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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탕’을 노리는 주인공 3인, 메인 테마는 ‘돈’ GTA5

한국 미디어 시연회 개최, 높아진 자유도와 커진 스케일

남혁우(석모도) 2013-08-21 15:01:02
지난 20일 2K 게임스가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GTA 5> 데모 시연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직접적인 플레이 체험이 아닌, <GTA 5>를 개발한 락스타 관계자가 직접 게임을 시연하며 변화와 특징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데모는 이번 5편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따로 만들어진 것으로, 세 주인공의 개별적인 모습과 간단한 협력 플레이를 담고 있었다.


■ 스카이다이빙부터 골프까지, 무엇이든 한다

한 명의 주인공만 등장했었던 전작들과 달리 <GTA 5>에는 세 명의 범죄자가 나온다. 길거리 깡패인 프랭클린은 한탕 제대로 해 돈을 벌려 하고, 성공한 범죄자인 마이클은 은퇴 후의 지루한 생활에 질려 화려했던 과거 시절을 꿈꾼다. 전직 공군인 트레버는 마약에 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건수만 노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 명의 캐릭터는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바꿔가며 <GTA 5>를 플레이할 수 있다.


개발자 시연은 프랭클린이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면서 시작됐다. 시원하게 땅으로 떨어지는 동안 화면에는 거대한 맵이 광활하게 펼쳐졌다.

인터페이스(UI)는 전작처럼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기존에 원형으로 표시되던 미니맵이 사각형으로 바뀌어 화면 왼쪽 아래에 있으며 지형의 높낮이가 표시된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동안에도 캐릭터의 높이가 표시된다. 체력(HP) 게이지는 기존에 미니맵을 둘러싸고 있던 방식에서 미니맵 아래에 표시되는 방식으로 달라졌다.

<GTA 5>는 <레드 데드 리뎀션>의 3.5배에 달하는 거대한 맵을 자랑한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바닷속까지 포함하면 5배가 넘는다. 또한, 미션 수행 정도에 따라 갈 수 있었던 범위가 정해져 있었고 이를 넘어가면 경찰들이 추격하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엔 처음부터 맵의 모든 곳에 갈 수 있다.


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도시 로스 산토스와 교외의 블레인 카운티 두 지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산, 강, 호수, 군부대, 해변, 바다, 농지, 사막, 도시 등 다양한 지형이 존재한다. 산이나 강 등 교외 지역에는 야생동물이 있으며 실시간으로 시간이 변화하며 지역에 따라 날씨가 달라지기도 한다.

무대가 넓어진 만큼 BMX, 산악자전거, 비포장용 바이크, 자동차, 트럭, 헬리콥터, 비행기, ATV, 제트 스키 등 다양한 탈것이 준비돼 있다. 요가, 철인3종경기, 제트스키, 낙하, 테니스, 골프 등 유저가 미션 외에 즐길 수 있는 것도 늘어났다. 실제 생활이 거의 그대로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 하늘과 땅에 이어 바다도 탐험한다

프랭클린에서 트레버로 캐릭터를 전환하면 한적한 해안에서 흰 삼각 팬티만 입은 채 가슴에 피가 묻은 트레버가 깨어난다. 그 주변에는 <GTA 4> 확장팩인 <로스트앤뎀드>에 등장한 폭주족 ‘로스트’의 멤버들이 쓰러져 있다.

이전에 공개된 <GTA 5>의 일러스트에도 <GTA 바이스 시티>에 등장한 스코틀랜드 헤비메탈 밴드 ‘러브피스트’의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은 여성이 체포되는 이미지가 있다. 아주 긴밀하진 않지만 지난 시리즈와의 연계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헤비메탈 밴드 ‘러브피스트’의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은 여성이 체포되는 <GTA 5> 이미지.

해안에 정박해 있던 보트를 타면 월등하게 빨라진 속도를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트에 스쿠버 장비가 있으면 바다에 뛰어들어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바닷속에는 각종 물고기와 침몰한 배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캐릭터를 잡아먹으려 하는 상어 등 물속에도 위험이 존재한다. 물론 칼로 상어와 맞서 싸우는 것도 가능하다.

<GTA 5>는 색감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밝아졌으며 모션도 자연스러워졌다. 물 표현 역시 전작보다 사실적으로 변했다. 카 라디오를 통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던 전작들과 달리 배경음악도 추가되는 등 세세한 부분의 발전이 눈에 띈다.



■ 세 명의 주인공, 자유로운 캐릭터 전환

<GTA 5>에서 세 주인공 사이의 전환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플레이하지 않는 다른 두 주인공들은 자유롭게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만약 유저가 트레버로 플레이하면서 바닷속에서 상어 떼에게 둘러싸일 수 있다. 그때 프랭클린으로 전환해서 다른 일을 한다면 그 사이 트레버는 알아서 상어를 피해 바다에서 빠져 나와 누군가의 차를 빼앗아 로스 산토스로 이동하기도 한다.

경찰에게 쫓기는 상황에서도 캐릭터 전환이 가능하다.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캐릭터가 경찰의 눈을 피해 잘 도주할지 아니면 그대로 잡힐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세 명의 캐릭터는 각각 고유의 능력치를 갖고 있으며, 미션을 수행하거나 다른 활동을 통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단, 능력치는 유저가 직접 해당 캐릭터를 플레이할 때만 오르기 때문에 하나의 캐릭터만 집중적으로 플레이하면 다른 캐릭터는 전혀 성장하지 않게 된다.

세 캐릭터는 각자 전문적인 특수 능력이 있다. 사격 전문가인 마이클은 총격전 중 시간을 느리게 할 수 있으며, 차를 사랑하는 프랭클린은 운전 중 시간을 느리게 하거나 밀집된 차량 사이에서 고속으로 운전할 수 있다. 약에 빠져 있는 트레버는 전투 중 상대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고유한 근접 공격을 갖고 있다.




■ <GTA 5>의 메인 테마는 ‘돈’

개발자 시연은 대도시 로스 산토스에 있는 마이클로 넘어가면서 간단한 미션을 보여줬다. 이번 미션은 밤 늦게까지 밖에서 놀던 연예인이 파파라치에게 들키지 않게 집으로 데려다달라는 요청이다. 이 연예인은 최근에 살이 쪄서 사진을 찍히고 싶지 않아 한다. 거침없이 달려드는 파파라치를 따돌리고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면 미션이 끝난다.

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 넘어온 이민자의 이야기를 그렸던 <GTA 4>에 이어 <GTA 5>의 테마는 ‘돈’이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회를 그리면서 빈부격차에서 오는 혼란, 또 돈이 너무 없거나 반대로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GTA 5>의 로고에 새겨진 로마자 V(5)도 미국 5달러짜리 화폐에서 따왔다.


너무 없어서 문제고, 거꾸로 너무 많아도 문제인 없어도 문제고, 있어도 문제인 ‘돈’이 테마다.

게임 속의 로스 산토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본뜬 만큼 실제로 그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다룬다. 로스 산토스에는 아이돌 스타, 한물간 유명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며 화려한 외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은 어떻게든 남들보다 성공하고 큰돈을 벌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며 수많은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돈이 테마인 만큼 유저는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은행을 털거나, 파파라치처럼 연예인 사진을 찍어 팔거나, 마약을 거래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부동산을 사고팔거나 주식 거래로 돈을 벌 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다. 유저는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거나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다. NPC도 전작에선 범죄현장을 보고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부터 먼저 찍는 등 실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파파라치를 피해 달리는 미션에서는 발전된 드라이빙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너링에서 커브가 잘 안되고 조금만 충돌해도 붕붕 떠서 달리는 느낌이 어색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코너링이 가능하고 자동차는 바닥에 착 깔리듯이 도로를 달린다. 물에 살짝 젖은 듯한 포장된 도로는 거리의 네온사인을 반사하며 반짝인다. 파파라치를 피해 빠르게 달릴 때는 ‘레이싱게임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GTA 5> 게임 플레이의 핵심, 협동 미션

주인공 3명과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끝난 후 본격적인 협동 미션 시연이 이어졌다. 협동 미션은 2명 또는 3명이 모여서 진행하며, 심부름 등 간단한 미션부터 시작하는 전작들과 달리 처음부터 대규모 미션이 주어진다.

<GTA 5>의 미션은 개인 미션, 블리츠 플레이 그리고 습격으로 이뤄져 있다. 개인 미션은 앞서 설명한 파파라치 따돌리기 등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개인적인 것들이다. 블리츠는 마이클의 계획에 맞춰 3명이 협동하는 방식이다.

습격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스포츠카를 대량으로 훔치는 등 거대한 가장 큰 규모의 임무다. 유저는 습격에 앞서 알맞은 무기, 이동수단, 장비를 확보하는 등 계획을 수립하고 은밀하게 침투할지 화끈하게 정면으로 쳐들어갈지 등 공격 방식을 정해야 한다.



이 거대한 미션은 주인공 3명만으론 불가능하기 때문에 운전사, 용병, 기술자 등 조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습격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처럼 이어져 나가며 메인 스토리와 많은 연관을 맺게 된다.

이번 시연에서는 락스타는 습격은 공개하지 않고 블리츠만 선보였다. 개발자가 선보인 블리츠 플레이는 3명이 현금수송차량을 훔치는 내용이었다. 트레버는 현금수송차량과 경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마이클은 쓰레기 차량으로 길을 막는다. 프랭클린은 견인차로 현금수송차량을 들이받아 쓰러트린 후 현금을 확보한다. 이후 일당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피해 미리 숨겨 놓은 도주용 차량으로 도망치면 미션이 완료된다.



미션이 진행되는 이 과정에서도 캐릭터 전환이 이뤄지는데 이는 일반생활을 할 때와 방식이 조금 다르다. 미션이 아닐 때는 자유로운 캐릭터 전환이 가능했지만, 미션 도중 컷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간은 자동으로 캐릭터가 바뀌면서 게임이 흘러간다.

이번에 개발자가 보여준 현금수송차량 탈취 미션에서는 수송차량의 위치를 파악한 후 차량을 탈취할 때까지는 자동으로 캐릭터가 전환됐다. 이후 경찰이 주인공 일당을 포위하고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자 다시 자유롭게 캐릭터를 바꿀 수 있게 됐다.

전투 중에는 다른 캐릭터로 바꾸지 않고 하나의 캐릭터로만 플레이할 수도 있다. 다만 플레이하지 않는 캐릭터가 위험에 처하고 그 캐릭터가 사망하면 미션이 실패하게 되므로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바꿔가며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전투 방식은 전작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엄폐물 뒤에 숨어 적에게 총을 쏘면 된다. 전작처럼 팔만 내놓고 사격이 가능하며 엄폐물로 숨을 때 몸을 구르는 등 사실적인 동작이 늘어났다. 원 안에 점으로 표시되던 조준점은 X 표시로 바뀌었는데, 총격전의 동작과 소리가 한층 사실적으로 업그레이드돼 전투의 느낌 자체는 상당히 좋아졌다.



■ <GTA 5>와는 다른 게임인 <GTA  온라인>

<GTA 5>는 싱글플레이 미션 외에 최대 16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전용 온라인게임 <GTA 온라인>을 선보인다. <GTA 온라인>에서 유저는 3명의 주인공이 아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하게 된다. 로스 산토스를 돌아다니며 홀로, 또는 친구들과 함께 돈을 벌고 협동하며, 함께 작전을 짜고 은행을 터는 등 습격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다. 

<GTA 온라인>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유저들끼리 경주를 벌일 레이싱 트랙이나 데스매치 맵을 만들 수 있고, 대규모 습격 미션도 만들어 온라인 상의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GTA 5>는 오는 9월 17일 미국과 유럽에서 Xbox360과 PS3로 발매되며, 국내에서도 같은 날 자막 한글판이 출시된다. <GTA 온라인>은 오는 10월 1일 론칭되며, 9월 17일 출시되는 <GTA 5>를 사면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