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스튜디오에서 <헤일로 워즈>의 리드 라이터로 활약했고, 지금은 GRL게임즈에서 모바일게임 기획 및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그래미 디바인(Graeme Devine)이 GDC 2012에서 ‘당신의 10대 딸이 실제로 플레이할 게임을 디자인하기’(Designing A Game Your Teenage Daughter Will Actually Play)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래미 디바인은 GRL게임즈에서 자신이 개발한 각종 모바일게임을 통해 10대 게이머들을 공략한 경험담을 소개하고, 10대 플레이어들을 공략할 때 기억해야 할 사항들을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이번 강연에는 그래미 디바인의 딸이자 10대이며, 현재 GRL게임즈에서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로크 디바인(Roque Devine, 왼쪽)도 참석했다.
그래미 디바인은 (미국 게임시장을 기준으로) 2009년에는 2세~17세 사이의 유아·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휴대폰의 보급률이 8%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1년에는 그 4배가 넘는 38%에 이르렀다며 청소년층을 충분히 공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연령대라고 주장했다.
그가 소개한 또 다른 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13세~17세 게이머들이 2011년에 모바일게임에 지불한 돈은 3억1,5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GRL게임즈는 작년에 6개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올해는 댄스 소재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① 유료 게임은 피해야 한다
그래미 디바인은 작년에 10대를 대상으로 한 캐주얼 퍼즐게임 <클랜 데스티니>(Clan Destiny)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시장에서 철저히 버려졌는데, 게임 플레이가 혼란스럽고, 그래픽이 전혀 예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게임이 ‘유료’였기 때문이었다.
10대 게이머들은 입소문 등을 통해 최소한의 검증이 되지 않는다면 철저하게 유료 게임의 결제는 피하는 경향이 있다.
② 실시간 화상 채팅은 매력적이지 않다
이후 GRL게임즈는 포커 카드 게임을 소재로 하는 <풀덱>(Full Deck) 시리즈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10대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 그래픽과 요소들을 많이 채용하고 마케팅에 힘을 쏟은 결과였다.
다만, 이 시리즈 중 <풀덱 포커 홀덤>(Full Deck Poker Hold 'Em) 등에 iOS 페이스타임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 채팅’ 기능을 넣어봤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게임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화상채팅을 하는 것은 얼핏 멋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거북하다. 특히 포커 게임 같은 ‘포커 페이스’가 중요한 퍼즐 게임에서는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
GRL게임즈는 <월드 챗>(World Chat)이라는 실시간 화상채팅을 메인 콘텐츠로 하는 게임을 선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이런 실시간 화상채팅보다는 오히려 10대 게이머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영상을 상대에게 전송하는 화상채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월드 챗>은 상대방과 단어를 맞추는 게임인 <풀 덱 워드 게임>(Full Deck Word Games)으로 다시 론칭된 후에나 기존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단순한 실시간 채팅게임이었지만, 리뉴얼 후 궤도에 오른 <풀 덱 워드 게임>.
③ 소셜 미디어 공유기능은 스팸처럼 보이게 하지 말아라
최근 모바일게임들은 자신의 게임 성적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공유’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게임들은 이 기능을 간단한 이미지와 짧은 텍스트만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10대 게이머들은 ‘스팸처럼 보인다’며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10대 게이머들은 소셜 미디어 기능을 통해 다른 게이머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기록이 스팸처럼 보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 더 특별하게 보이길 원하기 때문에 해당 기능에 화려한 이미지 등을 넣어 꾸밀 수 있도록 하면 보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한 기록 공유도 단순한 텍스트와 이미지가 아닌, 이런 식의 정성이 들어간 이미지여야 유저들에게 스팸으로 인식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