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게임 플레이만 하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유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지난 2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1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중국 게임시장 진출전략을 발표한 박용석 전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북경사무소 소장은 위와 같이 밝혔다.
■ 중국 게임시장 성장 둔화, 해외 진출 가속
2010년 중국 게임시장은 성장률이 둔화됐다. 중국 게임시장은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규모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 게임산업의 평균 성장률은 59%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0년 중국 온라인 게임의 시장은 317억 RMB(약 5조3,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5%성장하는 데 그쳤다. 20%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분기별 성장률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3년 안에 중국 게임시장의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국 주요 게임업체인 텐센트, 넷이즈, 샨다 등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외산 게임의 중국 서비스로 인해 업체의 성장 폭의 변화가 크다. 또한 인건비 및 마케팅 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해외 수출액이 11억7,000만 위안(약 1,982억 원)으로 2009년 대비 41% 성장했다. 또한 텐센트는 약 200억 원으로 한국 게임업체 7개를 투자하는 등 중국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기업 인수합병은 증가하는 추세다.
■ 2011년 중국 게임업계는 전반적인 혁신 추구
최근 중국 게임업체들은 시장 정체로 인해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게임시장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전화, 인터넷, TV 3개의 망을 통합한 차세대 방송망을 통해 정체된 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상해에서 5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북경, 대련, 하얼빈 등 이 포함된 1차 시범도시명단이 발표됐다.
또한 소셜게임(SNG)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웹게임 시장과 스마트폰, 타블랫 PC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저작권 보호 미비로 게임 유저의 10% 정도만 정품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한국에 비해 온라인 광고 시장의 규모가 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구글과 중국정부 사이의 마찰로 인해 중국에서 구글 계정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안드로이드폰의 효용성이 낮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게임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한편, 중국 정부 공인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짓고 상설게임 전시장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 크리에이티브 차이나(Creative China)
중국 정부는 단순히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티브 차이나(Creative China)’로 발돋움해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국가의 격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2011년 시작하는 12차 5개년 경제 계획을 통해 충칭, 시안, 우한 등 내륙 지방정부에 게임기업 유치 및 산업 투자를 실시한다.
또 2010년 12월 중국 정부는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해 다른 유저의 레벨업을 도와주고 성과비를 받아온 부부에게 징역 6년, 벌금 300만 위안(약 5억 원)을 구형했다.
박용석 전 소장은 “이 사건은 최초로 중국이 게임의 저작권을 인정한 사례다. 이는 중국이 해외에 게임 서비스하기에 앞서 자신의 게임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먼저 자국 내에서 저작권 보호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부는 신문출판총서와 게임 관리의 주도권에 대한 분쟁에서 이겨 최종적으로 주무부서로 결정됐다. 게임등급 심사가 문화경영허가증 발급으로 바뀌면서 판호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여권이 신장되기 전까지는 판호 심사를 받는 것으로 미뤄졌다.
신문출판총서는 게임관리에 대한 주도권에서 밀린 대신 온라인 게임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출판물에 대한 외국어 사용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신문출판총서는 판호가 없어지더라도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입장에서는 현지화 비용과 시간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게임플레이 외적인 요소의 강화 필요
중국 소비자는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게임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즐기는 유저들이 많다. 특히 중국인은 함께 모여서 즐기는 것을 선호하므로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외식 기업인 KFC의 경우, 중국 매장에서는 치킨과 햄버거 외에도 중국의 주식인 튀긴 빵이나 죽도 함께 판매한다. 이는 매장을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닌 햄버거나 치킨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도 함께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이로 인해 KFC는 중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용석 전 소장은 “게임업체들도 KFC가 메뉴를 늘린 것처럼 중국 유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1년간 서비스 할 콘텐츠가 중국에서는 한달 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콘텐츠 소모가 심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의 일일 이벤트 스케줄. 일정이 무척 빡빡하게 진행된다.
이어서 박용석 전 소장은 “현재 중국은 거대 자본과 시장을 배경으로 높은 지위로 올라섰다. 중국과 거래하기에 앞서, 먼저 이런 높은 지위를 가지고 불공정거래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식 거래와 문화에 익숙한 전문 담당자를 육성하고 관련 정책을 준비해 둬야 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경우 중국식 거래에 익숙한 담당자를 회사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는 중국과의 거래에서 유리하게 진행하기 힘들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 업체의 경우 지스타 B2B관에 세운 부스를 통해 국내업체들이 힘들게 홍보한 북미, 남미, 유럽 등지에 자신들의 게임을 수월하게 알릴 수 있었고 높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에 중국에 진출을 원하는 국내업체들은 차이나조이에 B2B부스를 제작하기보다는 주로 게임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는 시간이 더 많다. 단순히 인적 교류로 만족하기 보다는 B2B 부스 등 직접적인 서비스를 통해 중국 진출의 발판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박용석 전 소장은 “중국 게임업체도 이제는 충분히 성장했기 때문에 이제는 경쟁만으로 이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재 한국에도 중국 업체들이 많으므로 그들과 새로운 협력모델을 잘 만들어가며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면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기관 간의 협력사업은 현재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