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 원천봉쇄된다

   고등학생 A군은 시험이 끝난 저녁에 집에서 18세 이용가 FPS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를 켜고 게임을 실행시켰다. 하지만 모니터 화면에는 "부모통제기능에 의해 이용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라는 문구만 반짝이며 게임이 실행되지 않았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이 소프트웨어적으로 원천 차단될 전망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2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가진 출범 50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OS ‘윈도 비스타’에 포함된 ‘부모통제기능’를 적극 활용해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의 문단속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부모통제기능’은 윈도 비스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것으로 부모가 직접 자녀의 인터넷 서핑을 모니터링 할 수 있고, 나아가 방문 사이트 및 컴퓨터 접속시간까지 통제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이다. 

또 ‘부모통제기능’은 컴퓨터에 설치된 게임의 이용등급, 제작사 등 세부 정보 데이터를 표시해주는 ‘게임 익스플로러’와 연동돼 부모가 아이의 게임실행 허락 여부까지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PC 패키지게임과 온라인게임에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쉽게 말해 부모가 시스템을 ‘15세 이하’로 설정했을 경우 자녀는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을 컴퓨터에 설치해도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효과적인 부모통제기능의 활용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에서는 게임심의 기준인 ESRB 등급도 도입했다. 하지만 국내는 ‘윈도 비스타’의 출시가 임박해 왔음에도 아직까지 마이크로소프트와 게임물등급위원회 간의 협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위 김기만 위원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수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게임위가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위 황인선 사무국장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최종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PC방에 대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고 먼저 가정 내에서 사용되는 게임부터 효과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비스타에서는 ESRB 등급이 도입돼 부모가 자녀의 게임플레이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 PC, 온라인 외에 비디오게임에도 적용될 예정

‘부모통제기능’과 관련된 시스템은 비디오게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게임위는 향후 비디오게임 타이틀 디스크에도 등급인증 시스템을 삽입해서 게임기에서 '부모통제기능'을 설정해 놓은 기준에 따라 타이틀 구동이 제한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미 차세대 게임기인 Xbox360, PS3, Wii에는 부모가 자녀의 게임이용을 등급에 따라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게임 타이틀에 해당 기능에 반응할 수 있는 등급정보를 삽입해서 기능만 설정하면 그에 따라 이용이 제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황인선 사무국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 기능에 대한 협약을 맺고 관련 인증체계를 도입할 것이며 앞으로 Xbox360, Wii, PS3 등 차세대 게임기에도 적용시킬 계획이다. 등급분류 후 게임 디스크에 추가될 인증패치를 통해 비디오게임에서도 등급분류에 대한 사후관리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디오게임의 경우는 가정에서 직접 부모가 '통제기능'을 설정해야만 기능이 작동되기 때문에 자율성에 맡겨야만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자녀가 직접 게임기를 구입하고 자신의 방에서 즐길 경우, 부모가 게임기의 통제기능에 대해 모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등급분류 사후관리에 대한 게임위의 노력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