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2012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 기자간담회를 열였다. 먼저 함께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부터 확인하자.
<던전앤파이터> 시간의 문 시네마틱 영상
이번 업데이트는 <던전앤파이터> 역대 최대 규모로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초심’으로 <던전앤파이터>를 7년 동안 서비스하며 생긴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각오다. 스킬 초기화 전면 무료화를 시작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초심으로 돌아가 앞으로도 더 유저의 입장으로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업데이트부터 더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개발 패턴인 ‘각성’이다.
이정헌 사업실장은 “역대 최대 업데이트를 위해 늘 노력하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고 말했다.
네오플 이정헌 사업실장.
■ 최고 레벨 80으로 상향, 신규 지역 ‘시간의 문’
7월 19일 시작하는 1차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던파>는 최고 레벨이 80으로 확장되는 동시에 신규 에어리어인 ‘시간의 문’이 업데이트된다.
시간의 문은 시나리오와 퀘스트가 강화된 던전 콘텐츠로 웨펀 마스터 시란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라드에 일어난 사건을 경험하며 어떤 인물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저는 이번 시나리오를 통해 아라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8개의 일반 던전으로 이뤄져 있는 시간의 문 에어리어는 몬스터가 공중의 발판을 뛰어다니며 총을 난사하거나 캐릭터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아래에서 내려오는 미사일을 피하는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플레이 방식으로 구성된다.
시간의 문 던전 플레이 장면.
해상열차 에어리어에도 신규 고대 던전인 카르텔 사령부가 업데이트된다. 또, 기존의 최고 레벨 콘텐츠인 이계던전과 고대던전은 너무 높았던 난이도를 완화하고 경험치 상승, 리워드 아이템을 상향하는 등 보다 매력적인 콘텐츠로 거듭난다.
시간의 문 에어리어.
■ 몬스터가 강화 아이템을 떨어뜨린다
80으로 최고 레벨이 올라간 만큼 고레벨 아이템이 대량 추가되며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특수 옵션이 등장한다.
보스 유니크 아이템의 경우 너무나 낮은 확률로 인해 유저들이 습득하기 어려웠던 만큼 아이템 습득 방법을 바꿨다. 확률로 인한 드랍이 아닌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면 나오는 제작템을 모아 제작하는 방식이다.
강화 시스템의 문턱도 낮아진다. 강화는 <던파>의 핵심적인 시스템임에도 강화의 비용이 높고, 고 레벨 유저도 강화를 모르는 등의 이유로 소수의 유저만 즐기는 콘텐츠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누구나 강화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 강화된 아이템을 몬스터가 드랍하게 됐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10강 전후까지 강화 아이템이 드랍될 예정이다.
모든 캐릭터는 새롭게 개편돼 성능이 상향조정된다. 밸런스에 맞춰 캐릭터마다 상향 정도는 다르지만 공격력이 상승하고, 많은 스킬의 지속시간과 MP 소모가 수정된다. 그동안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워 빛을 보기 힘들었던 하이브리드 캐릭터 역시 개편된다.
캐릭터의 필살기라고 할 수 있는 각성기도 그동안 몇몇 캐릭터는 효율이 좋지 않아 아예 스킬을 찍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개량해 각성기는 5단계로 나뉘어 레벨을 올릴 때마다 특수효과가 추가 되는 등 각성기를 강화할 때마다 확실히 강해졌다는 느낌을 줄 계획이다.
이외에도 모든 캐릭터에 공통 액티브 스킬이 추가된다. 이 스킬은 완전히 새로운 스킬이라기보다 기존의 스킬을 조합해 동시에 사용하거나 다른 스킬의 성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 신규 캐릭터 ‘다크 나이트’ ‘크리에이터’
이어지는 2차와 3차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캐릭터가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가 추가된다.
8월 2일 추가되는 다크나이트는 귀검사를 새로운 스타일로 재창조한 외전 캐릭터다. 가장 완벽한 귀검사라는 호칭을 가진 이 캐릭터는 콤보 플레이에 최적화돼 있다.
다크나이트는 하나 하나의 스킬 대미지는 약하지만 정해진 콤보로 공격할 경우 스킬의 경직이 사라지고 바로 이어서 공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콤보 수가 늘어날수록 추가 대미지가 들어가 더욱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다.
마법사의 외전 캐릭터인 ‘크리에이터’는 8월 16일 실시하는 3차 업데이트에서 추가된다. 모든 규칙을 깨졌다라는 슬로건으로 개발된 크리에이터는 말 그래도 플레이 방식이 완전이 바뀌었다.
기존에 키보드만 사용하던 방식이 아니라 키보드로 캐릭터를 이동하고 마우스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마우스로 메테오가 떨어지는 지점을 선택할 수 있고, 마우스를 드래그해서 벽을 세우거나 불을 지를 수 있다.
여름 업데이트의 마지막인 4차 업데이트는 8월 30일에 실시되며 최고 레벨 콘텐츠가 준비 중이라는 것 외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 영구정지 유저 구제
<던파>는 여름 업데이트와 함께 이벤트를 실시한다. 특히 지난 7년 동안 실수로 인해 계정이 영구 정지된 유저를 구제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구제 대상은 아직 논의 중으로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회복 아이템인 레미의 손길과 코인을 매일 지급하며 2,000 세라와 최대 2억 골드를 제공하는 온타임 이벤트를 실시한다. 또한 캐릭터에 맞춰 성장하는 유니크 무기와 신규 캐릭터 전용 크리처를 지급한다.
강대현 개발실장은 “능력치를 초기화하는 레테 시리즈가 무료화된 것과 마찬가지로 실수로 인해 계정이 정지돼 불이익을 보는 유저 줄이자는 생각으로 유저 구제를 실시하게 됐다. 단순히 계정을 풀어주는 것 외에도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도 논의 중이다. 다만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확인이 어려우므로 최대한 신중하게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여자 귀검사는 언제쯤 업데이트될 예정인가?
강대현 개발실장: 개발은 시작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언제쯤 공개할지 확답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올해 안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워낙 많은 유저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유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개발하고 있다.
강화에 대한 부담이 완화됐다고 하는데 강화 확률도 수정이 된 것인가?
민기홍 던전 개발팀장: 우선 몬스터에게서 강화된 아이템이 떨어지는 것이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한 사항으로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10강 미만의 아이템을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강 미만의 아이템의 경우는 성공 확률은 높아지고 강화 비용은 낮아질 것이다. 또한 매직 아이템과 레어 아이템까지는 10레벨까지 강화에 실패하더라도 아이템이 사라지지 않도록 했다. 다만 유니크 아이템은 아직 미정이다.
10 레벨 이후의 강화 비용과 확률은 변동이 없을 것이다.
스킬 초기화 아이템을 무료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강대현 개발실장: 유저들이 주로 이 아이템을 사용하는 이유는 초보 때 올렸던 스킬이 알고 보니 그 캐릭터에 맞지 않아서 더 이상 진행이 어렵거나 비효율적이라 억지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출의 감소는 큰 편이지만 유저들의 실수로 인한 지출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의 경우 기존 귀검사·마법사와 겹치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이경민 캐릭터 개발팀장: 기본적으로 마법사와 귀검사의 스킨을 활용한 만큼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콘셉트와 겹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존 캐릭터의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과 다양한 이펙트로 유저에게 새로운 재미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크나이트의 경우도 콤보를 이어서 쓰면 기존 귀검사보다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지만 단타일 경우에는 공력럭이 반감된다. 즉 조작에 자신이 있는 유저를 위한 캐릭터로 만들었다. 더 강한 귀검사 또는 마법사가 등장해 기존 캐릭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덜기 위해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기존에는 이성 직업을 주로 추가했는데 이번에는 외전 직업을 추가했다. 앞으로 다른 외전 캐릭터가 나올 예정인가?
이경민 캐릭터 개발팀장: 외전 캐릭터는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과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콤보 플레이라는 아이디어에 귀검사가 추가돼 다크나이트가 만들어진 것이고, 마우스 컨트롤이라는 아이디어에 마법사가 만나 크리에이터가 만들어졌다.
약속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이 나오고 기존 캐릭터가 그 스타일에 맞는다면 외전 캐릭터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닐바스 그라시아.
중국에서 e스포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상황을 알 수 있는가?
강대현 개발실장: 중국은 워낙 게임 대회에 대한 요구가 큰 만큼 준비 중이다. 한국과 중국의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준비 중으로 아마 연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자세한 상황은 차후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바타 엠블럼 개편이 이뤄진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번 업데이트에서 추가되는가?
강대현 개발실장: 아바타 엠블럼 개편은 지금도 구상 중이다. 올해 안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데, 기대가 많은 만큼 최대한 일찍 오픈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우스 드래그를 사용해서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을 엔씨소프트에서 특허를 냈다. 크리에이터의 경우도 엔씨소프트의 특허를 사용한 것인가?
이경민 캐릭터 개발팀장: 우리가 직접 개발한 기술이다. 마우스를 이용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은 비슷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하는 기술은 엔씨소프트에서 발표한 것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구정지 구제는 무척 까다로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실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략적인 구제 인원 수도 밝힐 수 있는가?
강대현 개발실장: 7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우리가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선의의 피해자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서 구제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적인 구제라기보다 선의의 피해자를 빠르게 복구시키고 악의적인 사용자는 더 확실히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다만 워낙 사례도 많고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중국에 언제쯤 적용되나?
이정헌 사업실장: 중국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와도 최대한 업데이트 격차를 줄이자는 게 내부 방침이다. 다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1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차차 거의 동일하게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템이 많이 드랍된다고 했는데 그러면 기존 경제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지 않는가?
강대현 개발실장: 정상적인 경제라면 인플레이션이 약하게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던파>에 인플레이션이 없었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조금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아이템에 물건을 파는 상황에서 가장 인플레이션이 높다. 고레벨 캐릭터로 쉬운 던전을 플레이 하는 작업장 캐릭터들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수리비와 아이템 판매 가격을 낮췄다.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별다른 손해가 없지만 작업장에게는 피해가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황녀 에르제.
콘텐츠 외에 해상도나 인터페이스(UI) 등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요구도 많을 것 같다.
강대현 개발실장: 이번에 공개한 내용은 실제 업데이트 양의 3분의 2 정도다. 남은 3분의 1에는 초반 유저들을 위한 내용이나 UI에 대한 내용도 있다.
초반 플레이에 유저들이 집중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처음 <던파>를 하는 유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하고 분석하는 팀을 따로 마련했다.
그렇게 <던파>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유저를 대상으로 테스트했더니 초반 지역을 한 시간 동안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동선을 개선하고 퀘스트의 수를 조절하는 동시에 전직을 15레벨로 낮췄다. 또한 전직에서 중요한 스킬을 낮은 레벨에 배치해 전직 후의 달라진 느낌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강대현 개발실장: <던파>가 일부 유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고 싶다. 물론 이번 패치만이 아닌 앞으로 꾸준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던파>의 많은 유저가 고레벨이다 보니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제는 즐길 것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풍성하게 준비하고 싶다. 그리고 개념 패치라고 평가받은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고 싶다.
왼쪽부터 이경민 캐릭터 개발팀장, 강대현 개발실장, 이정헌 사업실장, 민기홍 던전 개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