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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부모는 뭐하나?” 삼중규제, 외국에서도 논란

‘과몰입 예방 첫 걸음은 부모의 역할’에 대부분 공감

알트 2012-01-31 17:00:00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2시간 연속, 또는 하루 3시간 이상 온라인게임을 이용할 경우 해당 계정의 접속을 강제 차단’하는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늘어나는 게임규제가 외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국 게임매체 가마수트라는 최근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강력한 게임규제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여성가족부의 강제 셧다운제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선택적 셧다운제, 그리고 교과부의 연령별 강제차단 제도로 삼중규제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다른 외국의 게임매체들도 가마수트라를 인용해 한국의 상황을 전하고 있다.

 

해당 기사를 접한 외국 게이머들은 한국의 게임과몰입이 얼마나 심각하길래 정부가 직접 나서는지 묻거나 규제보다 교육이 우선이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 “부모는 무엇을 하나?” VS “정부의 간섭 필요”

 

‘게임과몰입 예방의 첫 걸음은 부모의 역할이다’는 의견은 외국에서도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한 게이머는 “게임을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지보다 이를 교육하는 부모가 문제다. 강제로 금지시킨다면 아이들은 자제력을 언제 어떻게 배우나. 규제보다는 더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 흥미로운 과제를 내주는 등 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며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반면 “단순히 부모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문제로 다가가야 하고, 그렇다면 단순히 시간을 제약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게임만이 아니라 지나친 다이어트, 은둔생활(집에서만 생활하는 방식) 등과 같이 사회 전반적인 문제다”며 게임산업의 성장에 걸맞는 책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부모가 게임과몰입의 근원인 건 확실하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만 한다. 그리고 그게 게임이면 계속 게임만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대부분의 게임이 지원하는 절제 시스템을 활용해 아이들이 하루에 정해진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게임에 무지하고 관심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정부가 나설 정도면 분명 심각한 것 같다”며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이해를 요구했다.

 

게임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촉구했던 게임과몰입 자녀를 둔 학부모 김혜정 씨. [원문보기]

 

한국이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와 컴퓨터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가족교육의 결여를 문제로 꼽는 이도 있었다. 한 게이머는 “규제는 해답이 아니다. 교육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학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지 길러주는 곳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서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과몰입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며 부족한 관련 교육시설과 제도의 허술함을 꼬집기도 했다.

 

무엇보다 모두가 공감한 결론은 ‘이런 규제정책은 단순히 부모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성인 계정을 만들면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런 규제는 안 지킨다고 쇠고랑을 차거나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부모들도 규제의 효과가 있길 기대는 하겠지만 적극적인 관심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외국 게이머들은 규제의 찬반 여부를 떠나 게임과몰입을 치료하고 방지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 “유익한 경험” VS “지나치면 해롭다”

 

한국의 삼중규제가 알려지자 외국에서는 규제에 대한 찬반논란을 떠나 원초적인 논쟁도 벌어졌다. 바로 게임이 정말 유해하냐는 것이다.

 

한 게이머는 “게임은 소소한 경험들의 집합체다. 게임은 다양한 경험을 시켜준다. 간단히 말해 게임과몰입이란 경험을 경험하는, 즉 삶 중독이다”며 다양한 게임으로 현실에서는 접할 수 없는 경험이 가능해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게이머는 “체스 같은 게임은 분명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폭력적이고 중독적인 요즘 게임물이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게임이 배움에 도움이 되고, 건강한 사회생활과 재미를 주는 유익한 활동이라는 인식을 업계가 대중에게 심어줘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며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게임업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게임은 불량식품과 유사하다. 맛있지만 지나치게 이용할 경우 건강에 안 좋다. 아이들은 재미있거나 맛있는 것 앞에서 성인의 자제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며 미성년자의 부족한 판단력과 절제력을 올바로 가르쳐줄 성인 혹은 정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