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쳐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넥슨의 움직임이 확발해지고 있습니다. 넥슨은 지난 4월 19일 벤처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넥슨앤파트너스센터(이하 NPC)’를 설립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NPC는 약 1,000 평방미터(326평) 규모로 6개 회사, 60여 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개발사들이 입주를 시작한 NPC는 플라스콘, 나노인터랙티브, 버프스톤 등을 비롯해 지난 10월 7일 들어온 부나비게임즈까지 총 4개의 업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NPC는 사무실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전액 지원합니다. 넥슨은 입주사가 원할 경우 재무, 인사, 투자, 퍼블리싱 등 사업 제반 영역에 대한 자문과 지원도 제공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이 NPC에 다녀왔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로 꾸며져 있는 NPC 입구입니다.
NPC 정문으로 들어오면 손님을 맞이하거나 기다릴 수 있는 로비가 있습니다.
회의실은 업체가 공통으로 쓰는 만큼 미리 시간표에 회사이름을 적어서 예약해야 합니다. 오늘은 15시부터 16시까지 플라스콘이 사용하네요.
NPC에 마련된 대회의실입니다. 대회의실 외에도 6명 정도가 회의를 할 수 있는 소회의실도 2개가 준비돼 있습니다.
사무실로 들어가는 복도 입구에는 호실별 회사명이 적혀 있습니다. 아직 사무실 2개가 비어 있네요.
복도 입구 오른쪽에는 탕비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것도 모두 무료라고 합니다.
NPC에 입주한 업체들이 지켜야 할 사항들.
복도에는 업체들이 좌우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노인터랙티브.
버프스톤.
부나비게임즈.
플라스콘.
주인을 기다리며 비어 있는 사무실입니다. 언제 이곳이 채워질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NPC 지원 팀과 입주한 개발사 대표 미니 인터뷰
넥슨 투자지원실 공진환 팀장(왼쪽)과 장유리 대리.
TIG> NPC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넥슨은 언제나 게임산업에 대한 공헌을 하고 싶었다. 역량 있고 비전 있는 팀이지만 아직 부족한 벤처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설립 취지였다. 그래서 벤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 결과, 사무실 등의 공간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NPC를 시작하게 됐다.
넥슨 역시 소규모 벤처로 시작했던 만큼 일하기 위한 공간이 없을 때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 경영진 역시 벤처의 어려움과 힘든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벤처 지원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TIG> 넥슨이 NPC를 시작한 이유가 판교로 회사를 이전하면서 남은 사무실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전혀 아니다. NPC를 위해 사무실 공간을 따로 임대하고 인테리어도 모두 새롭게 했다. 이번에 임대한 사무실은 2013년 말까지다. 사무실 계약이 끝난 후에도 NPC 사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상황에 따라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TIG> NPC 사무실을 선릉역 부근으로 정한 이유는?
우선 교통 이슈가 컸다. 이 지역만큼 교통이 좋아서 이동이 자유로운 곳을 찾기 어렵다. 더 큰 이슈는 넥슨 본사와의 거리다. 본사에서 가까워야 더 자주 만나고 자연스럽게 벤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 외에도 많은 게임업체가 선릉역 부근에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기에도 좋은 위치다.
TIG> NPC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특정 자격이 필요한가?
지원 자격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게임업체가 아니라도 벤처라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게임업체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내용 중에 게임에 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뿐이다. 예전에는 소방차 부품을 만들거나 다이렉트 보험을 하는 업체도 있었다.
다만, 지원 자격이 없다고 해서 아무 업체나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 계획서나 완성되진 않았어도 그동안 작업한 결과물을 검토하기도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자를 여러 번 만나면서 비전, 의지 등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기존의 정량적인 방식이 아니라서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이러한 방식이 NPC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TIG> NPC에 입주한 업체는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우선 10여 명이 작업할 수 있는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넥슨 안에 마련된 인프라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벤처의 경우 제반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회계업무나 세무업무 또는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한 법적인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넥슨 본사와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만큼 자주 왕래하며 벤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지원하려고 한다.
TIG> 인수합병(M&A) 이슈가 많은 넥슨인 만큼 소규모 업체를 지원해 추후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NPC는 그런 의도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버프스톤의 <몬타워즈>만 하더라도 와이디온라인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물론 NPC에 입주한 업체에서 만든 게임의 퀄리티가 좋고 우리가 서비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 그 때 계약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나중의 이야기다.
다만 입주사가 대형 퍼블리셔에게 투자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NPC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으므로 그때에는 우리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벤쳐캐피탈 등 소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제제하지 않고 있다.
NPC에서 성장한 회사가 성공해서 더 이상 이 곳에서는 늘어나는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더 큰 사무실로 이사를 한다면 우리도 함께 기뻐할 것이다.
TIG> NPC 프로젝트의 목표가 있다면?
희망사항이라면 여기에 들어온 벤처기업이 더 좋은 개발환경에서 개발 외적인 부분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좋은 게임을 만들어 성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무실이 비좁아 더 큰 곳으로 업체들이 나가고 다른 좋은 벤처들이 NPC에 입주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버프스톤 한민영 대표.
TIG> NPC에 입주한 후 무엇이 달라졌는가?
한민영: 일단 사무실 공간이 4배 넓어졌다. 무엇보다 좋은 건 넥슨 사람과 많이 만나게 되면서 내외적으로 소규모 개발사가 가질 수 없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덕분에 이를 통해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무실 지원만이라면 갈 곳이 많았겠지만 사업이나 전략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NPC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본다,
TIG> 그 외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건물을 들어오면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에서부터 큰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우리는 서초동 교보타워 뒤쪽에 작은 사무실에서 게임을 개발했다. 그러다 보니 외부 미팅을 할 때마다 카페에서 진행했다.
다른 미팅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름도 안 알려진 회사에서, 그것도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런데 NPC로 옮기고 나서는 2개월 만에 3명에서 7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TIG> 버프스톤의 <몬타워즈>는 한국보다 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어떤 전략이 있었던 것인가?
아니다. 사실은 한국도 해외와 동일하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몬타워즈>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캐릭터 특성상 청소년 불가 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여러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캐릭터를 대폭 수정해 12세 이용가로 맞춰서 서비스를 시작하다 보니 한국 출시가 늦어졌다.
버프스톤에서 개발한 <몬타워즈>.
TIG> 혹시 넥슨에서 어떤 제안을 한 적은 없나?
그런 건 없었다. <몬타워즈>를 한국에 서비스하고 있고 신작도 개발 중이지만 아직까지 투자 계약이나 인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없었다.
대신에 해외서비스나 차기 시리즈를 넥슨과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한다. <몬타워즈>도 넥슨 재팬을 통해 일본에 새롭게 서비스할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TIG> 앞으로 버프스톤의 계획은?
되도록 빨리 성공해서 이 곳에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벤쳐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 카이로 소프트의 경우 꾸준히 자신들만의 게임을 만들면서 충성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도 주요 마켓인 일본, 미국에서 만큼은 버프스톤 게임을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부나비게임즈 박광열 대표.
TIG> NPC로 회사를 옮긴 후 무엇이 가장 크게 달라졌나?
박광열: 사무실을 옮긴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깨끗하다’였다. 예전 사무실은 딱 그 반대였다고 보면 된다. 교통이 무척 편리해져서 직원들의 불편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오는 길이 너무 복잡해서 항상 손님을 마중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바로 지하철 역 앞이라 그럴 일이 없어졌다.
TIG> 회사를 NPC로 옮긴 지 한 달도 안 됐다. NPC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개발사들은 대부분 지역적으로나 심적으로 다른 개발사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게임을 개발하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문제에 부딪쳤을 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곤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커뮤니티다. NPC가 개발사 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주고 그 구심점이 돼주길 바란다. 또한 앞으로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넥슨의 지원이 계속되길 원한다.
부나비게임즈는 설립된 지 4년이 넘었다. 그동안 피처폰, 스마트TV, 유럽형 휴대폰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바다 등 수많은 OS와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수많은 게임을 개발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면서 게임을 빨리 만들고 플랫폼 전환을 빨리 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히트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임은 없었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된 히트작을 만들어서 우리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