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츠 vs. 좀비> <앵그리 닌자 버드> <넘버 위드 프렌즈> <타이니 버드> <템플 점프>….
모두 지난 3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게임들이다. <플랜츠 vs. 좀비> 등 모두 전 세계 아이폰·아이팟터치·아이패드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들인데 왜 삭제됐을까?
이름 정도는 모두 들어 봤을 위의 게임들은 모두 안톤 시넬니코브(Anton Sinelnikov)라는 사람이 만들었다. 개발자 이름이 생소한 이유는 바로 이름을 교묘히 속인 ‘짝퉁’게임들이기 때문이다.
원작 게임들의 이름은 로비오의 <앵그리 버드>, 팝캡의 <플랜츠 vs. 좀비스>, 징가의 <워드 위드 프렌즈>, 안드레아스 일리거의 <타이니 윙스>, 그리고 이맨지 스튜디오의 <템플 런>이다. 특히 <플랜츠 vs. 좀비>는 제목 끝에 스펠링 ‘s’만 쏙 빼내 유저들이 쉽게 속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이 짝퉁게임, 오른쪽이 원작게임의 이미지.
주로 매우 선정적인 성인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개발해온 안톤 시넬니코브는 이외에도 총 68개의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출시했고, 그중에서 57개가 지난 3일 애플에 의해 삭제됐다.
안톤은 유명한 게임의 인기를 악용해 제목의 스펠링 혹은 단어 하나를 바꾸고 비슷한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최대한 원작과 유사하게 만들어 유저들이 착각해 구입하도록 유인하는 수법으로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앵그리 닌자 버드>와 <템플 점프>는 유료 앱 매출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표절게임들은 지금까지 많게는 수 백만 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짝퉁게임에 속아 돈을 낭비한 유저들이 원작의 리뷰에 혹평을 남기는 등 원작 개발사에도 악영향을 끼치며 사태가 커지자 애플은 개발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해당 앱의 삭제를 단행했다.
안톤 시넬니코브가 만든 짝퉁 애플리케이션들.
매우 깐깐한 앱 심의 절차를 자랑하는 애플의 이런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로 최근 거대 개발사 징가와 3인 개발사 님블빗 사이에 표절 논란이 일었지만 애플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며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
외국 게임업계는 징가의 <드림 하이츠>와 님블빗의 <타이니 타워>는 모두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이번 경우는 유저의 착각을 의도적으로 유도해 매출을 올리려는 저급한 수법으로 직접적인 손해를 보는 대상이 개발사보다는 고객이기 때문에 애플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작년 4분기(10월~12월) 앱스토어 전체 매출은 약 7억 달러(약 7,83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명 앱을 따라한 짝퉁이 계속 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