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이하 군단의 심장) 출시 행사에 국내 최정상급 프로게이머들도 참여해 분위기를 달궜다.
블리자드는 11일 서울시 광진구 유니클로 악스홀에서 <군단의 심장>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오후 7시부터 메인 무대에서는 이제동(EG), 장현우(프라임), 이승현(스타테일), 정종현(LG-IM), 김택용(SK텔레콤), 이영호(KT)가 팬들과 함께 군단의 심장 특별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1경기에서는 이제동과 장현우가 각각 인공지능과 팀을 이뤄 2:2 팀플레이 대결을 펼쳤다. 한층 강력해진 군단의 심장 인공지능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어진 2경기에서는 이영호와 이승현 '다시보기를 통해 경기 이어하기(Recovery)' 기능을 활용해 맞대결을 펼쳤고, 마지막 3경기에서는 김택용과 정종현이 각각 팬 한 명과 팀을 이뤄 헌터 맵에서 2:2 맞대결을 펼쳤다. /디스이즈게임 김경현 기자
이번 행사의 진행은 온게임넷의 전용준 캐스터가 맡았다. “For the Swarm, 이제는 군단의 심장이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등장한 전 캐스터는 특유의 열정적인 진행을 통해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그리고 이날 생중계는 온게임넷의 엄재경, 김정민 해설위원이 함께했다.
또한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는 영상 인사를 통해 “한국은 블리자드, 특히 스타크래프트에게 특별한 곳”이라며 “한국 팬들의 열정은 우리들에게 매우 큰 힘이 되었고, 군단의 심장은 새로운 기능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으니 배틀넷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무대에 직업 오른 잇직 벤 바삿 글로벌 마케팅 담장자는 “군단의 심장 출시를 축하하기 위해 e스포츠의 수도에 모인 여러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프로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가 준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1경기 – AI 교신 기능 경험했던 이제동, 장현우 격파
인공지능 교신 기능을 활용해 펼쳐진 1경기는 투영의 전장이라는 맵에서 펼쳐졌다. 프로토스인 장현우는 저그 AI, 저그인 이제동은 테란 AI와 한 팀을 이뤄 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초반 이제동과 AI 테란은 저글링, 해병 압박으로 장현우의 팀 동료인 AI 저그를 압박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AI 테란은 공격과 함께 2개의 확장을 가져가기도 했다.
승부는 인공지능과 더 좋은 호흡을 보인 이제동 팀이 유리하게 풀어갔다. 히드라리스크 위주로 병력을 구성한 이제동은 테란 AI가 공격을 할 때마다 함께 공격을 도와 장현우를 괴롭혔다. 이제동과 달리 장현우의 팀 동료 AI 저그는 딱히 1인분 활약을 해주지 못하며 장현우를 울상 짓게 만들었다.
온게임넷의 스타2 행쇼에 출연해 AI 콘트롤 능력을 배웠던 이제동은 승기를 잡은 뒤 폭풍 같은 공격을 시도했다. 결국 AI 저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장현우는 이제동의 히드라리스크 웨이브를 막지 못하며 GG를 선언하고 말았다.
경기에서 패배한 장현우는 “내 AI가 너무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이용한 기능은 공격, 정찰, 확장 밖에 없었다. 그 이상의 기능을 활용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I 교신 기능을 자주 활용해본 김정민 해설위원은 “여러 설정에 더 익숙해지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달리 승리한 이제동은 “AI 테란 친구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 2경기 – 본경기는 이승현, 재경기는 이영호!
이영호와 이승현의 승부는 ‘다시보기로 경기 이어하기’ 기능을 활용해 펼쳐졌다. 첫 경기에서는 이승현이 호쾌한 빈집 공격으로 승리를 거뒀고, 곧바로 이어진 재경기에서는 이영호가 빈집 공격을 당하지 않고 극악의 견제 플레이를 펼치며 승리를 거뒀다.
트리플 빌드를 선택한 이영호는 화염차와 땅거미지뢰를 앞세운 압박 플레이을 선보였고, 이승현은 다수의 저글링으로 역대박을 노리는 노련한 플레이를 통해 위기를 넘겼다. 이후 이승현은 빠르게 감시군주를 생산해 소수의 저글링으로 땅거미지뢰를 무력화시키는 플레이로 이영호의 추가 확장 지역을 견제했다.
저글링, 뮤탈리스크, 맹독충으로 테란의 진군을 막고 견제를 시도한 이승현에 맞서기 위해 이영호는 애프터 버너 점화 기능을 활용한 의료선 견제를 시도했다. 집요하게 저그의 추가 확장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이영호의 모습이었다. 이후 화염기갑병까지 추가한 이영호는 저글링, 맹독충, 뮤탈리스크에 맞설 완벽한 상성 조합을 갖췄다.
위기를 맞이한 이승현은 저글링, 맹독충 빈집 공격으로 시간을 벌고 뮤탈리스크, 맹독충에 살모사의 흑구름 기술로 앞마당 지역을 방어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이승현은 울트라리스크를 조합한 뒤 살모사의 납치, 흑구름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닉 병력과의 힘싸움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자원 채취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이영호는 중앙 힘싸움에서 다소 밀리는 와중에도 의료선 견제를 통해 이승현의 확장을 파괴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자 이승현은 울트라리스크, 감염충, 살모사로 이어지는 초호화 조합으로 이영호의 핵심 자원줄인 11시 지역을 파괴한 뒤, 집요한 견제를 견뎌내며 GG를 받아냈다.
일단 이승현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블리자드는 ‘다시보기로 경기 이어하기’ 기능을 활용해 이영호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했다. “빈집 공격을 당한 이후부터 불리해졌다”고 말한 이영호의 말에 따라 이 시점부터 재경기가 시작됐다.
빈집 공격을 하지 않은 이승현은 이영호의 의료선 견제를 깔끔하게 막은 뒤 다수의 맹독충으로 화염기갑병, 해병 병력을 상대했다. 이에 이영호는 본진 드롭을 꾸준히 시도해 산란못을 파괴하는 성과를 올리며 맞섰고, 빠른 병력 움직임으로 5시 추가 확장도 파괴했다.
이후 이영호는 속도를 올려 끊임 없이 이승현의 자원 지역을 노렸다. 살모사를 동반한 이승현과의 정면 힘싸움에서는 열세를 보였지만 지속적인 자원 견제 덕분에 서서히 승기를 잡아 가는 모습이었다. 결국 자원력에서 앞선 이영호가 이승현의 울트라리스크, 감염충, 살모사 주력 병력의 공격을 견뎌내며 승리를 거뒀다.
■ 3경기 – 정종현 팀, 한 번 봐준 김택용 팀에 ‘비수’ 꽂아!
정종현/지민수 팀이 2:2 팀플레이 대결에서 김택용/ 신재훈 팀을 격파했다.
김택용은 5시 프로토스, 김택용의 팬 신재훈은 1시 저그였고, 정종현은 4시 테란, 정종현의 팬 지민수는 7시 프로토스였다. 그리고 이들의 2:2 팀플레이 대결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때부터 국민 팀플레이 맵이었던 ‘헌터스’에서 펼쳐졌다.
김택용 팀은 초반부터 정종현을 집중 공략했다. 사신으로 출발한 정종현에게 모선핵, 저글링 공격을 가해 큰 피해를 입힌 것. 이에 정종현은 “봐주세요”라고 말했지만 김택용 팀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정종현의 팀 동료 지민수가 도와주기 위해 투입한 광전사, 추적자까지 제압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김택용 팀은 지민수의 예언자 공격을 침착하게 막았고, 김택용이 역으로 예언자를 활용해 지민수의 일꾼을 사냥했다. 정종현이 “형 한 번 봐주세요”라고 말하자 공격을 거둘 정도로 김택용 팀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정종현 팀이었다.
하지만 김택용이 정종현을 한 번 봐준 것이 화근이었다. 조용히 피해를 회복한 정종현은 땅거미 지뢰 드롭으로 김택용의 본진에 큰 피해를 입혔고, 지민수가 추적자, 광전사, 불사조로 군단숙주를 준비하던 신재훈의 본진을 공격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정종현은 김택용의 본진에 해병, 공성전차를 드롭하며 GG를 받아냈다. 승리를 거둔 정종현은 김택용에게 “정말로 이길 줄 몰랐다”며 한 번 봐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2:2 팀플레이 경기가 펼쳐진 ‘헌터스’ 맵은 유명 맵제작자 ‘JackyPrime’이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고, 정식 발매되는 군단의 심장 배틀넷에 등록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