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탐방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모바일게임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쾌걸삼국지>로 이름을 알린 엔틱게임월드입니다. 그동안 <바로크온라인> <쾌걸삼국지> 등 웹게임 분야에서 활동해 왔는데요, 지난 4월 <마카환상>을 시작으로 14일 발매된 <오즈더러시>까지 점차 모바일로 영역을 넓히고 있죠. 먼저 따끈따끈한 신작 <오즈더러시>의 플레이 영상부터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오즈의 마법사 느낌 그대로, <오즈더러시>
지난 14일 출시된 <오즈더러시 for Kakao>는 엔틱게임월드의 자회사 엔토모(N.TOMO)의 첫 모바일게임입니다. 게임명처럼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소재로 한 런게임인데요, 플레이 방식은 간단합니다. 유저는 도로시, 혹은 그의 친구들을 조종해 장애물과 마녀를 헤치고 노란 벽돌길을 따라 달려야 합니다. 장애물 격파와 비행 기능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맵을 활용할 수 있고요.
개발진이 내세우는 <오즈더러시>의 특징은 빠른 속도감과 통쾌한 액션입니다. 점점 빨라지는 캐릭터의 속도, 그리고 마녀나 까마귀와 같은 장애물을 부술 때의 연출을 강조했죠.
이러한 특징은 비행과 장애물 격파가 만드는 능동적인 맵 활용과 결합돼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히 라인을 따라가는 런게임보다는,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장애물을 부수고 극복하는 스피디한 액션성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오즈더러시>라는 제목처럼 원작 <오즈의 마법사>의 소재가 곳곳에 쓰인 것도 눈에 띕니다. 게임 속에서 캐릭터들이 달리는 노란 벽돌길은 원작에서 도로시에게 주어진 힌트였죠. 캐릭터의 비행기능도 1939년 만들어진 <오즈의 마법사> 영화 OST ‘Over The Rainbow’의 가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네요.
■ 전략과 커뮤니티성이 무기, 정통 CCG <마카환상>
지난 4월 티스토어에 첫선을 보였던 CCG(컬렉터블 카드 게임) <마카환상>은 15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웹게임만 서비스하던 엔틱게임월드가 처음으로 퍼블리싱했던 모바일게임이죠.
<마카환상>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카드배틀게임과는 추구하는 바가 조금 다릅니다. 미려한 일러스트와 적당히 가벼운(?) 게임성은 다른 모바일 카드배틀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카드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각기 다른 스킬과, 카드 배치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전략성은 기존의 카드배틀보다는 전통적인 TCG를 연상시키죠.
전투 자체는 카드만 올리면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간단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어떤 카드를 언제 올리느냐에 따라 전투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각 카드가 가진 능력치만이 아니라, 카드에 붙은 두세 가지의 스킬 때문이죠. 어떤 스킬은 위급한 아군을 치료하기도 하고, 어떤 스킬은 생명력이 가장 적은 적을 저격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똑같은 패를 갖고 있다고 해도 어떤 순서로 카드를 올리는가에 따라 전황이 달라집니다.
<마카환상>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출시와 함께 ‘군단’(일종의 길드) 시스템을 추가하고, 이어서 땅따먹기 형식의 길드대전 ‘군단전’을 업데이트해 유저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입니다.
■ “캐주얼과 미드코어 쌍두마차로 나간다”
다음은 <오즈더러시>를 개발한 엔토모의 정민섭 대표이사와 <마카환상>의 퍼블리싱을 담당한 엔틱게임월드 심경섭 PM과의 일문일답입니다.
TIG> 그동안 엔틱게임월드의 주요 사업은 웹게임 퍼블리싱이었다. 모바일게임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심경섭: 살아남기 위해서랄까?(웃음) 웹게임의 장점은 어렵지 않은 게임성과 클라이언트 설치 없이 즐길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이다. 이러한 웹게임의 특징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특징과 많은 부분이 겹친다. 모바일게임은 PC온라인게임에 비해 가벼운 게임성을 자랑하고, 프로그램 용량도 적어 빠르게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때문에 이전부터 모바일게임 사업 진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TIG> 엔틱게임월드에서 처음 서비스한 <마카환상>은 PvP 카드배틀을 표방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카드를 소재로 한 게임은 시장 자체도 작았을 뿐더러, 최근 <밀리언아서>나 <데빌메이커> 등에 대부분의 사용자가 흡수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심경섭: 말한 것처럼 한국에서 카드게임은 소수 장르다. 하지만 지난해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나 <밀리언아서> 등의 흥행으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이러던 중 고려했던 것은 기존의 카드배틀게임과의 차별성이다.
기존의 카드배틀게임은 전투에 있어 유저의 전략보다 카드의 강함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했다. 하지만 마침 발견하게 된 <마카환상>은 전투에 있어 유저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임이었다. 그러면서도 초기 접근성이 좋아 국내시장에서도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부디 <마카환상>을 통해 국내 전략 CCG가 주류 장르로 부상하길 바란다.
TIG> <오즈더러시>를 개발한 엔토모는 PC용 MMORPG를 만들던 개발자들이 모인 회사다. 아무래도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문법 자체가 다른데 개발 중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정민섭: 개발진의 연차가 있다 보니 다들 쉽게 적응하더라. 캐주얼게임이나 피처폰게임 개발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다들 다뤄본 장르도 많고 엔진도 많아서, 오히려 처음에 어떤 게임을 개발해야 할지 정하는 게 더 큰 일이었다.(웃음)
오히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더 힘들었다. PC와 모바일은 기기의 환경도 다르고, 유저들에게 주는 게임 경험도 다르다. 또한 PC와 달리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진 모바일에서 어떻게 온전한 재미를 전달할지가 걱정이었다. 이런 고민의 결실이 앞으로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TIG> 두 게임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나왔다. 이전에 비해 이용자가 몰릴 텐데 라이브 서비스의 걱정은 없는지 궁금하다. 온라인이나 웹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 사용자들은 피드백이 빠르기로 유명하지 않나.
정민섭: 사실 계속 온라인게임만 개발하다 이번에 모바일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속도였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에 비해 체감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것 같다. 3년 이상은 예사인 개발기간도 3개월 안에 끊었고, 접속자 체크도 온라인은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였다면 모바일에선 10분, 1시간, 3시간 단위다. 그만큼 유저들의 피드백도 빠르니 방망이 깎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겠더라. 그래도 그동안 <마카환상>을 잘 운영해왔던 만큼, 운영팀에서 잘 해주리라 믿고 있다.
심경섭: 운영팀 모두 만만치 않은 경험을 자랑하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 더군다나 엔토모 개발진 모두 경력이 많고 꼼꼼하기 때문에 오픈 초기 이슈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모바일게임 운영은 초기 버그만 잘 잡아도 반 이상은 성공이다. 론칭 초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버그 만큼 운영에 위협을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처럼 잠깐 서버를 닫고 패치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 이러면 서로에게 폭탄을 돌리는 격인가?(웃음)
TIG> 그러고 보니 캐주얼게임과 미드코어 게임이 잇따라 나온다. 내부에서 자존심 싸움 같은 것은 없나?
정민섭: 다들 한 공간에서 일하는 만큼 오히려 서로 잘되길 바라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스타트업이나 다를 바 없는데, 벌써부터 자존심 싸움이라니, 너무 배부른 걱정이다.(웃음)
심경섭: 모바일게임 뿐만 아니라 기존 웹게임에서도 스타트업과 다를 바 없다.(웃음) 부디 <마카환상>과 <오즈더러시>가 성공해 앞으로 보다 양질의 게임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TIG> 앞으로 엔틱게임월드의 모바일게임 사업 방향성은 어떻게 되는가?
심경섭: 웹게임 분야에서는 그동안 적지 않은 게임을 퍼블리싱해 왔지만, 모바일게임 쪽에서는 초짜나 다름없다. 현재로선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기반을 마련하고 나면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자금이나 시장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사를 돕고 싶다. 게이머로서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웃음)
정민섭: 게이머 뿐만 아니라 개발자도 그런 생각을 한다. <오즈더러시>가 성공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겠지만, 앞으로 나올 게임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인 게임이길 바란다. 매년 해외에서 올해의 게임에 선정된 인디게임을 보면서 부러움이 컸다. 물론 지금은 상업게임 개발사의 대표로서 그러한 것을 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만약 <오즈더러시>가 대박이 나서 여유가 생긴다면, 그런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