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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여성부 셧다운 게임 평가계획 확정, 거의 ‘그대로’

게임물의 협동성, 경쟁성은 여전히 부정적으로 평가

전승목(아퀼리페르) 2012-10-31 17:23:38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가 지난 9월 11일 공고한 게임물 평가 계획을 일부 수정해 발표했다.

 

31일 여성부는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일명 셧다운제)’ 적용 대상 게임물 범위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한 게임물 평가계획을 확정 고시했다.

 

게임물 평가계획은 게임이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유발하는 구조적 요인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강박적 상호작용’, ‘과도한 보상구조’, ‘우월감과 경쟁심 유발’이라는 세 가지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내세웠다. 각 항목에는 3개 문항의 평가 척도가 주어지고, 척도의 평균 점수가 3점 이상인 항목이 하나라도 있으면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된다.

 

지난 9월에 공개된 게임물 평가계획은 게임업계에서 “평가지표가 너무 주관적이고, 사람들과 협동하는 긍정적 요소도 부정적 평가를 위한 지표로 쓰였다. 이 기준대로라면 모든 게임이 중독성을 가진 유해매체로 낙인 찍힐 것이다”는 우려를 샀다. 이에 여성부는 9월 26일 배포한 평가계획 질의응답자료에서 “각계와 관련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고 게임산업계와 간담회 및 공청회를 진행해 10월 초까지 평가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답변했다.

 

 

■ 부정적 평가지표는 대부분 유지, 판단 기준 사라져

 

이번에 확정된 게임물 평가계획을 보면 수정 전 12개의 평가문항을 7개로 줄이고, 1점에서 5점까지 평가하는 란을 1점에서 4점까지 평가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 여성부는 “척도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된 우월감, 경쟁심 유발 관련 문항과 뿌듯한 느낌, 도전과제의 성공 등의 문항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기존 평가계획의 12번 항목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심을 유발하는 게임 구조’는 ‘게임 결과, 점수, 기록, 게임 아이디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방식과 같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경쟁심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게임 구조’로 수정됐다.

 

하지만 ‘캐릭터의 레벨 능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게이머와 역할을 나눠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게임 구조’, ‘여러 명이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빠져나올 수 없는 게임 구조’, ‘게임을 오래 하면 게임머니·사이버머니 등을 많이 벌 수 있는 게임 구조’ 등의 지표는 수정되지 않았다. 다른 게이머와의 협동과 경쟁을 강조하는 게임 구조, 꾸준히 노력하면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게임 구조는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지표로 쓰였다.

 

한편 수정된 평가계획에는 판단 기준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항목마다 평균 점수 몇 점 이상이면 여성부가 셧다운제 적용 대상 게임으로 판단하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여성부는 문화부와 협의해 적용대상 게임의 범위 개선안을 마련한 뒤, 내년 2월 혹은 3월에 개선안을 고시할 예정이다. 고시 내용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게임의 셧다운제도 유예기간이 종료된 다음 날인 2013년 5월 20일부터 시행된다.

 

※ 표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10월 31일 확정 발표된 게임물 평가계획.

 

9월 11일 발표된 수정 전 게임물 평가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