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예술적인 게임 저니, 비결은 ‘반복 개발’

KGC 2012: SCEA, 실험적인 게임의 출시

김진수(달식) 2012-10-08 23:18:40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산 정상을 향해 떠나는 여정, <저니(JOURNEY)>는 이렇다 할 전투조차 없는 게임이다. 그저 간단한 퍼즐 등을 풀며 길을 만들어 산 정상을 향해 가는 여행자의 이야기를 다룰뿐이다. 대사 한 마디도 없이 화면에 보이는 풍경 등을 통해서 게임의 메시지를 전한다.

 

댓게임컴퍼니(ThatGameCompany, 이하 TGC)가 개발해 올해 3월 PSN으로 출시된 <저니>5개의 해외 게임사이트에서 E3 2011 최고의 다운로드게임 상을 받았고, 저니 컬렉터스 에디션은 품절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저니>같은 실험적인 게임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비결은 무엇일까? TGC와 긴밀히 협업한 소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랜달 로우 프로듀서가 전하는 <저니>의 개발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SCEA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랜달 로우 프로듀서.

 

 

■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를 찾아라

 

랜달 로우 프로듀서는 <저니>를 예로 들며 게임의 뼈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가 될 부분을 정하고, 이를 개발 도중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는 유저가 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면서 동시에 개발자들이 이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저니> 소개 영상의 한 장면.

 

<저니>는 유저가 사막에서 여행을 한다는 것, 절대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다른 유저와 협동하며 게임을 풀어 나간다는 점을 개발 시작 단계에서 정했다. 그리고 처음 정한 원칙을 게임이 완성될 때까지 지켰다. 실험적인 게임인 만큼 더욱 핵심 재미요소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기 위해서였다.

 

TGC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구현한 애니메이션을 갖고 팀원들끼리 핵심 콘셉트를 공유하며 게임을 만들었다. 모든 개발자들이 핵심 요소들을 잘 알고 있어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런 방식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 동기를 심어주기에도 좋았다.

 

처음 <저니>를 개발할 때는 핵심적인 콘셉트 외에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저니> 개발팀은 그저 사막이 주는 느낌과 이 사막을 여행하며 느끼는 감정들이 좋았을 뿐이었다.

 

 

■ 반복개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니>의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게임의 뼈대가 됐다면, 살을 붙인 것은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계속되는 반복 개발이었다. TGC는 누구라도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존중할 줄 아는 문화가 있었다. 매일 10분씩 함께 커피를 마시며 서로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구라도 게임에 대해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었기에 <저니>의 다른 재미요소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TGC는 여기에 더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최대한 빨리 구현해서 플레이 테스트에 들어갔다. 개발자의 가족이나 친구 등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데려와 게임을 하도록 했다. 테스트를 통해 일반 유저가 게임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있고, 테스터의 의견을 반영해 게임을 수정했다.

 

TGC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저니>를 개발하며 누구나 보고 배울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유저가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테스트를 통한 반복 개발을 했다.

 

 

처음에는 <저니>의 캐릭터들이 팔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자 유저들이 캐릭터의 팔 때문에 캐릭터의 공격 같은 동작을 기대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저니>의 캐릭터에 팔을 없앴더니 유저들은 이 캐릭터가 공격을 하거나 산을 기어 오르지 못한다는 점을 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 캐릭터가 전투를 할 수 없을 만큼 연약해 보이자 다른 유저에게 기대며 서로 돕고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도 더욱 명확해졌다. 그리고 언어가 필요없는 게임이 되었기에 배경이 주는 분위기와 감정을 더욱 잘 전달할 수 있게 됐다.

 

 

 

■ 프로듀서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저니>는 유저 간 협동이 중요한 게임이다. 게임에서 랜덤하게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 아무런 대화 없이 서로 도우며 플레이하게 되어 있다. 개발자들은 다른 플레이어와 랜덤하게 만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데만 반 년 이상 매달렸다. 이런 반복 개발은 위험할 수도 있다. 중요하지 않은 작업에 시간을 뺏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테스트하면서 게임을 개선하지 못하고 핵심적인 재미 요소가 흔들릴 수도 있다.

 

랜달 로우 프로듀서는 실험적인 게임을 만들어 내는 스튜디오에서는 프로듀서나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강조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반복 개발에서 일정 수준 이상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기능에 대해서는 몇 주 안에 완성하도록 정하고, 6주에서 10주 단위의 장기적인 달성 목표도 설정해 두면 좋다.

 

 

이외에도 TGC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중재자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해냈다. 게임을 테스트한 후에는 언제나 수정할 사항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TGC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불평에는 반드시 개선 방법을 제시할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덕분에 게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얻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게임을 선보일 수 있었다.

 

랜달 로우 프로듀서는 프로젝트 매니저는 퍼블리셔나 개발 파트너들에게 게임을 전달하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3자에게도 게임을 잘 이해시키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외부 투자자 등에게 게임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은 팀을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