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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마트탐방] 친구의 타워를 침공하라! 타워오브오딘

퍼니비소프트, “우리의 게임을 콘솔로 즐기는 그 날을 위해”

송예원(꼼신) 2013-09-02 11:58:39

[스마트탐방은?] 최근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가 늘어나고 있는데요디스이즈게임은 스마트게임 개발사를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개발사는 최근 구글 플레이 스토어 4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디펜스게임 <타워오브오딘>을 개발한 퍼니비소프트입니다. 생소한 이름 때문에 소규모 개발사가 아닌가 싶었지만, 콘솔게임과 PC온라인게임 만들었던 경력자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꼭꼭 숨어서개발했다는 퍼니비소프트의 야심작 <타워오브오딘>의 플레이 영상부터 보시죠/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친구의 타워를 침공하라! 디펜스 게임 <타워오브오딘>


모바일 디펜스게임 <타워오브오딘> 플레이 영상


동영상 로딩중...


<타워오브오딘>수호나무’ 지하에 보석을 숨겨 두고 보호하기 위해 위로 건물을 세워 적들을 막아내는 디펜스게임입니다. 적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휴대폰을 가로 방향으로 놓고 플레이하는 기존의 디펜스게임과는 달리, 세로로 두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각 층을 지키기 위해서는 영웅과 방어 무기인 기어를 배치해야 합니다. 뽑기(가챠)로 얻을 수 있는 영웅은 공격형, 방어형, 그리고 다른 영웅을 도와주는 지원형 등 저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인간, 반신, , 요정, 골렘 등 종류도 다양하고 등급도 있기 때문에 종류만 수 백 종이 넘죠. 따라서 효율적인 방어를 위해 적절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어의 경우에도 대포부터 지뢰, 단두대 등 수 십 종류가 있습니다. 한 층에는 최대 3개까지 기어를 배치할 수 있어서 타워를 지켜내는 데 큰 보탬이 되죠. 영웅과 기어는 레벨업을 통해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국 <타워오브오딘>은 디펜스게임이긴 하지만 수집과 성장을 통해 TCG의 재미와 RPG의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침공’입니다. <타워오브오딘>은 단순히 NPC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유저들의 타워에 쳐들어갈 수 있거든요. 일반 디펜스 모드인 탐험에서는 미미한 보상을 받는 것과 달리, PvP 모드인 침공을 통해서는 영웅과 기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금화와 음식을 많이 얻을 수 있고, 또 자신의 타워를 공격한 유저의 리스트를 보여줘서 복수를 하게끔 유도하고 있죠.

 

하지만 침공은 아무 때나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유저가 로그아웃했을 때만 공격할 수 있죠. 때문에 누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못 이겨 밤새 게임을 켜 놓아야 하나 고민하게 된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타워오브오딘>의 개발사 퍼니비소프트를 소개합니다.

 

 

콘솔에서 온라인까지 드림팀으로 뭉친 퍼니비소프트

 

 

왼쪽부터 퍼니비소프트 조부곤 팀장, 윤상이 실장, 유지광 대표.


생각보다 회사의 규모가 큽니다. 왠지 경력도 많을 것 같은데….

 

윤상이 프로그램 실장: 맞습니다. 퍼니비소프트는 모두 9명의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모인 회사예요.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사람도 있고, 소프트맥스에서 패키지게임을 만들던 사람도 있어요. 많게는 16년도 있고 막내가… 몇 년이지?

 

조부곤 기획 팀장: 3~4년쯤 됐겠네요. 제가 지금 7년차인데 뒤에서 세 번째입니다.(웃음처음에는 네 명으로 시작했어요. 그냥 카페에 모여서 이런저런 회의를 하다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고, 구체적인 기획서가 나오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죠. 기획서라고 해봐야 A4 용지 한 장이었지만요.

 

유지광 대표: A4 한 장짜리 기획서를 들고 같이 일하면서 좋은 기억이 있던 친구들을 찾아다녔어요. 그 무렵이 막 겨울이 되던 시점이었는데, 작은 사무실 하나 차려 놓고 사람들 초대해 안부를 물어가며 수다를 떨다가 은근히 기획서를 내밀었죠기획서 본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반응이었어요. 알음알음 소개받은 팀원도 있지만, 이때 기획서 봤던 사람들 중 뜻이 맞은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퍼니비소프트가 완성됐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퍼니비소프트 사무실.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다가 어떻게 모바일게임을 만들게 됐나요?


유지광: 회사를 처음 만들었던 지난해 10월은 한창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업계의 인력이동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게임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흐름을 따라온 것도 있지만, 저도 그렇고 구성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처음은 모바일게임으로 시작했지만, 퍼니비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는 아닙니다그냥 게임 개발사죠. 점차 규모와 장르를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경력자들만 모이다 보면 각자 고집이 강할 것 같은데, 사내 분위기는 어때요?

 

윤상이: 정말 의외로 큰 싸움이 한 번도 없었어요. 작은 의견 충돌이 있긴 했지만 대화로 쉽게 풀기도 했고 또 서로 이해해주는 분위기입니다아무래도 큰 규모의 온라인게임 회사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보니 그런 크고 작은 갈등들이 다 겪어 봤던 과정이잖아요.

 

유지광: 안으로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오히려 외부와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게임이 분명 아이디어는 획기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게임을 만들면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달까? <타워오브오딘>이 출시되고 난 후 유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들으면서 지금은 고무적인 분위기로 전환됐죠.(웃음)

 

 

퍼니비소프트 윤상이 프로그램 실장



퍼니비소프트 조부곤 기획팀장
   

 

 “24시간 켜 놓을 수밖에 없어요” 악마의(?) 게임 <타워오브오딘>


<타워오브오딘>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게임이에요?

 

조부곤: 악마의 게임?(웃음)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에요. 모바일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해서 지루하고 불필요한 연출은 전부 제거하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부분만 남겨 뒀어요. 그러다 보니 게임의 전환이 빨라지고 유저 분들이 게임 밖으로 안 나가는 거예요저희가 접속 현황과 접속 시간의 데이터를 다 볼 수 있는데 진짜 하루종일 접속해 계신 분도 많더라고요.

 

<타워오브오딘>은 디펜스게임이지만 반대로 언제든지 다른 유저의 타워를 침략할 수 있거든요. 침공을 당하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게 싫어서 계속 버티고 계시는 거죠. 이 부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어요.

 

윤상이: 덕분에 저희들의 피드백도 빨라졌어요. 처음부터 피드백 속도가 느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설계를 했어요. 버그 등의 문제도 있지만, 게임 특성상 유저마다 나름대로 전략을 세우며 플레이하기 때문에 각각의 요구사항이 다 다르게 발생하거든요. 그게 이 게임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고요. 그 니즈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빠른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빠른 피드백이 게이머들에게 전달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죠.

 

침공은 <타워오브오딘>의 핵심 콘텐츠다.



그런데 굳이 인기작이 많은 디펜스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유지광: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디펜스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아무래도 게임 장르는 개발자의 호불호가 분명히 영향을 미쳐요. 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디펜스 장르를 좋아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디펜스는 모바일 특화 장르라고 불렸던 만큼 모바일 환경에 아주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에 따라 설정해 놓고 그냥 지켜볼 수도 있고, 한 판씩 끊어가며 진행할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한 손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사실 휴대폰은 게임기로 만들어진 기기가 아니잖아요. 양손으로 잡고 컨트롤한다는 게 상당히 불편하거든요.

 

퍼니비소프트는 휴대폰을 한 손에 쥐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세로 진행을 택했다.


장르는 흔하지만 정작 게임은 신선했어요. 디펜스게임에서 침공이라니.

 

조부곤: 질문처럼 디펜스 장르는 인기가 많은 만큼 잘 만들어진 게임이 많아요. 그래서 차별점이 꼭 필요했어요. 그러다가 번뜩 침공이 생각난 거예요기존의 디펜스게임은 NPC의 공격을 막는 게 전부잖아요. ‘다른 유저들의 공격을 막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죠.

 

윤상이: 새로운 것을 찾을 때 디펜스 장르의 재미는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문에 세계관이나 시스템 등은 조금씩 변형하는 형태로 접근하면서, 플레이 패턴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공격하고 방어하는 걸 조금 더 SNG 쪽으로 접근했더니 침공이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던 것 같아요.

 

 

유저들 간의 전투가 되면 아무래도 전략적인 요소가 강조되겠어요.

 

윤상이: 전략에 대한 고민은 많아요. 게임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디펜스게임이면서도 플레이어가 지속해서 액션을 해줘야 해요.

 

기존의 디펜스 게임이나 TCG의 경우 캐릭터나 카드를 뽑아서 실컷 키워 놓고 정작 전투는 지켜만 봐야 했잖아요. 사실 전투는 각 캐릭터와 카드가 가진 능력치(스탯) 싸움이거든요. 그런데 <타워오브오딘>의 경우 현재 최고 층이 총 30층입니다. 그럼 영웅이 30명이라는 건데, 그 영웅들의 스탯에 상성까지 외운다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죠.

 

유지광: 그래서 저희는 디펜스 전투 시 각 층의 영웅들이 상대를 공격할 때마다 얼마나 대미지를 입히는지 직접적인 수치를 보여줘요. 물론 영웅들의 스탯 효율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더 중요한 전략은 상황에 따라 영웅이 어떤 액션을 하는가죠하지만 결국 코어 유저층이 형성되면 스탯을 활용한 공략 등은 만들어질 거라고 봅니다.

 

<타워오브오딘>에는 수많은 영웅과 기어가 등장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건 역시 쉽지 않네요.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조부근: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형태로 잡아 나가는 게 어려웠어요. 참고할 만한 모델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았죠.

 

윤상이: 그래서 초기 버전하고 지금의 완성작을 비교해 놓고 보면, 핵심은 그대로지만 그림부터 천지가 개벽한 수준으로 달라요.(웃음룰도 많이 달라졌고요.

 

일단 처음에는 2D로 만들었어요. 거기에 타워는 99층이나 됐고, 영웅이 스킬을 쓰면 연출이 전체 화면에 꽉 차게 등장했죠. 30층으로 타워가 제한돼 있다든지스킬은 직관적인 숫자로만 보여준다든지 지금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듣고 있는 부분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지나면서 수정됐어요. 물론 지금도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고요.

 

개발 초창기의 토르 캐릭터 이미지


그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화풍이 독특해요. 귀엽기도 하고요.
 

조부곤: 알아봐주시니 감사하네요.(웃음) 그래픽 담당자가 소프트맥스에서 <마그나카르타>를 만들었던 사람이에요. 콘솔게임만 만들다가 모바일게임은 처음이죠어떻게 보면 모바일게임답지 않게 아스트랄하다고 생각되는데 유저들도 공감할지는 모르겠네요.

 

기획안을 구체화하면서 개발자들이 요구했던 게, 그래픽적으로 꽉 짜여진 규격이었어요. 많은 층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죠. 또 기획팀에서는 가능하면 ‘글로벌성이 살아 있길 바랐죠. 동시에 개성도 있어야 했고요. 많이 어렵죠?(웃음)

 

유지광: 실제로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타워오브오딘>을 보고 가장 많이 했던 질문 중 하나가 개발사가 어디예요?”였대요. 한국게임이 아닌 것 같은데 또 일본게임도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중국 게임은 더욱 아닌 거 같고, 다들 헷갈렸나 봐요. 저희 전략이 딱 맞았죠.

 

국적을 쉽게 알아볼 수 없는 <타워오브오딘>의 영웅 캐릭터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퍼니비소프트는 벽면 한쪽에 세계지도를 붙여 놨다.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도 만들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지네요.

 

유지광: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확실한 건 퍼니비소프트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거죠.

 

회사 이름이 퍼니비잖아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요. 하나는 ‘Funny Bee’, 즐거움을 나르는 꿀벌이 되겠다는 뜻이에요. 게임을 통해서 말이죠. 또 하나는 ‘Funny Be’, 저희 자체가 즐거움이 되겠다는 뜻이죠. 즐거움이 가득한 회사가 되어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전해드리고 싶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즐거움 배달,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콘솔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통해서도 가능할까요?

 

유지광: 물론이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퍼니비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가 아닌 그냥 게임 개발사입니다. 플랫폼을 한정 지어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게임시장 추세를 살펴보면 개발 엔진부터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고요. 언젠가는 퍼니비소프트에서 만든 게임을 콘솔 게임기로 플레이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개발실 한쪽에 놓여 있는 PS3와 Xbox360, 그리고 추억의 다이아몬드 게임.


회사명에는 즐거움을 나르는 꿀벌이자 스스로 즐거움이 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