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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야구 전설의 게임 도전, 결과는 550억 부채

커트 실링의 38 스튜디오 투자 철회 등으로 위기

홍민(아둥) 2012-05-31 13:01:39

커트 실링이 게임 개발에 도전했다가 약 558억 원의 빚을 졌다. 그의 개발사는 폐쇄 위기에 처했다.

 

전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커트 실링이 2006년 설립한 게임개발사 38 스튜디오는 2년 전 로드 아일랜드 주로부터 7,500만 달러(약 882억 원)를 투자받으며 회사를 로드 아일랜드 주로 이전했다.

 

38 스튜디오는 개발자금을 확보하고, 로드 아일랜드 주는 첨단 게임개발 회사를 유치하고 주의 인력을 고용한다는 조건이었으므로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로드 아일랜드 주는 지금까지 약속했던 7,500만 달러(약 882억 원)의 투자금 중 5,000만 달러(약 558억 원)를 38스튜디오에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 5월 1일 38스튜디오가 1차 상환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로드 아일랜드 주를 비난하고 나선 커트 실링.

 

 

로드 아일랜드 주, 38 스튜디오 투자 철회

 

지난 5월 중순 로드 아일랜드 주지사 링컨 차피는 “38 스튜디오가 5월 1일 상환금을 납부하지 못했으며, 재정난에 처해 있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38 스튜디오 투자금이 로드 아일랜드 주 납세자들로부터 나왔고, 38 스튜디오가 실패할 경우 납세자들이 1억 달러(약 1,183억 원) 이상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링컨 차피 주지사는 “더 이상 투자는 없다. 38 스튜디오는 지금부터 외부 투자자들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고 단호한 입장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가 있은 지 72시간도 안 되어 로드 아일랜드 주는 38 스튜디오가 지난 2월 발매한 패키지게임 <킹덤 오브 아말러: 레커닝>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MMORPG <프로젝트 코페르니쿠스>의 제작비에 쓰일 추가 투자금의 지급을 거절하면서 사실상 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38 스튜디오는 5월 15일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고, 급기야 5월 24일 38 스튜디오 산하 개발사 빅휴즈게임스의 전체 직원 391명을 해고했다.

 

38 스튜디오가 개발 중이던 MMORPG <프로젝트 코페르니쿠스>의 스크린샷.

 

 

■ 커트 실링 “로드 아일랜드 주가 약속을 어겼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38 스튜디오 대표 커트 실링은 지난 29일 지역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커트 실링은 “로드 아일랜드 주가 약속을 어겼으며, 주지사가 회사 재정상황을 일반에게 알려 투자가들에게 겁을 주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주의 경제부서 관리들이 세금공제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5월 15일 임금지급을 위해 5월 1일까지 납부해야만 하는 상환액 110만 달러(약 13억 원)의 납부연기 요청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38 스튜디오는 <프로젝트 코페르니쿠스>의 영상과 원화 등을 공개하며 투자가들을 물색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공제 혜택을 받아 세제혜택을 노리는 다른 회사에 인수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로드 아일랜드 주의 거부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프로젝트 코페르니쿠스>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포가튼 렐름 ‘다크엘프 트릴로지’의 작가 R.A 살바토레는 커트 실링이 게임 개발자금을 대기 위해 로드 아일랜드 주 납세자들의 피를 빨았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R.A 살바토레는 “매사추세츠에 있던 회사를 로드 아일랜드 주로 이전하도록 설득했던 것은 로드 아일랜드 주였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EA가 퍼블리싱했던 <킹덤 오브 아말러: 레커닝>은 120만 장이 팔렸으며, 이는 새로운 게임엔진과 IP를 사용한 게임으로서는 놀라운 성과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워해머 온라인>이 쓰러지고 <스타워즈: 구공화국>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바이오웨어도 직원을 해고하는 MMO 시장 상황은 38 스튜디오가 설립됐던 2006년과는 매우 다르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커트 실링은 MLB 전설의 투수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 1억1,400만 달러(약 1,346억 원)를 벌었으나, 38 스튜디오의 운영 실패로 5,000만 달러(약 558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