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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어드벤처 명가 루카스아츠, 30년 역사 속으로

모회사 디즈니, 루카스아츠 업종 변경·최소화

이재진(다크지니) 2013-04-04 08:13:36

<원숭이 섬의 비밀> 같은 어드벤처게임과 다양한 <스타워즈> 게임을 선보였던 루카스아츠가 역사 속으로 저문다.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초장수 게임업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4일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가 자회사 루카스아츠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약 150 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게임회사 루카스아츠는 사실상 사라지고 <스타워즈> 등의 게임 라이선스를 관리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남게 된다.

 

지난해 E3에서 공개됐던 신작 <스타워즈 1313>의 개발도 무산됐다.

 

 

■ 모회사 디즈니 “리스크 최소화, 라이선스 관리만

 

디즈니는 공식 발표문에서 “게임시장에서 우리의 위상을 검토한 결과, 루카스아츠를 개발 조직에서 라이선싱 모델로 바꾸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조직 전반에 걸쳐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디즈니는 지난해 10월 루카스필름을 인수했고, 루카스필름의 자회사였던 루카스아츠도 디즈니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후 올해 초부터 해외 게임업계에서는 루카스아츠의 폐쇄 소문이 나돌았고, 이번 디즈니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 관련기사: 4조 규모 인수합병! 디즈니, 스타워즈를 삼키다

 

앞으로 디즈니는 게임을 개발하는 자회사 디즈니 인터랙티브 스튜디오와 서드파티 외부 개발사를 통해 <스타워즈> 게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루카스아츠는 <스타워즈> 등의 지적재산권(IP)을 관리하는 라이선스 업무를 맡게 된다.

 

1991년부터 2005년까지 사용된 ‘골드 가이(Gold Guy)’ 로고.(왼쪽)

그리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로고.(오른쪽)

 

 

■ 주옥같은 어드벤처와 <스타워즈> 게임의 산실

 

루카스아츠는 1982년 조지 루카스의 영화사 루카스필름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조지 루카스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하길 원했고, 루카스아츠를 통해 아타리와 협력해 콘솔게임을 만들었다.

 

1980년대 말부터 루카스아츠는 <인디아나 존스> <룸>(LOOM) <원숭이 섬의 비밀> 등을 만들며 어드벤처게임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 중 <원숭이 섬>과 <인디아나 존스>는 시리즈로 발돋움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 <텐타클 최후의 날>(1993년)과 <그림 판당고>(1998년)도 큰 호평을 받았다.

 

플레이어가 절대 죽지 않고 게임 재시작을 강요하지 않는 루카스아츠의 개발 철학이 담긴 어드벤처게임 <룸>(LOOM, 1990년).

 

루카스아츠는 모회사 루카스필름의 대표작 <스타워즈>를 이용한 게임도 활발하게 선보였다.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엑스윙>(X-Wing)을 시작으로 CD-ROM 시대를 연 대표적인 게임 <스타워즈: 저항군의 반격>(Rebel Assault)이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도 <제다이 나이트> <구공화국의 기사단> <배틀프론트> 등 루카스아츠의 <스타워즈> 게임 시리즈는 계속 이어졌다. 그중에는 최초의 <스타워즈> MMORPG <스타워즈 갤럭시>도 있었다. 루카스아츠가 게임업체로 퍼블리싱한 마지막 게임은 1년 전에 나왔던 <키넥트 스타워즈>다.

 

1993년에 나왔던 <스타워즈: 엑스윙>(왼쪽)과 <스타워즈: 저항군의 반격>.

 

1990년 <원숭이 섬의 비밀>(왼쪽)과 1993년 <텐타클 최후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