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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선택과 집중’ 엔씨소프트, 조직개편 단행

일부 부서 통폐합, 작고 알찬 조직으로 재정비

정우철(음마교주) 2012-06-19 14:23:31

엔씨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력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9일 사내 공지를 통해 조직개편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최소 200명 이상의 인력이 엔씨소프트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인력(2,810 )의 약 7%에 해당한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프로젝트 재검토와 인력의 재배치다. 핵심 개발부서에 역량을 집중하되, 사업실 및 일부 서비스 조직 통폐합이 목적인 셈이다.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현재 통폐합이 결정된 부서는 신사업추진본부, 음악 서비스 24hz, 캐주얼게임 관련 부서들이다. 현재 중단이 확정된 프로젝트는 캐주얼게임 위주로, 개발 7실에서 만들던 타이틀과 일부 모바일과 웹게임 프로젝트다. 단 FPS와 TPS 등의 신작 개발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개발인력에는 기본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모바일게임 등의 개발인력을 MMORPG에 투입하면서 관련 서비스(모바일·웹·음악) 등은 축소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인력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종전 조직운영상의 비효율성을 과감하게 정비하여작고, 강하고, 알찬 조직’으로 거듭 태어날 것이다. 지금은 개편을 위한 조직구조 검토에 들어선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대규모 감원 및 개발인력 중심의 구조조정, 넥슨과 관련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이번 조직개편은 효율화와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감원이 아닌 조직개편과 일부 인력의 조정이다고 해명했다.

 

 

조직개편의 이유와 대상은?

 

엔씨소프트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인건비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12년 1분기(1월~3월) 실적발표에서도 구조조정은 예고됐다. 지난 5월 15일 있었던 실적발표에서 인력대비 수익구조 개선을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엔씨소프트는 조직개편을 암시한 바 있다.

 

당시 나성찬 경영지원본부장은 엔씨소프트의 성장동력은 게임이고, 이를 개발하기 위한 인원의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무한정으로 늘릴 수 없어서 최대한 줄여서 채용하고, 이를 효율화하는 것이 목표다. 연말에는 인원이나 매출 등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리니지>와 <아이온> 등의 흥행에 따라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게임의 매출이 줄어들면 고정 지출인 인건비가 늘어남에 따라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엔씨소프트가 연구개발에 집중한 만큼 인건비 부담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리니지> <리니지 2> <아이온>이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불투명한 프로젝트의 진행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효율적인 대작 MMORPG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유명 글로벌 게임기업과 국내 대형 포털기업들도 비용절감, 조직개편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도 분기별 당기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올해 1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64% 감소, 4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조직개편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프로젝트 및 서비스의 중단과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분들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재설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201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실적 변화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