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게임 <윙커맨더> 시리즈의 크리스 로버츠가 신작으로 게임계 복귀를 선언했다.
크리스 로버츠(Chris Roberts)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GDC 온라인 2012’에서 오픈월드 형태의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 시티즌>을 공개했다. 영상으로 만나 보자.
10년 만에 게임업계로 돌아온 크리스 로버츠는 “다시 게임을 만들고 싶다. 게임산업의 기술 변화로 나는 더 몰입도가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오리지널 <윙커맨더>는 항상 몰입감을 중요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PC 하드웨어라면 충분한 현실감과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대다수의 게임이 이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로버츠(Chris Roberts)는?
과거 오리진(Origin)에서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 <윙커맨더> <프라이버티어> 시리즈를 만든 개발자. 오리진이 EA에 인수된 후 회사를 떠나 1996년 개발사 디지털앤빌(Digital Anvil)을 설립했다. 그 후 2000년 디지털앤빌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며 게임업계를 떠났다.
<스타 시티즌>을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는 크리스 로버츠.
이후 크리스 로버츠는 ‘포인트 오브 노 리턴 엔터테인먼트(Point of No Return Entertainment)’를 설립하고 <윙커맨더> TV 시리즈와 영화를 제작하는 한편 존 트라볼타가 악역으로 등장했던 코믹북 원작의 <더 퍼니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로드 오브 워>, 키에라 나이틀리의 <더 재킷>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1990년 발매된 그의 첫 게임 <윙커맨더>, 1996년까지 4편의 시리즈가 발매됐다.
그는 지난 9월 10일 로버츠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Roberts Space Industries)의 웹사이트를 공개하고 게임업계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한편, 10월 10일 10시에 새로운 게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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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월드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 시티즌>
크라이 엔진 3로 만들어진 <스타 시티즌>은 오픈월드 형태의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서버는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퍼블릭 서버는 게임의 메인 서버로 계속 규모가 확장되는 세계를 제공한다.
<스타 시티즌>의 세계는 유저가 새로운 점프 포인트를 발견하거나, 처음으로 신규 지역 점프에 성공하는 등의 행동이 전체 세계관에 그대로 반영되며 유저가 디자인한 우주선 등의 UCC도 온라인 샵을 통해 판매되는 등 세계관과 콘텐츠 모두 개별 유저의 영향을 받도록 설계됐다.
<윙커맨더>와 <프라이버티어>의 오픈월드 버전 <스타 시티즌>.
퍼블릭 서버와 별도로 제공되는 프라이빗 서버는 팀 단위로 우주 전투를 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 모드를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인간의 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며 다양한 외계 종족들이 등장한다. <스타 시티즌>의 세계는 미래 버전의 로마제국과 유사하다. 플레이어는 시민으로서의 임무나 군 복무 등을 통해 시민권(Citizenship)을 얻을 수 있으며, 다양한 시민권이 존재한다. 시민권은 플레이어를 다양한 그룹으로 분리해 일종의 계급 시스템을 형성하게 되며, 이 때문에 각기 다른 그룹과 플레이어들 사이의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시민권을 획득하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도 있다.
<스타 시티즌>은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함대 외부와 내부뿐 아니라 조종석 공간까지 세밀하게 재현했다. 우주선의 조종에는 물리엔진이 적용돼 단순한 아케이드 방식의 전투가 아닌 시뮬레이션 수준을 지원한다.
180cm 키를 기준의 캐릭터는 10만 가지 얼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을 향한 새로운 길
그의 복귀 소식도 이슈가 됐지만, 함께 발표한 <스타 시티즌>은 여러 방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요즘 좀처럼 볼 수 없는 우주 시뮬레이션이란 독특한 게임 장르부터, 개발비 모집 방식, 상용화와 퍼블리싱 방식 모두 기존 틀을 벗어나거나 최근에 도입된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시티즌>의 전체 개발비는 1,000만~1,200만 달러이며, 그중 킥스타터 같은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통한 목표 모금액은 200~400만 달러로 알려졌다. 개발비 대부분은 비공개 기업투자 펀드를 통해 충당됐으며, 일부 개발비는 공개투자로 모금하는 방식이다.
크리스 로버츠는 “나는 투자가들에게 시장에는 고사양 PC게임의 수요가 존재하며,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유저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나는 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투자가들과 약속했다”고 밝혔다.
<스타 시티즌> 홈페이지에서 직접 개발비 모금 운동을 전개 중이다.
그는 다른 유명 개발자들처럼 미국의 유명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모금 운동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직접 모금 운동을 하기로 한 이유는 킥스타터가 상당수에 이르는 해외 팬들을 적절하게 대접하지 못하고 있으며. 직접 모금 운동을 진행하면 킥스타터와 같은 제3의 업체를 통하지 않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직접 팬들과 교류할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식 홈페이지는 모금 운동 참여 버튼만이 공개되어 있으며, 실질적인 모금은 그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로버츠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즈(Roberts Space Industries)의 웹사이트에서 북미와 유럽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0달러부터 1만 달러까지 모금 운동 중인 <스타 시티즌>.
금액은 10달러부터 1만 달러까지 다양하다. 30달러면 게임 구입이 가능하고, 그 이상 금액부터는 여러 가지 보너스를 준다. 250달러짜리 상품의 경우, 알파/베타 테스트 참여가 가능하고 USB에 담긴 게임 클라이언트 파일과 사운드트랙 CD, 7.5cm 크기의 우주선 모형, 컬러 아트북과 행성지도, 게임 내 아이템인 행성 간 우주선, 10,000 크레딧(가상 화폐) 등이 포함되어 있다. 크리스 로버츠와 30분 영상 대화는 1천 달러, 직접 개발사를 방문하여 만남을 갖는 옵션은 5,000달러 이상부터다.
■ <길드워 2>의 상용화 방식을 택하다
<스타 시티즌>은 <길드워 2>와 유사한 상용화 방법을 택했다. 한 번 패키지를 구입하면 영원히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가상 화폐인 크레딧(Credits)으로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한다(부분유료).
퍼블리싱 역시 직접 한다. 크리스 로버츠는 “퍼블리셔는 패키지게임 배급에 유용하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마인크래프트>는 2,000만 명, <리그 오브 레전드>는 3,000만 명, <월드 오브 탱크>는 2,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퍼블리셔 없이 모집했다. 퍼블리셔 없는 AAA 콘솔게임이라면 미친 짓이지만, 우린 PC게임이고 퍼블리셔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우린 매출이 직접 게임 개발에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