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으로 도피 중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아주부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주부는 지난해 국내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하고, 현재 국내에서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의 미디어 그룹이다.
■ 아주부 해외상표권 등록권자는 김 씨의 유령회사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지난 6일 지명수배 중인 김석기 씨가 해외에 설립한 유령회사를 통해 국내에서 게임사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2002년 골드뱅크 주가조작 사건으로 지명수배 중인 인물이다.
이번 의혹은 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서류 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 ‘SYSK 리미티드’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SYSK 리미티드의 유일한 주주는 김 씨의 아내 윤석화 씨와 그의 아들 김모 군이 실소유주로 되어 있는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다. SYSK 리미티드는 김 씨가 홍콩에 세운 회사 ‘킴바코’가 관리하고 있는 회사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중 SYSK 리미티드가 존재한다.(출처: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취재 결과, SYSK 리미티드가 아주부의 ‘해외상표권 등록권자’라고 보도했다. 김 씨는 아주부의 모회사인 사핀다 그룹의 고문으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김 씨는 지난 5월 29일 사핀다 그룹의 고문 등록과 관련해 뉴스타파에 “사핀다 그룹에 어떤 투자도 하지 않았고, 단 하나의 지분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사업적인 조언을 할뿐이다”며 해명했지만, 이번에 SYSK 리미티드라는 회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김 씨와 사핀다 그룹을 둘러싼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주부의 해외상표권 등록권자는 SYSK 리미티드.
■ RNTS 미디어 NV도 김 씨의 지배회사
뉴스타파는 이외에도 국내에서 활동 중인 게임업체 ‘RNTS 미디어 NV’(이하 RNTS)도 김석기 씨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타파가 제시한 근거는 RNTS의 지분구조다. 김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로 추정되는 SYSK 리미티드와 김 씨가 고문으로 있는 사핀다 홀딩스(사핀다 그룹의 자회사)는 현재 RNTS의 지분을 각각 33.5%와 25% 보유하고 있다.
RNTS는 현재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활동 중이다. RNTS 한국법인은 “김 씨는 사업 초기에 조언만 해줬을 뿐, 경영참여나 지분보유 등의 관계는 없는 상태다”며 김 씨와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RNTS 한국법인을 고소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는 이러한 해명을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3월 RNTS 한국법인을 사기혐의로 고소한 ‘우누스’라는 개발사는 김 씨가 참여했던 국제전화 회의록을 뉴스타파에 공개했다. 우누스에 따르면, RNTS 한국법인의 대표와 임원은 각종 현안을 김 씨에게 보고했으며, 회의 또한 김 씨가 주도했다. 우누스는 이를 근거로 김 씨가 RNTS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