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소년이 직접 게임을 개발해 자신의 할머니에게 선물했다. 소년은 왜 많은 선물 중에서 게임을 선택했을까?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마르티네즈 지역에 사는 딜란 비알리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딜란은 “시력을 잃은 할머니 쉐리와 함께 즐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개발 동기를 밝혔다.
“할머니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것도 좋아했고, 제게 영화를 보여주는 것도 좋아했어요. 제가 스타워즈의 요다를 커다란 레고 모형으로 만들 때 도와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게임은 같이 할 수가 없었어요. 할머니는 수십 년 전부터 시력을 잃었거든요.”
딜란은 할머니와 가까이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고 싶었다. 그래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게임을 찾아봤지만 좀처럼 구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할머니를 위해 <꽥꽥이의 모험(Quacky’s Quest)>이라는 게임을 직접 개발했다.
<꽥꽥이의 모험>은 오리 캐릭터 ‘꽥꽥이’를 움직여 출구를 찾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시력을 잃은 할머니를 위해 효과음으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가령 할머니가 옳은 길을 따라가면 보석을 주워 ‘카칭~’이라는 효과음을 들을 수 있다. 반면 벽에 부딪히거나 막다른 길로 들어설 때는 경고음이 울린다.
딜란은 효과음으로 길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게임 제작 툴인 ‘게임메이커’의 사용법을 공부했다. 개발 도중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게임메이커’ 게시판에서 개발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게임 툴을 익히고 개발자에게 질문하면서 딜란은 할머니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딜란의 어머니 캘리 비알리는 “딜란은 지난 달부터 학교에 다니면서 게임을 개발했다. 아이가 게임을 만드는 모습은 내가 본 것만 해도 30시간 이상이다”며 할머니에 대한 딜란의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설명했다.
할머니를 위해 게임을 개발한 딜란의 사연은 지난주에 열린 딜란의 모교 히든밸리 초등학교의 과학 축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앞을 못보는 할머니를 위해 직접 게임을 만든 딜란 비알리(10).
소리로 즐길 수 있는 <꽥꽥이의 모험> 게임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