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세 번째 게임 방송국이 탄생했다.
대원방송㈜은 7월부터 자사의 케이블 채널 애니박스의 장르를 ‘게임 & 애니메이션 및 보조적 데이터방송’으로 변경했다고 8일 밝혔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이어 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제3의 게임 방송국이 탄생한 것이다.
■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스타 2>를 만나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이었던 애니박스가 방송 장르 변경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이하 GSL)’였다.
대원방송㈜은 올해 2월 그래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곰TV가 제작하는 2011년 GSL 투어의 방송 권리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애니박스가 케이블 채널에서 GSL 투어를 독점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법에 규정된 부편성 비율을 초과할 수 없는 관계로 GSL 승격강등전이나 코드A 등 일부 대회는 방송이 불가능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정규 방송 관계로 인해 생방송이 중단되는 일도 발생하곤 했다.
이에 애니박스는 다양한 가능성과 옵션을 놓고 검토한 결과, 채널의 장르를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3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30일 장르 변경을 신청해 이번에 승인을 받았다.
■ 게임 방송국 최초의 HD 채널 탄생
애니박스는 ‘게임 & 애니메이션 및 보조적 데이터방송’으로 장르를 변경했지만 당분간은 현재의 채널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일 때는 방송법상 부편성 비율인 20%만 게임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장르 변경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물론 기타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작·편성할 수 있게 됐다.
애니박스는 2006년 9월 개국해 케이블·스카이라이프·위성 DMB TU를 통해 송출되고 있다. 작년 3월부터는 HD(고화질) 방송을 시작했다. 앞으로 시청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최초의 HD 게임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됐다.
■ <스타 2> 리그 활성화 주력, 다른 게임 프로그램도 기획 중
애니박스는 앞으로 GSL 투어의 모든 경기를 방송하게 된다. 다만, 정규 방송 관계로 생방송이 중단되는 경우는 당장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몇 시즌을 거치면서 편성 시간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 애니박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원방송㈜ 김정령 제작팀장은 “이번에 장르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모든 것이 바뀌진 않는다. 2011년에는 지금의 방식을 유지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 리그 활성화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애니박스는 올해 말까지 체결된 GSL 투어 독점 생중계 계약도 연장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2> 관련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관련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