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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위 “아케이드 게임기 꼼수, 도 넘었다”

전체이용가 아케이드게임 변조하는 위법행위 만연

안정빈(한낮) 2012-06-22 17:51:14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아케이드게임업계의 변조 행위에 칼을 뽑았다.

 

게임위는 지난 21일 게임위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공표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과 아케이드 게임기를 이용한 변조 실태 등을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2일 발표한 게임산업진흥에대한법률 시행령은 ▲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습득한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 금지, ▲ 청소년이용불가 아케이드게임의 점수보관 금지, ▲ 모든 아케이드게임의 운영기록정보 의무탑재, ▲ 게임등급분류 민간이양 조건의 4개 항목을 담고 있다. 시행령은 7 20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게임위는 현재 아케이드게임 업계의 상황을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봤다. 특히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을 개·변조하는 위법행위가 잦았다.

 

2011년 게임위의 전체이용가 아케이드게임의 단속현황을 보면 358건의 위법행위 중 개·변조를 통한 등급분류 위반이 312건으로 전체의 86.9%를 차지한다. 2011년 등급분류를 받은 전체이용가 아케이드게임의 숫자가 255개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이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위법행위의 종류도 다양하다. 평소에는 등급분류를 받은 원래 게임 대신 <바다이야기>가 작동되지만 전원을 내리면 원래의 등급분류 게임이 나오는가 하면, 진행 중인 게임은 눈속임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배경에 어떤 물고기가 나타났는지에 따라 점수를 주는 게임도 있다. 조작도 돈만 넣으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단속 도중 업주가 전원을 내리면 게임이 <바다이야기>(오른쪽)에서 원래 등급분류를 받은 슈팅게임(왼쪽)으로 바뀐다.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도 자동으로 삭제된다.


환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창의적’이다. 게임위에서 시연한 한 게임은 일정 점수가 쌓이면 게임 내에서 폭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나온다. 그리고 게임장에서는 손님으로 가장한 사람이 일정금액을 내고 다른 손님들로부터 카드를 구입한다

 

사실상의 환전행위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손님끼리 폭탄으로 쓸 수 있는 카드를 사고 파는 행위인 만큼 처벌하기가 어렵다.

 

이번 시행령에서 (카드나 장부 등을 이용한) 아케이드게임의 점수보관을 금지한 이유다. 게임위는 여기에 종전까지 청소년이용불가 아케이드게임에만 적용되던 운영정보표시장치 부착을 전체이용가의 아케이드게임까지 의무화하고 운영정보표시장치에 경품 제공 여부 등도 표시함으로써 아케이드 게임장의 위법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철권>이나 <이니셜 D> 등 사행성이 없는 아케이드게임의 점수보관(카드)은 허용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시행령은 게임위 출범 이후 6년 동안의 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아케이드게임의 개조 및 변조와 불법적인 환전행위를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슈팅게임이지만 실제로는 기체를 오른쪽 벽에 붙인 채 버튼을 발사하면 랜덤하게 메달이 나오는 사행성게임이다(왼쪽). 포커게임 역시 배경에 어떤 물고기가 나오느냐에 따라 자동으로 점수가 매겨진다(오른쪽).


슈팅게임의 조작장면. 레버를 고무줄로 우측에 고정한 채 버튼을 자동으로 눌러주는 보조장치를 얹었다. 게임은 자동으로 진행되고 확률적으로 잠수함을 격추시키면 붉은 카드가 나온다. 카드는 기계에 다시 넣으면 폭탄으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카드를 매입하는 사람에게 현금을 받고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