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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액티비전 “모던워페어3 개발 좀 도와줘” 요청

슬레지해머는 싱글플레이, 레이븐은 멀티플레이에 참여

shiraz 2011-01-21 19:53:30

인피니티 워드의 와해로 <콜오브듀티> 시리즈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액티비전이 몇몇 개발사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미국 LA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액티비전은 북미 개발사 슬레지해머 게임즈(Sledgehammer Games) 및 레이븐 소프트웨어(Raven Software)와 함께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3>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슬레지해머는 인피니티 워드와 싱글플레이 콘텐츠를 만들고, 레이븐은 멀티플레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슬레지해머는 지난 2010년 초 설립돼 원래 <콜오브듀티>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액션 게임을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슬레지해머가 <모던워페어 3>의 개발에 투입됨에 따라 올해 발매될 예정이었던 <콜오브듀티> 스핀오프(외전격) 타이틀의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대립

 

그동안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패키지 게임의 판매기록을 갈아치우며 ‘대박’ 행진을 거듭해 왔다.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이끄는 양대 프랜차이즈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꼽힐 정도.

 

인피니티 워드(Infinity Ward)가 개발해 2008년 발매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2> 2,000만 장 이상 팔렸고, 트레이아크 게임즈(Treyarch Games)가 개발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는 2010년 11월 발매된 후 1,600만 장 이상(추정)이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기대치를 웃도는 성공을 거둔 시리즈 7편 <블랙옵스>.

 

그런데 <콜오브듀티>의 성공을 이끌었던 인피니티 워드와 액티비전의 관계는 2010년 초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인피니티 워드의 제이슨 웨스트(Jason West)와 빈스 잠펠라(Vince Zampella)2010 3월, 결산보고서 발표 시점에 해고됐다. 액티비전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유는 계약 위반과 불복종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액티비전과 두 인물 사이의 대립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액티비전은 주주들에게 매년 신작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개발사가 하나인 상황에서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액티비전은 인피니티 워드 외에도 트레이아크 게임즈를 투입해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매년 발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인피니티 워드 핵심인물 2인의 의견에 반하는 것이었다.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는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창조한 인물들로, 이를 통해 인피니티 워드는 세계적인 개발사로 발돋움했다. 제이슨 웨스트는 인피니티 워드의 회장 겸 게임 디렉터였고, 동시에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공동 CCO를 맡아 왔다. 빈스 잠펠라는 인피니티 워드의 공동 설립자 겸 대표이사였다.

 

그들은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다른 개발사를 통해 나오는 걸 원치 않았다<콜오브듀티>와 별개인, 새로운 IP 개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이는 지속적인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액티비전의 목표와 맞지 않았고, 액티비전은 자회사인 인피니티 워드의 핵심인물 2인을 해고했다.

 

 

■ 핵심 2인, 인피니티 워드를 떠나 독립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는 해고된 직후 액티비전을 상대로 로열티(인센티브) 지급 및 <모던워페어> 브랜드 권리와 관련된 소송을 걸었다. 로열티 지급 시점에 앞서 해고한 행위가 부당하며 <모던워페어> 브랜드의 사용 권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액티비전 또한 <모던워페어 3>의 개발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두 사람에게 맞소송을 걸었다.

 

한편, 두 사람을 내보낸 후 액티비전은 서둘러 인피니티 워드를 다독여야 했다. 대외적으로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개발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알리고,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개발자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두 사람이 나가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Respawn Entertainment)를 설립하면서 인피니티 워드는 사실상 개발동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핵심 개발자들이 인피니티 워드를 떠나 옛 상사들이 세운 리스폰에 속속 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액티비전의 최대 라이벌 EA는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리스폰과 신작의 독점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것도 모자라 개발팀 영입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고 나선 것이다.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에서 와신상담 중인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

 

 

■ 소송과 폭로전으로 번진 갈등, 그래서 <모던워페어 3>는?

 

액티비전도 EA의 행동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2010년 말, 액티비전은 EA가 인피니티 워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사에 4억 달러(약 4,45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며 EA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어서 지난 20, 외신을 통해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 그리고 EA 임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액티비전이 공개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EA DICE의 글로벌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인 링컨 허쉬버거(Lincoln Hershberger)가 프랭크 지보(Frank Gibeau)를 비롯한 자사의 임원진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그는 이메일에 몇 달 전, 빈스에게 우리 발매일 이후로 맵팩 발매를 미뤄달라고 부탁했다. (빈스는 나한테 빚진 게 하나 있다.) 벌써 돈 많이 벌었지 않았냐고 말하니까 그는 혼쾌히 수락했다. 분명 코틱 회장은 길길이 날뛸 테지만.이라고 적어 놓았다.

 

액티비전은 이 내용을 토대로 EA<모던워페어 2>의 맵팩 발매 일정을 <배틀필드: 배드컴퍼니 2> 발매 이후로 연기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EA단지 농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A의 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제프 브라운(Jeff Brown)이메일 내용은 농담인 게 분명하고 두 사람은 직접 이야기한 적이 없다, 우리는 분명 유머감각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액티비전의 변호사에게 이러한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액티비전은 아직 <모던워페어 3>의 개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전작들의 사례에 비춰 볼 때 올해 11월쯤 발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