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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영화 같은 게임 언차티드, 연출도 ‘영화처럼’

[KGC 2012] 너티독 아트디렉터 랍 롭펠 기조강연

정우철(음마교주) 2012-10-10 17:39:47

게임의 아트는 3D 그래픽이라고 해도 평면에서 구현된다. 사진이나 영화도 평면의 예술이다. 그렇다면 분명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바로 ‘작품’이다.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단순한 배경사진과 사진작가가 찍은 배경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는 어떠한 주제와 스토리를 생각하고 화면에 담아 냈는가에 따른다. 빛의 연출, 색의 강약, 명암의 대비와 구도만으로도 한 장의 사진에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다.

 

<언차티드>와 <라스트 오브 어스>의 개발사 너티독의 랍 롭펠 아트 디렉터는 영화의 장면 연출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가 10일 KGC 2012 기조강연을 통해 영화의 장면에서 배우는 게임아트의 노하우를 밝혔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너티독의 아트 디렉터 랍 롭펠

 


■ 영화, 사진, 게임의 한 장면, 모두가 ‘아트’

 

이미지를 통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실제 세상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장면은 눈의 감각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감정’이다. 감성적인 이미지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이유다.

 

평면의 예술. 사진, 특히 영화의 카메라 기법에서 배울 점이 많다.

 

실제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공간을 투영하지만, 사진이나 영화, 게임아트는 평면에서 묘사된다. 카메라와 사람의 눈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결과물에 따라 느끼는 감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의 감정은 프레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게임아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명심해야 한다.

 

일단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그대로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는 것을 제어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시네마토그라피’, 즉 영화의 연출로 통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미지는 그 어떤 감정도 제공하지 않는다.
 

영화는 촬영감독의 생각에 따라서 평면으로 찍히는 영상에 빛을 컨트롤해서 캐릭터의 깊이,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한 구도,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묘사가 모두 들어간다. 단 한 장면만으로도 영화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가능한 이유다.

 

빛의 명암만으로도 캐릭터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밝은 빛을 통해 캐릭터의 선함을 표현하고 어둠을 통해 악함을 표현할 수 있다. 같은 캐릭터라면 이 단계를 거치는 것만으로도 선에서 악으로 바뀌는 것을 암시하는 연출도 가능하다.

 

같은 캐릭터라고 해도 빛의 명암을 통해서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변화를 암시한다.


 

■ 프레임(구도)과 색의 조절로 스토리를 만들고 집중시킨다

 

하나의 장면에서 구도을 짠다는 것은 중요하다. 빛의 연출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구도를 통해서 이를 더욱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밝은 공간과 어두운 사물이 있을 경우 사물에 집중한다. 여기에 구도를 통해서 사물을 감싸주는 식이다.

 

인물의 배치도 마찬가지다. 3명의 인물이 삼각형 구도를 가진다면 시선이 한 명씩 차례로 이동하고 각각의 인물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에 배경을 통해 서로 대비되는 인물을 한 장면에 배치하면 각 인물의 이야기도 보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

 

프레임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시선 집중의 효과를 만든다.
 

영화 <대부>의 한 장면. 아버지의 죽음을 아는 자와 모르는 아들을 한 장면에 놓아 관객으로 하여금 스토리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는 색의 컨트롤을 통해서도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청색, 녹색, 붉은색 계열의 콘트라스트(대비)를 통해서 장면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라도 붉은색이 전체적으로 강조되면 긴급한 상황이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영상이 보급되면서 콘트라스트와 명암, 색의 톤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그 작품만의 독특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일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아트디렉터의 느낌과 의도를 보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의 연출기법을 <언차티드>에 적용한 사례들.

 

<언차티드>는 빛, 명암, 색조, 프레임의 조화를 통해서 영화 같은 게임을 만들었다.

 

랍 롭펠은 “<언차티드>의 경우 장면과 장면의 이동에 있어서 색조를 바꾸거나 빛의 효과, 구도를 통해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을 연출했다. 덕분에 분위기와 스토리의 강약을 감각적으로 바꾸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생각하고 배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매일 (게임아트를) 연습하는 것만이 여러분을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직접 배우고 경험하고 감각을 몸에 익혀라. 나중에는 그 때의 실수가 여러분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