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게임 ‘공룡’ 징가(Zynga)가 미국 증권시장에 공개된다. 뉴욕타임즈는 상장된 징가의 기업가치가 2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징가는 지난 1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신청서(S-1)를 제출했다. IPO(기업공개·상장) 절차를 실제로 밟기 시작한 것이다. 주식 거래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징가의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 이상” 전망
소셜게임 성장의 잣대는 곧 업계 1위인 징가의 성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징가의 기업공개는 외국 게임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상장한 징가의 실질적 가치와 잠재력이 게임업계의 원조 공룡 액티비전블리자드와 EA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징가의 기업공개는 ‘호화롭다’는 말로 대변된다.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가 징가의 상장을 주간하고, 초기에 발행하는 주식의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670억 원) 규모다. 뉴욕타임즈는 징가의 상장을 자세히 보도하며 “(징가의) 기업가치가 200억 달러(21조3,400억 원)에 이르거나, 그 이상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 매달 1억 명이 넘게 즐긴다, 징가의 힘
소셜게임계에서는 흥행의 잣대로 ‘월간순이용자(Monthly Unique User, 이하 MUU)’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징가의 소셜게임을 모두 합한 MUU는 얼마나 될까?
징가는 기업공개신청서에서 2011년 1분기(1월~3월) 말을 기준으로 “166개 나라에서 매달 1억4,800만 명의 유니크 유저들이 징가의 소셜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밝혀 놓았다. 매일 유저들이 징가의 소셜게임을 즐기는 플레이 타임의 총합은 20억 분(minutes)이 넘는다.
징가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징가 소셜게임의 종합 MUU는 지난 2009년 9월 6,300만에서 2010년 3월 1억2,400만까지 늘어났다가 2010년 말 1억1,100만으로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2011년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간판 소셜게임의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덕분이다.
소셜게임에 PvP 요소를 가미해 인기를 얻고 있는 <엠파이어스 & 앨라이스>.
원조 히트작 <팜빌>의 뒤를 이은 <시티빌>이 성공적으로 페이스북 소셜게임 1위에 안착했고, 최신작 <엠파이어스 & 앨라이스>도 폭발적인 기세를 보이며 실질적인 2위권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징가의 MUU는 당분간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높은 매출, 그만큼 공격적인 징가의 투자
징가는 2010년 5억9,700만 달러(약 6,370억 원)의 매출에 9,060만 달러(약 960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2008년 매출 3,600만 달러(약 380억 원)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징가는 기업공개신청서에서 2011년 1분기 매출이 2억3,540만 달러(약 2,510억 원), 이익이 1,180만 달러(약 126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에 비해 이익이 상당히 낮게 나오는 이유는 징가의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다. 이번 기업공개신청서를 보면 징가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기반(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캐주얼·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인수합병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에는 <위룰>의 개발사 뉴토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뉴토이는 회사명을 ‘징가 위드 프렌즈’로 바꿨다.
2011년 1분기 투자 규모는 2010년 1분기의 2배를 넘어섰다. 징가는 2011년 1분기에만 2,790만 달러(약 297억 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는 2010년 1분기에 비해 158% 증가한 규모다.
마케팅 비용도 4,020만 달러(약 429억 원)로 2010년 1분기 대비 130% 급증했다. 2011년 1분기에 서버와 PC 등에 투자된 기반 구축 비용은 1억1,900만 달러(약 1,270억 원)에 달한다.
징가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마크 핀커스는 기업공개신청서에서 “우리 주식을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징가가 역사상 어떤 회사보다도 더 많이 게임 플레이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서버와 데이터 센터, 다른 기반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유저들은 그들이 가진 모든 기기를 통해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말을 기준으로 징가의 현금보유량은 7억3,800만 달러(약 7,870억 원)였다.
■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징가 창업주
징가를 설립한 마크 핀커스 대표이사(오른쪽 사진)는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기업공개로 그의 자산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마크 핀커스는 이미 지난 3월 보유한 징가의 주식 780만 주를 팔아 1억 달러(약 1,067억 원)를 손에 쥐었다. 그는 아직도 징가의 주식 1억500만 주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징가의 사무실이 위치한 땅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징가는 매달 임대료로 마크 핀커스에게 28,000 달러(약 3,000만 원)를 내고 있다.
마크 핀커스는 기업공개신청서 끄트머리에 몇 가지 인상적인 문장을 덧붙여 놓았다. 우선 그는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이 징가의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징가의 소셜게임을 즐겨 볼 것을 권했다.
아울러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경고도 했다. 마크 핀커스는 “낮은 퍼센트의 유저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징가의 게임들 중 소수가 대부분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만일 우리 톱 게임들의 인기가 떨어지면, 수익도 해를 입을 것이다”고 밝혀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