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뮤의 진정한 '적자'(適子)는 누구일까?
게임하나를 잘 만드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지를 보여준 온라인 게임 ‘뮤’. 뮤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이 게임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3D 그래픽의 효시로 손꼽히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게임 하나로 나스닥 등록이라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뮤의 짜릿한 대박으로 웹젠의 전 사장인 이수영은 코스닥 등록으로 당시 400억원에 이르는 주가를 보유, 한국 벤처의 전설이 됐다. 또 현재의 뮤의 수익을 기반으로 웹젠은 막강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국내 굴지의 게임개발 및 퍼블리싱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익이 발생하자 경영진과 주주간의 갈등으로 앙금을 남기기도 했다.
웹젠 창업초기의 멤버 중 일부는 자리를 옮겼다. 개발진은 웹젠에 머물렀지만 웹젠의 대표였던 이수영 사장은 석연치 않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마이클럽 대표를 거쳐 이젠엔터테인먼트(이하 이젠)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포털사이트 '우주'를 열었다.
한 동안 웹젠 주주와 이수영 사장간의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법정 공방이 일어난 후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 웹젠과 이젠은 이제 법정이 아닌 게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채비다.
양 진영의 자존심을 건 2라운드가 이제 시작됐다.
<지난해 3월 25일. 웹젠 주총에서 대표이사 사임을 요구하는 이수영 사장. 당시 이수영 사장은 마이클럽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 웹젠의 '썬'-이젠의 '건틀렛', 비슷한 시기에 공개
포스트 뮤의 상대주자를 뽑는 것은 바로 웹젠의 ‘썬’과 이젠의 ‘건틀렛’. 게임업계에서는 뮤의 진정한 적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즉 이 적자의 선택은 게이머의 손에 달렸다.
두 게임은 일단 규모와 브랜드이름만으로도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두 개의 게임이 부분 공개되는 시점은 6월달. 공교롭게 클로즈베타 테스트 기간이 비슷하다. 게임을 첫 공개하는 웹젠과 이젠의 개발진들에게 피가 마르겠지만 뮤에 열광했던 게이머들에겐 몸이 달아오를 시기다.
썬은 웹젠에서 보여준 화려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짜릿한 타격감을 전면 앞세우고 있다. 게임을 장기간 개발했지만 일체 외부 정보의 차단을 막았으며 지난 2월에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야 썬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플레이 동영상은 단연 돋보였다. 섬세한 동영상 플레이는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웹젠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E3에서 '썬'을 적극 소개한 다음, 6월부터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열 생각이다. 올해안에 상용화를 돌입하는 게 목표. 개발기간이 길었던 만큼 완벽한 준비로 짧은 시간내에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건틀렛'은 GOD 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들고 나왔다.
몬스터 소환을 주 공격으로 하는 이 게임은 '전략'과 '성장'이란 두가지 요소를 모두 잡겠다고 선언했다. 이제 겨우 캐릭터만 공개됐다.
이수영 사장의 특유의 깐깐함으로 게임이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를 때까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춰볼 때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무사히 진행될 것이라는 게 주위의 기대다.
건틀렛과 뮤의 공통점이라면 이수영 사장이 게임업체 미리내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던 시절의 개발자들이라는 점. 개발자들의 제안을 이수영 사장이 제안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물론 이수영 사장이 게임을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 2월 15일에 열린 웹젠의 비전 선포식. 이날 썬이 최초 공개됐다>
일단, 두 게임이 서로 비교가 되는 것에 대해 양 게임업체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웹젠 측은 "이수영 사장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은 없다"면서 "뮤를 만든 개발진들의 작품이 바로 '썬'이며 이수영 사장이 뮤를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뮤의 정통성에 대해 더이상 왈가왈부할 게 못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젠 측은 "이수영 사장은 온라인게임의 흥행성에 대한 감각을 갖췄으며 뮤를 통해 이미 검증을 마쳤다"며 "차기작인 '건틀렛'은 뮤의 비교대상이기 보다는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리니지' 시리즈와 비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구룡쟁패, 데카론, 길드워의 오픈베타 테스트에 이어 6월에는 '건틀렛'과 '썬'의 일부가 공개된다.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 올 여름은 신나는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