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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국 e스포츠는 위기?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국회에서 개최

김경현(맹독왕) 2013-03-13 12:03:18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의원이자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인 전병헌 의원은 1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2층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전병헌 회장을 비롯해 데일리e스포츠 이택수 대표,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 온게임넷 위영광 PD, 한국e스포츠협회 기자단 간사 조진호 스포츠경향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조만수 팀장,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이수명 과장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고,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 학과 김민규 교수는 ‘e스포츠 발전 전략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남경필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를 직접 진행한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은 e스포츠를 만들어낸 모든 주체들이 화합하고 함께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e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와 시각이 다르더라도 소통하고 이해하고 화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전 회장은 “오늘 토론으로 e스포츠 발전을 주도해온 주체들의 다양한 의견 개진을 통한 의사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가는 기준점을 만들고, 겉돌기만 했던 민간주도 e스포츠와 국가의 e스포츠 정책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비전이 제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민규 교수는 “지금의 e스포츠는 대중화를 위한 조직이 없어 추진 사업이 한계에 부딪혔고, e스포츠 관련 주체들의 상호관계가 고립되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소멸시켰다”며 “앞으로 e스포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 조직과 역할, 대회와 공간을 재정비해야 하며, 법 제도의 실질적인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

 

발제 이후에는 패널들의 본격적인 의견 개진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의견을 제시한 이택수 대표는 “e스포츠 정책의 지원 방향은 게임의 부정적인 시각 해소를 위해서가 아니라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식하게 만들기 위한 쪽으로 새롭게 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 가족 레저 문화 형성은 e스포츠를 스포츠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부산물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이 대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부족해서 e스포츠가 위기를 맞이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대회로 인해 콘텐츠가 과다하고, 승부조작 사건, 저작권 분쟁, 미디어의 열악한 환경 변화 등의 악재가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그동안 e스포츠 업계는 자체적으로 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이를 위해서 한국e스포츠협회는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모임이 아니라 대한체육회와 같이 모든 종목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 선수 대표, 종목사 대표, 미디어 대표,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은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감독은 “보여주기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스포츠는 문화 콘텐츠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잘 살려주시고 이러한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15년 동안 현장에서 일했음에도 이러한 토론 기회는 처음이었다”며 그동안 업계가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로게임단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

 

온게임넷 위영광 PD는 후원사 유치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위 PD는 “e스포츠 대회가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서는 게임사의 의지와 후원사의 존재가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후원사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진호 기자는 종목의 다변화와 기성세대의 인식 전환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주장했고, 전문 웹진들의 환경 개선을 지적했다. 조 기자는 “그동안 너무 <스타크래프트> 종목에 메달린 탓에 국산 종목 및 지방 대회 육성이 이뤄지지 못했다. 기성 세대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대형 이벤트와 스타 플레이어 육성이 시급하며, 열악한 현장 상황에서 취재하고 있는 전문 웹진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조만수 팀장은 프로 레벨의 발전이 자연스럽게 아마추어로 내려갈 수 있는 구조의 확립과 e스포츠의 인기 향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프로 중심의 e스포츠 인기를 끌어올려 이것이 자연스럽게 아마추어로 흘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새 협회장의 주도로 아마추어 대회 검토, 전국체전 진출, 종목사·방송국·게임단을 강하게 이끌 수 있는 협의 절차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병헌 회장 취임 이후 한국e스포츠협회의 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 및 지적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발전적이었다. e스포츠 현장에서 보고 느껴왔던 점도 들을 수 있었던 의미 깊은 자리였다. 앞으로 한국e스포츠협회에서는 오늘의 의견을 모아 많은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