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북미서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돈 복사 버그’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버그는 ‘확장팩 전 마지막 대규모 패치’라는 <WOW> 2.01 패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내일로 예정된(12월 14일) 국내서버의 2.01패치 작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전장 서버의 이상현상을 악용한 골드복사 버그
북미 게임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번 버그는 북미 서버에 2.01 패치가 적용된 지난 12월 7일 직후에 발견됐다. 이번 버그는 유저가 사전에 독과 같은 ‘DOT 대미지’(지속 대미지)를 받은 상태로 사망 직전에 전장에 입장하면 발생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유저는 로딩 도중 죽어야 정상이지만, 이번 패치 직후에는 전장 서버가 이를 인식하지 못해 멀쩡하게 ‘죽은 캐릭터’가 전장 속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것. 이 상태에서 갖고 있는 돈을 다른 게이머에게 건넨 후, 접속을 끊고 5분 후 다시 접속하면 전장 입장 전의 ‘돈을 모두 갖고 있는’ 죽은 캐릭터로 접속이 됐다고 한다.
다행히 버그가 알려진 직후 바로 블리자드가 조치를 해 골드 복사가 막히긴 했지만, 이미 상당히 많은 양의 돈이 복사된 후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복사 버그, 국내에서 재현될 일 없을 것
그렇다면 14일 2.01 패치가 적용될 한국 서버에서도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블리자드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돈 복사 버그는 북미에서도 이미 완전히 끝난 사태로, 국내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에 적용되는 2.01 패치는 해당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버전이기 때문에 북미처럼 돈 복사 버그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에 버그가 발생하면 게이머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든 버그를 사용하는 것은 중대한 게임 속 범죄다. 최악의 경우 계정 정지까지 당할 수 있으니 절대로 버그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거액의 돈을 건네줘도 절대로 받지 말아라. 물론 단순히 받기만 한 것이라면 향후 구제될 수 있지만, 일단 조사대상이 되기에 귀찮은 일을 겪을 수 있다”며 게이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북미 게임관련 커뮤니티의 유저들에 따르면 <WOW> ‘만노로스 서버’ 같은 경우는 이번 버그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으며, 최소 800명 이상의 유저들이 계정 블록조치를 당했다고 한다.
이번 돈 복사 버그와 관련해서 북미 게임포럼에 올라온 스크린샷들. 참고로 20만 골드는 정상적으로 <WOW>를 즐기는 게이머에게 있어선 평생 게임을 해도 만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의 엄청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