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콘텐츠로 일본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지의 사정을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시장은 단편적인 내용뿐입니다.”
KYSC 배태주 대표는 일반적인 콘텐츠 시장으로서의 일본을 생각하고 진출하면 스마트 콘텐츠 영역에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콘텐츠와 스마트 콘텐츠 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배 대표는 20일 ‘스마트 콘텐츠 2012 어워드 & 컨퍼런스’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를 들어 ‘일본의 스마트 콘텐츠 키워드와 리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일본 스마트 콘텐츠 키워드와 리뷰’ 강연을 진행한 KYSC 배태주 대표.
일본 유저들은 저작권을 중시하고, 콘텐츠에 대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은 이와 반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이뿐이다. 일본 시장에 대한 구조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진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업체인 KYSC의 배 대표는 일본의 스마트 콘텐츠 시장에서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트래픽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있다고 말한다.
즉 얼마에 팔 것인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 것인가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파생 모델을 늘릴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수익모델은 그 다음의 고민 대상이다. 지금 일본은 아직 스마트폰보다 일반 피처폰 중심의 유저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야후를 제시했다. 야후는 한국에선 철수했지만, 일본에서는 DeNA 및 GREE와 업무제휴를 맺으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야후가 일본에서 확보한 액티브 유저 2,600만 명의 힘이다.
다시 말해 야후의 이메일 주소를 결제와 소셜 활동의 인증 수단으로 삼으면서 웹과 스마트 영역의 트래픽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는 현재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효하다.
배 대표는 “2012년 들어 지금까지 일본에서 2,638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됐다. 지난해 나왔던 전망에서는 2013년까지 6,000만 대의 스마트폰이 모습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수치는 2013년 3월에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통신사에서는 트래픽을 모을 수 있는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 부분유료를 고집하기 보다 정액제로 도전
배 대표는 일본 유저들이 아직도 월정액제 방식의 과금에 익숙해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일본의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은 부분유료와 월정액이라는 두 가지 모델이 모두 공존하는 시장이라는 사실이다. 게임 콘텐츠의 경우 모바게와 GREE가 부분유료화로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TCG 장르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때문에 국내의 많은 개발사가 일본에 진출할 때 대부분 부분유료에 비중을 높게 두지만, 아직 일본 시장은 부분유료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하다. 이를 구축하려면 개발사가 처음부터, 혹은 다양한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일본 업계는 수익모델보다 트래픽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특징.
이 경우 과감하게 월정액 기반의 유료화 모델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실제 사례도 있다. au의 스마트 패스의 경우 월정액을 지불하면 구글 플레이에서 500여 개의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의 성공 여부를 의심했지만, 지금은 회원수 3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앱의 가격은 어느 정도로 책정해야 할까? 배 대표는 이에 대해 일본 사람들이 확고부동하게 여기는 금액을 제시했다. 바로 315 엔으로, 비싸도 500 엔 아래로 금액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실제로 분석해 보니 미국에서는 1 달러 미만, 일본에서는 315 엔의 앱이 가장 많이 있다. 이는 일본 경제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본에서 자동판매기 커피는 105 엔이 기준이다. 맥도널드를 기준으로 점심 세트는 315 엔이다. 즉 대중이 부담 없이 손쉽게 결제하는 금액의 기준이 315 엔으로, 콘텐츠의 가격도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서 월정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au의 스마트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