은 솜씨를 보였다. 자신감이 붙었는지 기분이 한껏 들떴으나, 해이해지는 것을 우려해 모진 말로 기강을 잡았다. 어차피 작전을 위한 소모품일 뿐이다. 정 붙일 필요는 없다.


1993년 2월 21일 종일 비가 내림. 작전일이 점점 다가온다. 모의전 강도를 실전 수준으로 높였다. 

요엘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 면담 시간을 가졌다. 그간 훈련 성과와 노력에 대해 칭찬하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최근 모의전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일까, 잰튼 외에 다른 직원들도 기분이 좋지 않아 훈련 성과가 나지 않았다. 회식 자리를 마련해 이들의 기분을 풀어줬다.

"요엘아, 잘 하자"

1993년 3월 1일 맑음. 내일이면 실제 작전이 진행된다. 직원들은 마지막 평가전까지 훌륭하게 완수했다. 한층 달라진 모습에 ‘회사’의 관계자도 놀란 눈치다.

고지가 눈앞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빛을 발할 때이다. 임무를 완수하고 직원들이 적진에서 무사히 생환하기를 바랄 뿐이다.

5주 간의 훈련이 빛을 발하는 순간

# 게임 제목이 '매니저'인 것에는 이유가 있다

<PMC 매니저>의 게임 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PMC의 사장으로서 작전을 수행할 병사들을 양성하고 훈련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의전을 통해 실제 작전에 활용할 작전을 갈고 닦는 것이다.

이번 프롤로그에서는 게임의 여러 시나리오 중 첫 번째 시나리오만 플레이 가능하다. 실제 작전까지는 약 5주의 시간이 남아있다. 플레이어는 주어진 자본과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실전 임무에 투입할 병사를 훈련해야 한다.

훈련을 통해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여야 한다.

병사들은 피지컬과 사격술, 전술 등 총 5가지의 스탯을 가지고 있고 각 훈련은 서로 다른 스탯 증가 효과를 가진다. 훈련 결과는 병사의 스태미나와 기분에 따라 달라지며, 이따금 훈련 중 발생하는 이벤트로 훈련 결과가 크게 뒤바뀌기도 한다. 

스태미나와 기강 수치가 낮으면 나쁜 이벤트가 자주 발생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작전 수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전이 진행된다. 평가전에선 매주 새로운 무장을 한 적이 추가되거나, 기존 적들의 전투력이 강해지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모의전으로, 모의전에서는 프롤로그 기준 6개로 나뉘어진 구역에서 적들의 무장과 배치를 확인해 상황에 맞는 작전을 수립할 수 있다. 

게임 내 모든 전투는 전투 계획 단계에서 수립한 작전대로 자동으로 진행된다. 어설픈 전략과 전력으로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으니, 충분한 전력을 갖출 때까지 훈련하고 최선의 전략을 찾기 위해 모의전을 반복해야 한다. 

각 구역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5주간의 훈련이 끝나면 병사들은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된다. 실제로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실전에서 모든 임무를 완수하게 되면 해당 시나리오는 끝을 맺는다.

# “중대장은 너희를 믿는다!”​


게임의 초반부에서 ‘회사’의 상부는 주인공에게 “쓰고 버리기 좋은 현지 놈들로만 고르라”고 명령한다. 결국 병사들은 ‘회사’의 작전 수행에 필요한 장기 말일 뿐이니, 개개인의 생사보다는 중요한 임무에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던진 말일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첫 작전에 합류한 병사들은 현지에서 막 채용된 어중이떠중이들이다. 각자 싸움깨나 하게 생긴 것들이 정작 모의전 하나 겨우 마칠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다. 실전에 투입할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아무리 봐도 잘 싸울 것 같은데…


첫 모의전에선 전멸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훈련을 거듭할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훈련을 통해 이들이 성장하고, 평가전을 하나하나 무사히 넘기는 걸 보고 있자니 이들에게 정이 드는 것이다. 마지막 실전에서 병사 하나가 죽었을 때는 ‘새로 하나 영입하면 된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키운 병사인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였다.

그만큼 <PMC 매니저>는 플레이어의 몰입도 형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인트로부터 시작해, 냉전 시기라는 배경, 게임의 배경과 노트와 PDA 화면을 활용한 UI 등 여러 부분에서 사실적인 표현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더해 시뮬레이션 장르 본연의 매력에도 충실하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병사들을 육성하고, 여러 병과와 화기에 기반한 최적의 작전을 만들고 이를 수행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에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는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여러 무기를 장착해 전략에 활용할 수도 있고

성장을 통해 스킬을 얻어 전술로 활용할 수도 있다.

사운드 조절 기능이 없고, 별도의 단축키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다만 아직 프롤로그일 뿐, 향후 본편에선 10여종의 미션과 함께 여러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PMC 매니저>는 오는 2025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PMC라는 독특한 소재와 전략적인 자동 전투를 잘 살린 매력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인 만큼, 평소 시뮬레이션 게임의 팬이라면 이 게임의 출시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