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영상) 감정의 볼륨을 높여라! 게임음악

NDC 2012: 진화하는 온라인게임의 음악

깨쓰통 2012-04-24 17:46:55

“음악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게임 안에서 그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음악은 ‘내러티브’(서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음악 전문제작업체 스튜디오 EIM의 신동혁 대표는 24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진화하는 온라인게임 음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스튜디오 EIM 신동혁 대표.

■ 음악은 게이머들의 감정을 조절한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음악은 일반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령 타이토에서 개발한 <버블보블>은 스테이지가 장시간 끝나지 않으면 죽지 않는 해골 몬스터가 등장하면서 배경음악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재생되기 시작한다.

이런 배경음악 분위기 때문에 유저들은 해골 몬스터를 피해 스테이지를 빨리 클리어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게 된다. 이후 모든 상황이 종료되면 음악은 기존 속도로 돌아가고, 유저들은 당초의 편안한 마음으로(?) 게임을 계속 즐기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게임음악은 쓰이기에 따라서 현재의 분위기를 설명하거나, 미래의 일을 알려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게임의 상황과 음악이 갖고 있는 메시지가 일치한다면, 유저들은 음악을 통해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신동혁 대표는 게임 안에서 유저가 받는 감정의 크기를 ‘감정 레벨’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유저들은 게임을 하다 보면 기쁨이나 슬픔, 긴장감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받는데 이런 감정의 크기(레벨)는 게임 진행과정에 따라 다소 유동적으로 변한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 상황에 따른 감정과 음악이 주는 감정이 일치한다면, 실제 유저가 받는 감정 레벨은 더욱 증폭된다. 가령 게임 안에서 거대 보스와의 전투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긴박하고 빠른 음악이 재생된다면 실제 유저들이 받는 감정의 양은 더 커진다는 뜻이다.

만약 장면에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 등장한다면, 오히려 어색한 느낌이 들 수 있다.

■ ‘논 인터랙티브 음악’과 ‘인터랙티브 음악’

신동혁 대표는 게임에 사용되는 음악을 크게 ‘논 인터랙티브 음악(N-IM)’과 ‘인터랙티브 음악(IM)’ 두 가지로 구별했다. 이 중 N-IM은 하나의 완성된 곡으로 게임의 상황과 관련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되는 음악을 말한다.

N-IM은 게임의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드래곤이 멋지게 등장하는 장면’처럼 개발자가 사전에 정해놓은 흐름에 따라 장면이 재생되는 곳이나, 혹은 개발자가 이후의 게임 흐름을 모두 예측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N-IM은 일반적인 전주 부분에서 잔잔한 음악을 틀다가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거나, 영상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에 도달하면 격렬하게 바뀌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식으로 게임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IM은 유저의 반응, 혹은 게임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음악을 말한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상황의 흐름에 따라 분위기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IM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온라인게임에서는 유저들의 동선이 그야말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려움도 크다. 그래서 개발자들은 여러 감정 레벨의 음악을 미리 준비하고, 상황에 맞게 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

IM을 활용하는 연출방식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로 ‘2단계 구성’이다. 일반 몬스터를 잡을 때는 잔잔한 음악을 틀지만, 보스를 잡을 때는 격렬한 음악을 트는 식으로 IM을 2단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같은 게임은 이와 같은 2단 구성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다단계’로 음악을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사이퍼즈> 같은 게임은 일반 전투를 벌일 때의 배경음악과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의 배경음악, 패배를 앞에 두었을 때의 배경음악, 그리고 지고 있을 때 전투에 돌입하는 배경음악, 이기고 있을 때 전투에 돌입하는 배경음악 등이 모두 다 다르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