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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AAA급 게임 개발비, 구조적 붕괴로 이어졌다”

전 트라이온 월드의 CCO, 위기에 대한 원인 제시

전승목(아퀼리페르) 2013-05-27 18:33:10

“<리프트>의 개발사 트라이온 월드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늘어나는 트리플 A급 게임 개발 비용 때문입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전(前) 트라이온 월드의 스튜디오 GM이자 CCO였던 스콧 하츠먼은 외신 ‘매시블리’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이온 월드의 현황을 진단했다.

 

트라이온 월드는 MMORPG <리프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주로 추진하는 게임업체로, 최근 월정액 방식으로 서비스하던 <리프트>의 부분유료 전환과 회사 구조조정을 선언하며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콧 하츠먼은 트라이온 월드의 위기를 ‘게임 개발 비용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찾고 있다. 현재 게임산업은 좋은 게임들로 꽉 차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개발사는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구현하는 데 몰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많은 개발 비용이 필요한 트리플 A급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게 된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문제는 트리플 A급 프로젝트의 규모가 점점 커진다는 데 있다.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개발 비용이 늘어나면 개발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스콧 하츠먼은 일련의 상황을 “구조적인 붕괴”라고 지적하며 현재 트라이온 월드가 맞이한 상황을 진단했다.

 

전 트라이온 월드의 CCO 스콧 하츠먼.

 

지금까지 트라이온 월드가 개발한 트리플 A급 게임은 막대한 개발 비용을 기록했다. MMORPG <리프트>에는 5년 동안 550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미국 TV 시리즈와 연계한 온라인게임 <디파이언스>는 드라마 제작과 게임 개발을 합해 최소 1억 달러(약 1,120억 원)의 비용을 소모했다.

 

트라이온 월드는 지난해 12월에 <리프트> 개발팀의 1/3을 해고했다. 이로 인해 개발자,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 40명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지난 17일에는 <리프트>와 <디파이언스> 개발팀 모두 구조조정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다. 트라이온 월드의 한 관계자가 “회사 전체 인원 중 70%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고 100여 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밝힐 정도로 규모가 큰 조치다.

 

스콧 하츠먼은 트라이온 월드처럼 되지 않으려면 트리플 A급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을 예로 들면서 “최근 크게 성공한 게임들은 트리플 A급 프로젝트를 추진해야만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있다. 이러한 게임들의 성공 사례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