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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올해, 게임물등급위원회 존립이 걸렸다”

백화종 신임 위원장,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

안정빈(한낮) 2012-03-01 12:59:44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지난 22일 백화종 위원을 신임위원장으로 결정했다. 오는 7월 등급분류 민간이양과 연말 부산이전, 국고지원중단 등 중요한 과제를 앞둔 시점의 위원장 교체다.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난 백화종 위원장은 “(올해는) 게임위의 존립과 직결되는 상황이 많다고 밝혔다.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한 만큼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게임위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임위의 현안과 백화종 위원장의 답변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게임물등급위원회 신임 백화종 위원장.

 


1. 게임물 등급분류의 민간이양

 

작년 12 30일 국회를 통과한 게임법 개정안에 따라 게임위는 오는 7 1일까지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제외한 PC온라인게임의 등급분류를 민간자율 심의기구로 이양해야 한다.

 

등급분류 민간이양을 하루 앞둔 6 3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민간 자율등급심의를 위한 세부요건과 시행령을 담은 고시를 발효하고, 게임위는 해당 조건에 맞는 기관에 심의를 위탁한다.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민간심의를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종 위원장은 등급분류 민간이양 대상은 문화부장관이 정하는 만큼 게임위에서는 언급할 일이 아니고 아직 확정된 단체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게임위 내부에서는 민간이양을 위해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문화부에서 기관을 선정하는 대로 충분히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2. 게임위 국고지원 중단과 폐지론

 

민간업체에 등급분류를 위탁하면서 게임위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국고 지원이 끊긴다.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게임위 폐지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백화종 위원장은 심의 사후관리아케이드 게임업체 심의를 게임위 존속 이유로 내세웠다. 백 위원장은 게임위 기능 중 일부가 축소되더라도 사후관리처럼 게임위가 아니면 어려운 일도 있다. 정부에서 사후관리가 필요없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게임위 유지를 위해) 충분히 설득될 것이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인력문제로 제보에만 의존했던 사후관리도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과 협조해 한층 강화하고 싶다는 게 백 위원장의 의견이다. 아케이드게임 역시 공익을 대변해야 하는 만큼 게임위의 역할로 남아 있다. 게임위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 있는 만큼 당장 지원이 끊기거나 폐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소년 이용불가를 제외한 게임들은 심의가 민간단체에 이양된다.

 

 

3. 업계와의 의사소통

 

게임위는 올해 초 <디아블로 3> 심의로 큰 소동을 겪었다. <디아블로 3>의 심의결과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정작 게임위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탓에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등급의원들의 전문성도 지적됐다. 전문의원들에 비해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등급의원들이 단순히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화종 위원장은 등급위원이 꼭 게임 전문가로 이뤄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대학 등에서 게임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등급위원도 많지만 “심의의 특성상 공개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심의하는 곳과 받는 곳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대한 줄여 나가고 소통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불만이 나오는 아케이드게임 역시 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민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백화종 위원장은 게임위에 대해 불만이 많은 걸 안다. 하지만 게임위를 피하면 교과부나 여성부의 규제에 연이어 노출된다며 불만 제시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4. 위원장의 자질

 

백화종 위원장 자신의 경력도 도마에 올랐다. 백 위원장은 국민일보 정치부장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반면 IT나 게임과 관련된 경력은 전무하다. 게임위에서는 조직이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대외 섭외력과 설득력을 보고 위원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종 위원장은 자신이 게임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아들에게 게임에 대해 배우는 중이며 <재미이론> 등의 관련서적을 읽고 게임의 순기능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답했다. 백 위원장이 밝힌 게임의 순기능은 ▲현실의 불만을 탈피한 대리만족 ▲몰입을 통한 집중력 향상 ▲커뮤니티를 통한 공동체 의식 강화 등이다.

 

백 위원장은 게임업계는 산업적으로 봐도 연 10조 이상의 생산효과를 가진 시장이다. 지휘관이 꼭 일등사수일 필요는 없다. 대신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고 귀를 기울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