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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리비아 미국 영사관 희생자, 게임 속에서 추모

월드오브탱크와 이브 온라인 유저였던 외교관 사망

전승목(아퀼리페르) 2012-09-17 16:15:47

지난 11일 발생한 리비아 미국 영사관 테러로 사망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게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 중 한 명은 전차액션게임 <월드 오브 탱크>와 SF MMORPG <이브 온라인> 유저였다.

 

게임에서 ‘Vilerat’라는 닉네임을 쓰는 외교관 ‘션 스미스’는 <월드 오브 탱크> 스터그 라이프(STUG LIFE) 클랜과 <이브 온라인> 군스웜(Goonswarm)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11일 <이브 온라인>에 접속한 그는 “오늘 밤은 무사히 넘길 것 같다. 영사관을 지키는 경찰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며 게이머들을 안심시켰지만, 몇 시간 뒤 무장세력의 습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

 

션 스미스가 테러에 희생된 뒤 <월드 오브 탱크>와 <이브 온라인> 유저들은 그를 추모하는 운동에 나섰다. 두 게임의 유저들은 공식 포럼에 그를 추모하는 게시물을 개설하고 유튜브에 게임 속 추모 장면을 올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애도했다. 게임을 통해 그를 잘 알았던 몇몇 게이머들은 안타까운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다음과 같다.

 

“바드다드에서 근무할 때도 그는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게임을 하다 박격포가 날아오고 사이렌이 울린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때는 문제를 해결하고 항상 돌아왔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언제나 그랬듯이 몇 분 뒤면 돌아올 거야’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터그 라이프 클랜이 다른 클랜들과 교섭할 때는 늘 그가 나섰다.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외교관이었던 그가 이런 사고를 당할 줄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습격은 ‘유대계 미국인의 영화 <순진한 무슬림>이 이슬람을 모욕했다’고 주장하는 무장세력에 의해 11일에 일어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와 션 스미스, 글렌 도허티, 타이론 우즈가 목숨을 잃었다.

 

11일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무장세력에게 희생된 션 스미스(오른쪽).

왼쪽은 션 스미스의 <이브 온라인> 캐릭터 Vilerat.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STUG LIFE 클랜원으로 활동했다.
 

션 스미스를 애도하기 위해 포럼 스레드를 개설한 워게이밍.
 

<이브 온라인> 유저들은 게임에서 그를 애도했다. 아래는 유저들이 만든 추모의 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