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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 같은 영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배우들

퍼포먼스 캡처를 한 실제 남녀 주인공을 만나다

정우철(음마교주) 2012-08-16 04:47:58

<언차티드>를 만든 너티독의 신작 <라스트 오브 어스>는 한 남자와 소녀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다.

 

생존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절박함과 상황의 긴장감을 한 편의 영화처럼 연출하고 또 게임에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연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소니(SCE)와 너티독은 게임스컴 2012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두 남녀 배우를 초청해 기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조엘과 엘리의 실제 배우들을 만나 보자. /퀼른(독일)=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엘리 역의 애슐리 존슨(왼쪽)과 조엘 역의 트로이 베이커.

 

 

 

■ 스스로 감정이입을 해야만 했던 배우들

 

<라스트 오브 어스>의 남자 주인공 조엘 역을 맡은 배우 트로이 베이커와 14세 여주인공 엘리 역을 맡은 애슐리 존슨은 15일 게임스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게임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먼저 이들이 연기한 <라스트 오브 어스>의 시네마틱 중 ‘빌의 안전가옥’ 영상부터 감상해 보자.

 


 

<라스트 오브 어스>의 시네마틱은 모두 실제 배우가 모션캡처를 하고 동시녹음을 통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 방식과 다를 바 없었다. 다른 점이 있었다면 모션캡처를 위한 장비를 입고, 실제로는 없는 배경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정도.

 

그 차이가 배우들을 힘들게 했다. 총을 들고 위협하고, 쇠파이프로 내려치는 연기를 해야하지만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스펀지와 찰흙으로 만들어진 모형. 배우들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됐다. 연기를 해야 하지만 감정이입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배우가 스스로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다

 

엘리 역을 맡은 애슐리 존슨은 모션캡처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대사를 말하고 연기를 하는데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처음부터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했다. 그런데 그 상황이라는 것이 더 막막했다.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것이 무너져 있고, 살아남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준비된 대본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었다. 결국 배우가 스스로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했다. 조엘은 잔인한 생존자로 매서운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캐릭터가 됐고, 더불어 엘리는 14세 소녀라는 상황이 추가됐다.

 

시네마틱 제작 과정

 


 
 

두 배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스스로 설정했고, 대사도 거의 대부분 즉흥적으로 만들어냈다. 한 명이 먼저 대사를 말하면, 그 대사에 어울리는 대사로 맞받아치는 식이었다. 그래서인지 게임에서 이들의 대사를 들어보면 거친 표현이 가감 없이 들어난다.

 

14세 소녀 엘리의 입에서 “F*CK YOU” 같은 대사가 나오면 조엘이 이를 받아치는 식이다. 보통 게임에서 이런 욕설은 순화된 표현으로 바꾸지만, 너티독은 그대로 <라스트 오브 어스>에 적용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배우의 연기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게임 같은 영화’를 추구하는 <라스트 오브 어스>

 

조엘 역을 맡은 트로이 베이커는 연기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 긴장감 넘치고, 생존이 걸린 긴박한 순간을 위해 수많은 대사를 서로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서 우리도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의 입장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너티독이 <라스트 오브 어스>를 개발하는 과정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기존에는 미리 짜여진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고, 그 결과물을 게임에 반영하는 식이었다.

 

퍼포먼스(동작+음성) 캡처 장면

 


 
 

<라스트 오브 어스>는 캐릭터의 성격, 행동, 대사는 물론이고 게임 속 효과음과 숨쉬는 소리마저 배우들의 연기를 촬영해 하나씩 게임 속 장면을 만들어 나갔다. 너티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캐릭터 모델 스킨을 입히고 배경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런 탓에 개발과정은 길었고 복잡했지만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 덕분에 생존이라는 콘셉트를 게임에 녹여낼 수 있었고, 숨소리 하나하나까지 긴장감 있게 담아냈다. 전작 <언차티드> 시리즈가 마치 ‘영화 같은 게임’이었다면,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는 ‘게임 같은 영화’를 만들어 낸 셈이다.

 

거칠게 행동하는 엘리를 진정시키는 조엘의 모습.

 

배우들의 퍼포먼스 캡처를 기반으로 하나씩 살을 입혀서 시네마틱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