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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영상) 박스에서 생명으로, 매스 이펙트 3

GDC 유럽 2011: 매스 이펙트 3 크리처 제작 과정

이재진(다크지니) 2011-08-16 09:41:46

공상과학(SF) 롤플레잉 게임 <매스 이펙트> 시리즈의 매력은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 그리고 3인칭 슈팅(TPS) 방식으로 전개되는 전투의 묘미다. 특히 화끈한 전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가 잘 만들어진 크리처, 즉 적이다. SF 세계관이기 때문에 외계 생명체부터 메카닉까지, <매스 이펙트>의 크리처는 다양하다.

 

3부작을 마무리하는 <매스 이펙트 3>를 준비하면서 바이오웨어 개발진은 한 가지 큰 도전에 나섰다. 그들은 크리처 제작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제작 과정을 완전히 뒤집었다. ‘박스에서 생명으로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은 강연을 듣고 나니 절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매스 이펙트 3>를 만들고 있는 실라 코스타 개발 디렉터의 GDC 유럽 2011 강연을 정리했다. /쾰(독일)=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브라질 출신의 실라 코스타 디렉터는 게임 마니아였고, 축구도 좋아했다. 그래서 웹게임 <사커 매니지먼트>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3년 전에 바이오웨어로 회사를 옮겨 <매스 이펙트 2> 개발에 참여했고, 지금은 <매스 이펙트 3> 개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15(현지시간) 독일 쾰른 메세에서 개막한 GDC 유럽 2011에서 크리처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개발하기: 매스 이펙트 2 3의 케이스 스터디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매스 이펙트> 2편에서는 크리처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3편에서는 뭔가를 바꿔 이렇게 만들었다는,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 <매스 이펙트 2> 크리처 제작 과정의 문제점

 

<매스 이펙트 2>의 크리처는 먼저 콘셉트를 잡고, 아트 리소스와 애니메이션을 만든 다음, 게임 플레이 테스트를 거치고, 특수효과와 오디오를 더해 완성됐다. 이 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게임 플레이 단계가 중반 이후에 있었다는 점이다. 플레이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기면 최초의 콘셉트 설정 단계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매스 이펙트 2>의 크리처 제작 과정. 게임 플레이가 너무 늦은 단계에 있었다.

 

예를 들면, <매스 이펙트 2>에는 고저 차이를 무시하고 이동하는 크리처가 있었는데(마치 스타크래프트2의 거신처럼), 실제 플레이 점검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미 만들어 놓은 레벨의 지형지물(지오메트리)과 충돌을 일으켰다.

 

콘셉트와 결과물은 좋았는데, 정작 플레이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2편의 크리처.

 

그래서 해당 크리처를 공중에 뜨도록 만들려고 했는데, 이는 개발팀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 크리처를 위해서 없던 플라잉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물은 좋았지만, 그 과정은 너무 소모적이고 힘들었다.

 

실라 코스타 디렉터는 2편 크리처 제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게임 플레이 시점을 꼽았다. 실제로 해 보면 달라져야 할 것들이 보이는데, 너무 늦게 플레이 테스트를 해 봤다는 후회였다.

 

 

■ 제작 과정의 혁신, 게임 플레이가 최우선! 

 

<매스 이펙트 3>에서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었다. 바이오웨어는 각 파트의 개발자를 골고루 모아서 소수정예의 프로토타입 팀을 여러 개 만들었다. 그리고 크리처를 제작할 때 게임 플레이부터 시작했다. 테스트해 보면서 계속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하나의 소규모 팀에서 일주일에 1개 이상씩 크리처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점검했다. 이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완전히 달라진 3편의 크리처 제작 과정. 프로토타입을 계속 반복해서 만들어 본다.

 

실라 코스타 디렉터는 강연 중에 <매스 이펙트 3>의 크리처 프토토타입 영상을 여러 개 보여주었는데, 주인공 캐릭터가 박스로 된 크리처와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크리처의 행동과 전투 패턴을 먼저 확립하는 과정이었다. 바이오웨어 개발진은 프토토타입 크리처와 싸워 보고, 재미있으면 그 패턴을 채택하고, 재미없으면 다른 패턴을 만들기를 반복했다.

 

2편에 나왔던 헤비 메크를 이용해 3편의 크리처 프로토타입을 다양하게 만들어 봤다.

그 결과물이 다음의 영상 두 편이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시작한다.

 

[[#/1UPLOAD_HERE/press/GC2011/masseffect_creature1.wmv#]]


 

[[#/1UPLOAD_HERE/press/GC2011/masseffect_creature2.wmv#]]

 

그렇게 다듬고 또 다듬어서 좋았던 패턴들이 결합된 파이널 프로토타입이 나오면 제대로 된 콘셉트를 잡기 시작한다. 크리처의 아트웍을 완성하고, 설정자료를 갖추고, 정식으로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강연 제목에 박스에서 생명으로!’가 붙어 있었던 이유다. 파이널 프로토타입에는 해당 크리처의 패턴이 99% 검증되고, 완성된 상태로 담겨 있었다.

 

 

, <매스 이펙트 3>의 크리처를 보다 다채롭고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크리처에도 진영(팩션)을 설정해서 나눴고, 크리처마다 전투에서 맡을 역할도 지정했다. 어떤 크리처는 돌진하고, 어떤 크리처는 지원사격을 하는 등 역할에 따라 패턴도 달라졌다.

 

 

그리고 크리처 바이블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개발자들이 언제든지 해당 크리처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바이블에 설정된 크리처의 사이즈(크기)를 보고 디자이너가 결과물에 반영하기도 했다. , 크리처 파이프라인 도큐먼트를 마련해 제작 과정을 모두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 혁신을 원한다면 기대감 속에서 작업하게 하라

 

실라 코스타 디렉터는 <매스 이펙트>의 크리처 제작 과정 혁신을 소개하면서 몇 가지 깨달은 점들을 제시했다. 그는 변화는 무서울 수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가장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일들을 해야 한다. 만일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면, 친구를 활용해서라도 샘플을 만들어라. 혁신은 아이디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샘플(프로토타입)을 만들 것을 권했다.

 

그는 기대감을 갖고 일하게 만들라고 강조했다. 과정을 바꾸고 싶다면,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면, 기대감 속에서 작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각 팀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새로운 개발 과정을 이해시켜야 한다. 단순히 그래야 하니까무작정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왜 우리는 다르게 할 수 없을까로 시작해서 ‘(이렇게 바꾸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기대감을 갖고 작업하게 유도하라는 조언이었다.

 

작업의 결과물을 기대하고, 또 주기적으로 모여서 결과를 함께 보며 리뷰한다.

 

서로 다른 파트의 개발자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커뮤니케이션의 향상을 꾀한다.

 

실라 코스타 디렉터는 각 분야의 개발자들을 하나의 커다란 방에 모아놓는 크로스 팀도 적극 활용하면 좋다고 밝혔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일이다. 아울러 각 팀원들이 눈으로 결과물을 확인해 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매스 이펙트 3> 개발실 내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바이오웨어는 개인의 작업 상황을 다른 팀에서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