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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재고처리? 소니 총판 복주머니 판매 논란

부실한 구성에 항의 폭주, SCEK “도의적 책임 진다”

이터비아 2011-02-10 14:49:30

국내 플레이스테이션 총판에서 진행한 무작위 제품 판매, 이른바 ‘복주머니’를 구매한 유저들의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 출시된 지 오래됐거나 인기가 없어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들로 처리돼 재고처리가 의심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CEK) 측은 적절한 조치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 유저들, “복주머니는 유저 농락하는 재고처리 이벤트”

 

매년 설날과 추석에 콘솔 판매 업체에서는 PS3용과 PSP용 복주머니 판매를 진행해 왔다.

 

PS3용 복주머니는 68,000 원, PSP용 복주머니는 42,000 원을 받는데, 웬만한 게임 타이틀 1개를 조금 넘는 가격으로 다수의 주변기기와 타이틀을 무작위로 받을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투자한 돈보다 훨씬 비싼 제품이 나오기도 해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왔다.

 

많은 오픈마켓과 쇼핑몰을 통해 복주머니가 판매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저들은 이 행사가 ‘재고처리 이벤트’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의로 담았다고 하기엔 구성 자체가 대부분 똑같고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부 유저들은 ‘독주머니’ 혹은 ‘복제주머니’라고 부를 정도다.

 

물론 복주머니 이벤트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의 확률로 나올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구매하는 것이고, 아무리 퀄리티가 낮더라도 포함된 제품들을 소비자가격으로 계산하면 수치상 손해는 아니기 때문에 판매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리고 그동안 진행된 복주머니 이벤트는 나름대로 알찬 구성으로 유저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복주머니에 들어갈 품목들이 어느 정도 사전에 고지됐고, 이를 참고해 복주머니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진행된 복주머니 이벤트. 대표적으로 어떤 타이틀이 들어가는지 소개했다.

 

하지만 올해 설날 복주머니 판매 때는 어떤 타이틀과 주변기기가 포함되는지 전혀 고지되지 않았다. 자연스레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유저는 “수령한 타이틀이 대부분 PS무브 전용이어서 플레이조차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렇게 수령할 제품들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이번 설날 복주머니 이벤트를 두고 사행성 행위가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설날에 진행된 복주머니 이벤트 페이지. 어떠한 상품명도 고지되지 않았다.

 

또한 복주머니에는 다양한 게임 타이틀이 임의로 포함돼 판매되는 만큼 연령과 맞지 않는 패키지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대부분의 복주머니 구매자들이 받은 <폴아웃: 뉴 베가스> <니어 레플리칸트> <알파 프로토콜> 등은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게임이었다.

 

등급 구분을 위반해 게임물을 제공할 경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46조 3항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게다가 일부 판매업체가 복주머니의 A/S는 “SCEK에 문의하라”는 문구를 삽입해 이 이벤트가 마치 SCEK가 직접 진행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도록 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문의들이 SCEK 고객센터로 들어왔고 유저들은 “진행한 적이 없는 이벤트”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일부 상품 정보에 수록된 문구. 이때문에 유저들은 판매자에 대한 혼선을 빚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복주머니에 들어있는 PSP 액세서리 패키지의 경우 패키지에 들어있다는 항목의 표기 또한 기존 제품과 달랐다. 표시된 내용과 다른 제품이 들어 있거나 아예 빠져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정품 패키지는 액정필터, 파우치, 스트랩 등의 액세서리로 구성돼 있다. 복주머니의 패키지엔 기존 패키지에 메모리스틱 4GB 제품이 추가됐다고 표시돼 있다. 그러나 정작 패키지를 뜯어 보면 메모리가 없거나, 2GB 메모리가 따로 들어 있거나, 기본 액세서리마저 빠져 있는 경우가 있었다.

 

 

■ SCEK, “복주머니 판매는 총판 총괄이지만 SCEK가 도의적 책임 진다”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그동안 진행된 복주머니 이벤트는 SCEK가 아닌 플레이스테이션 판매 총판이 단독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SCEK는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SCEK 관계자는 “어떤 제품들이 들어갈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받아 지불한 돈의 가치만큼 만족하지 못해 실망한 분들이 많으셨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복주머니 판매는 일부 시즌에 프로모션 형태로 총판이 단독 진행한 행사였다. 총판에서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진행한 이벤트”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소홀해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SCEK에서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두 가지를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 앞으로 본사가 아닌 총판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는 총판에서 진행되는 것임을 사전에 명확하게 밝혀 커뮤니케이션의 오류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둘째, 본사에서 협의하지 않는 이벤트는 앞으로 사라진다. 사실 총판 자체 이벤트가 본사의 승인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단발성 이벤트를 비롯한 모든 프로모션 행사는 본사와 총판이 반드시 협의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 없이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앞으로 이러한 복주머니 이벤트를 진행할 때 포함될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을 명시해 유저들의 입장을 생각할 것”이라고 SCEK 관계자는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복주머니에 수록된 PSP 액세서리 키트의 구성품 목록에는 나와 있지만, 일부 누락된 제품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일부를 받지 못한 고객들에게는 관련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총판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진행할 것이며, 관련 판매처를 통해 이와 관련된 공지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주머니에 들어 있던 PSP 액세서리 키트 구성품 목록.

메모리스틱 4GB가 들어 있다고 표기돼 있지만 실제론 들어 있지 않았다.

다른 구성품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 출처: wolf5160 님의 블로그 (www.game-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