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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2006년 최고의 허풍 TOP10 발표

태무 2006-12-29 17:13:43

세계적인 IT 전문지 와이어드(Wired)는 ‘2006년 최악의 베이퍼웨어 10선’을 발표했다.

 

'베이퍼웨어'(Vaporware)란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요란하게 홍보전만 벌여놓고 정작 출시일은 지속적으로 연기되어 ‘증발’하거나, 혹은 출시되더라도 그 성능이 매우 떨어지는 제품들을 뜻한다. (증기, 증발 등을 뜻하는 'vapor'는 은유적으로 허풍을 가리키기도 한다.)

 

(베이퍼웨어에 대한 설명과 작년 수상작을 보려면 클릭)

 

올해의 베이퍼웨어 시상식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등장했다. 윈도우 비스타, PS3 등 단골손님들이 2006년 드디어 출시되면서 선정기준에서 벗어났기 때문. 게다가 이들 상품들은 가격이 비싸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아직 베이퍼웨어에 선정될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처럼 개발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플랫폼을 바꾸면서, 지긋지긋한 베이퍼웨어 시상식에서 탈출한 경우도 있다.

 

아래는 와이어드가 선정한 2006년 최악의 베이퍼웨어 10선.


 

1. 듀크뉴켐 포에버 Duke Nukem Forever

 

이제 3일만 지나면 이 게임이 발표된지 10년째가 된다. 전설의 베이퍼웨어인 <듀크뉴켐 포에버>는, 9년동안 진행된 와이어드의 베이퍼웨어 시상식에서 무려 6번이나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와이어드 편집진은 <듀크뉴켐 포에버>가 또 다시 1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지겨워 개발사인 3D렐름즈에 정중히 개발 업데이트 소식을 요청했다고 한다.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Prey>(이 개발사가 2006년 출시한 또 다른 FPS)의 무시무시한 성공 덕분에, 우리는 <듀크뉴켐 포에버>를 개발하는데 또 다른 5년을 투자하고 있다.” 

                                                                                         - 3D렐름즈 CEO 스캇 밀러

 

 

 

2. 티보투고 포 맥 TiVoToGo for Mac

 

컴퓨터나 모바일 장치에서 원하는 ‘TV 프로그램’을 언제든 감상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TiVoToGo>에 열광하라!  아… 혹시 당신 맥킨토시 유저인가? 그럼 신경 꺼라.

 

… 여기는 한국이지. 우리도 신경 끄자.

 

 

3. 스카이프 포 심비안 Skype for Symbian

 

심비안 OS를 탑재한 단말기에서 인터넷폰을 이용할 수 있는 ‘스카이프 포 심비안’ 기술은 2004년 처음 발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의 단말기에서 VOIP(인터넷폰)와 스카이프 아웃(인터넷폰 중 하나인 스카이프에서 일반전화로 발신할 수 있는 서비스)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월 개발자의 블로그에서 공개된 스크린샷은 이 소프트웨어가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이로 인해 노키아 N80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키아 N80은 여전히 잘 안 터진다.

 

 

 

4. 스포어 SPORE

 

게임계의 마이더스, 윌 라이트의 차기작인 <스포어>는 2005년 E3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사실 당시에 보여준 것만으로도 수많은 게이머와 개발자들의 혼을 쏙 빼놨을 정도로 훌륭했다.

 

하지만 2006년 발매라는 약속이 틀어진 이후, 현재는 2007년 하반기로 출시 스케줄이 미뤄져 있다.

 

윌 라이트, 그 정도로만 나와도 팔린다니까요!?

 

 

 

5. SED 텔레비전 SED Televisions

 

원문에 전문용어들이 잔뜩 써있어 무식한 태무로서는 옮길 방법이 없다. 할 수 없이 원문의 무식한 표현만 빌려본다.

 

“이 빌어먹을 XXX들은 2006년말 출시라는 약속을 지켰어야 했다. 이놈들 때문에 나는 1080p LCD TV를 포기하고 아직도 거지같은 28인치 4:3 CRT를 끌어안고 있다.”

 

 

6. 에어버스 A380 Airbus A380

 

프랑스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차세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은 ‘슈퍼점보’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하다. 신형 콰드 엔진을 탑재한 이 비행기는 기본적으로 555명을 수용하고 8,000마일을 항해할 수 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이코노미 클래스로 탑승한다면 850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비행기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2006년 12월에야 운항허가서를 받을 수 있었으며, 때문에 2006년 초로 약속되어 있던 첫 납품은 점점 지연되고 있다(해약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만개에 달하는 배선문제로 인해, 실제로 A380이 여행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것은 2007년 10월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어디서 많이 본 흐름 같지 않은가? 내년의 베이퍼웨어 10선에서도 이 비행기를 볼 수 있다는데 500원 걸겠다.

 

 

7. 그란투리스모 4 모바일 Gran Turismo 4 Mobile

 

와이어드의 크리스 콜러는 분통을 터뜨렸다.

 

“베이퍼웨어라는 이름으로도 모자란다. 이 게임은 첫 PSP 타이틀이었고, 2004년 E3에서 최고의 PSP 게임으로 인식됐었다. 그들은 마치 금방이라도 출시할 것처럼 패키지 디자인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들은 실제 판매될 게임과는 아무 상관없는 모형이었을 뿐이었다.”

 

 

 

8. 아이팟 킬러 The "IPod Killer"

 

새로운 포터블 오디오 기기를 출시하는 모든 회사들은 “이것은 아이팟의 지배시대를 끝장낼 수 있는 아이팟 킬러다!”고 홍보해왔다.

 

그 역겨운 디자인과 거지 같은 인터페이스로? 아이튠 비슷한 성능도 못 내면서?

 

사람들이 아이팟을 즐기는 동안 ‘아이팟 킬러’들은 그저 상점의 선반에서 눈총만 받고 있다.

 

 

9. 스토커: 섀도우 오브 체르노빌 Stalker: Shadow of Chernobyl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태무가 처음 이 게임의 프리뷰를 쓴 것이 2002년이었고, 첫 문장은 ‘우크라이나는 미녀와 양배추 수프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였다.

 

우크라이나의 개발사 GSC Game World가 2001년에 발표한 <스토커>는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게임이었다. 체르노빌 원전의 두 번째 폭발사고로 인해 주변의 식물과 동물들이 돌연변이가 되고, 플레이어는 이런 돌연변이들을 수집해 암시장에 내다파는 스케빈저 역할을 맡게 된다.

 

당초 2003년 윈도우 기반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던 이 게임은 차츰 연기되더니, 현재까지도 정확한 발매일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독일게임쇼에서 플레이어블 버전이 선보여 출시가 임박한 듯 했지만 결국 2007년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이 게임으로 인해 태무는 THQ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스토커>의 전세계 퍼블리셔인 THQ는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은 이 게임을 무려 7년 동안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10. 옵티머스-103 키보드 Optimus-103 Keyboard

 

각 키마다 아주 작은 디스플레이 스크린(OLED)을 가진 <옵티머스-103 키보드>는 2006년 발매라는 약속을 깨끗이 어겨줬다. 뿐만 아니라 모든 OLED가 컬러에서 흑백으로 바뀌고, OLED의 크기가 버튼의 절반으로 줄었으며, 가격은 1,200$로 뛰었다.

 

옵티머스의 개발사인 아트 레베데브 스튜디오는 2007년에 <OS-Independent Keyboard>와 터치 센서티브 장치인 <Upravlator>를 발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와이어드는 내년 베이퍼웨어 시상식에서 아트 레베데브 스튜디오를 위해 2개의 자리를 예약해놓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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