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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마트탐방] ‘손끝으로 움직이는 아이돌을 만들다’

‘아이돌 파라다이스’를 개발 중인 포비커와 마기소프트

아퀼 2013-08-30 17:23:44
[스마트탐방은?] 최근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스마트게임 개발사를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개발사는 모바일 게임 <아이돌 파라다이스>를 개발하고 있는 포비커와 마기소프트입니다. 

<아이돌 파라다이스>는 아이돌 그룹을 편성하고 육성하는 컬렉터블 카드게임(CCG)입니다. 위치 기반 기술 및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포비커가 제공하고, 마기소프트의 김환민 대표가 미소녀와 서브컬처 요소를 녹여낸 모바일게임이죠.

어떤 계기로 이와 같은 게임을 개발하게 됐는지, 게임 특징은 무엇인지 포비커로 찾아가 고종옥 대표와 김환민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시드 사운드의 보컬이 담긴 <아이돌 파라다이스 프로모션> 영상

 

■ ‘기술’과 ‘감각’이 만나 탄생한 게임

먼저 자기 소개를 해달라. 

고종옥: 2007년 포비커를 설립한 고종옥이다. 처음에는 다른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고 게임을 본격적으로 개발한 것은 1년 전부터였다.

사실 2002년 지오인터랙티브에서 <짱구는 못말려> 피처폰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KTF용 <지뢰 찾기> 게임을 개발한 경력이 있긴 한데, 그때 ‘게임은 제품이 아닌 종합 예술품이구나. 잘 만드는 사람도 많구나. 난 그냥 취미로 게임을 해야겠구나’는 생각을 하고 게임 개발을 그만뒀다.

그런데 시대가 변해서 게임이 다른 애플리케이션보다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다시 게임 개발을 하게 됐다.

김환민: 마기소프트의 김환민이다. 지금까지는 필요할 때 팀을 꾸려서 게임을 만들거나, 게임 개발 외주를 맡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올해 초 게임넥스트 행사에서 고종옥 대표를 만나 <아이돌 파라다이스> 개발에 합류하게 됐다.


왼쪽부터 마기소프트 김환민 대표, 포비커 고종옥 대표.


김환민 대표가 <아이돌 파라다이스> 개발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종옥: 위치기반 시스템을 이용한 부동산 게임 <더 리치맨>을 개발한 뒤, 한 번 더 위치 기반 시스템을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유저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경험하고, 다른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우연한 만남’처럼 극적이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다 길거리에서 미소녀를 캐스팅해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바로 <아이돌 파라다이스>의 시작이었다.

마침 게임넥스트 행사장에서 마기소프트 김환민 대표를 만난 시기이기도 했다. 이야기해 보니 김환민 대표는 서브컬처에 대해 굉장히 해박했고, 캐릭터를 잘 만들고, 아트 콘셉트를 잡아 직접 작업하는 개발 능력도 좋았다. 같이 일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서 함께 게임을 만들게 됐다.



김환민: <아이돌 파라다이스> 제작에 참여하기 전부터 서브컬처를 녹여낸 게임을 만들려 했지만, 그때마다 난관에 부딪치곤 했다. 일단 개발자 중에서 ‘덕후’가 아닌 사람이 많아서 서로 마음이 맞는 팀을 모으는 것부터 힘들었다. 극단적으로 프로그래머가 “이런 게임을 만들기 싫다”고 빠지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고종옥 대표는 내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잘 이해해주고 내 의견도 잘 들어줬다. 그래서 힘을 합쳐 게임을 만들자고 결정했다.


■ 실제 남대문에 가서 미소녀 카드를 캐스팅하라?

본격적인 게임 소개로 들어가자. <아이돌 파라다이스>는 어떤 게임인가?

고종옥: 길거리 캐스팅을 해서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CCG다. 유저는 아이돌을 육성하고 일정을 잡는 프로듀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게임 진행 과정은 길거리 캐스팅 및 섭외 작업, 일정 수행, 카드 육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길거리 캐스팅 및 섭외는 다른 카드게임의 ‘카드 뽑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김환민: 음악 제작에는 인디밴드 시드 사운드가 참여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시드 사운드 PD를 만난 덕분에 좋은 음악을 얻을 수 있었다.


이름 그대로 아이돌을 육성하는 모바일 카드게임.


카드 일러스트와 함께 이벤트 CG도 준비돼 있다.


구체적으로 길거리 캐스팅을 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나?

고종옥: 간단하게 아이콘을 눌러 길거리 캐스팅을 시작하면 랜덤하게 카드가 나타난다. 갖고 싶은 카드가 나오면 스카우터를 보내 섭외하면 된다. 섭외는 확률은 낮지만 무료로 하는 방법, 행동력(AP)을 소모해 중간 확률로 하는 방법, 게임머니인 ‘골드’를 써서 높은 확률로 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카드는 영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사진은 메인 화면과 비서 캐릭터의 모습.


캐스팅 메뉴를 보니 유저가 실제로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특수한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듯하다.

김환민: 정확히 말하자면 어느 지역에 있는가에 따라 특정 카드를 획득할 확률이 상승한다. 유저가 특정 지역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어떤 지역에 있을 때만 특정 카드를 얻도록 만들지는 않았다.

고종옥: ‘남대문에 몇 km까지 접근하면 특정 카드를 뽑을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하는 식으로 구현했다. 반경 몇 km까지 확률 증가 혜택이 주어지는지는 조율 중이다. 또 김환민 대표는 특정 장소만이 아니라 ‘유저가 바닷가에 있으면 동해든 서해든 확률이 증가하는 식으로 장소를 넓게 잡아주자’는 의견도 냈다. 이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실제 바닷가에서는 비키니 입은 캐릭터 카드가 나올지도?


위치 기반 시스템에 대한 내부 및 외부의 평은 어떤가?

고종옥: 트위터에서는 ‘강제정모게임’(?)이라는 반응이 나타났다. 하긴 확률 증가 혜택을 특정 장소에, 특정 시간대에 부여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일부는 미소녀 카드게임이라는 점에 착안해 “경찰서에서 의뢰를 받아 만든 게임 아니냐”는 농담도 하더라.(웃음)


■ 서울 유저와 지방 유저가 협력해 전국 투어를

카드를 영입한 다음 유저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고종옥: 우선은 그룹을 짜야 한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스킬 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따라 3인, 5인으로 짤 수 있다. 물론 솔로도 가능하고. 만약 한 캐릭터의 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다면, 특정 캐릭터가 포함된 그룹을 더 만들 수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에서 몇 명만 따로 편성해 유닛 그룹 ‘태티서’를 편성하듯 말이다.


그룹 편성 화면. 상성이 좋은 카드끼리 짝지으면 스킬이 잘 발동된다.


다른 CCG는 다른 유저, 혹은 인공지능 몬스터와 전투하는데, 이 게임의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고종옥: 그룹을 결성한 뒤에는 일정을 짜고 활동을 해야 한다. 공연 활동을 하고, 녹음 활동을 하고… 다른 카드배틀게임의 ‘전투’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아이돌 팬’을 모으는 것이다. 활동을 시작하면 BGM이 깔리고 캐릭터 카드가 순차적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공연에 찾아온 팬 수를 나타내는 게이지가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 끝까지 올라가면 성공, 아니면 실패다.

스테이지는 5명 그룹으로 공략하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개별 카드가 얻는 경험치는 적다. 반면 3인 그룹으로 도전하면 애를 먹겠지만 개별 카드가 얻는 경험치가 늘어난다. 클리어와 육성 중 어느 쪽을 중시하는가에 따라 그룹의 인원수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다른 카드배틀게임은 플레이 도중 일반적인 적뿐만 아니라 강적을 만나기도 한다. <아이돌 파라다이스>도 그러한가?

고종옥: 특별한 스테이지가 등장하는 식으로 구현했다. 그리고 위치 기반 시스템을 이용해 좀 더 특이해 보이도록 만들려 노력했다. 서울에 사는 유저에게는 ‘서울 잠실 경기장’, 대구에 사는 유저에게는 대구의 유명 공연 장소가 등장하는 식이다. 

덤으로 ‘전국 투어’라는 콘텐츠도 준비했다. 아이돌 그룹이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한다는 설정의 콘텐츠다.  서울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특별 스테이지와 대구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특별 스테이지, 다른 지역의 특별 스테이지 등을 하나씩 수행하면 클리어할 수 있는 콘텐츠다. 



그렇다면 전국 투어를 수행하려면 유저가 직접 전국 투어를 해야 하는가? 

고종옥: 그렇지 않다. 서울에 사는 유저가 대구에 사는 유저에게 특별 스테이지를 대신 클리어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유저들끼리 친구를 맺어 협동하면 된다.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이 관건이 될 것 같다. 


다른 지역 유저들에게 특별 스테이지를 대신 클리어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 터치 따라 고개를 움직이는 캐릭터? “끝까지 키우면 얻을 수 있다”

카드 육성은 어떻게 하는가? 

고종옥: 프로듀싱 메뉴에 가서 다른 카드, 경험치 카드, 의상 카드와 합성하면 된다. 경험치를 얻은 카드는 테크트리를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습생 1단계와 2단계, 그 다음에는 아이돌 1단계와 2단계로 올리는 식이다.


테크트리를 올리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고종옥: 탤런트, 패션(열정), 비주얼이라는 캐릭터 스탯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다른 변화도 생겨난다. 의상이 바뀌고대화가 늘어난다. 

대화에서는 이 캐릭터가 누구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카드와 상성이 좋고 나쁜지 알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캐릭터를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스킬이 펑펑 터지도록 상성이 잘 맞는 카드끼리 그룹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최종단계까지 테크트리를 올리면 ‘라이브 2D가 적용된다. 단순한 그림에 불과했던 캐릭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테크트리를 올릴 때마다 의상이 바뀐다.


라이브2D가 적용되면서 생겨나는 변화를 자세히 설명해 달라.

김환민: 유저가 화면을 터치하는 방향으로 캐릭터가 고개를 돌린다. 눈도 깜박거리고 눈썹도 움직이고 눈길도 움직인다. 본래 일본 사이버노이즈(Cybernoids)가 갖고 있는 기술인데,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 번 설득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라이브 2D가 적용된 캐릭터는 터치에 따라 고개를 움직이고 윙크도 한다.


캐릭터에 따라 음악이 바뀌거나 보컬이 들어갈 수 있는가? 

김환민: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의 보컬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일단 유저들이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 주로 사용하는 그룹 조합 데이터를 살펴보고, 인기 투표를 해서 보컬을 추가하면 가장 호응을 얻을 만한 캐릭터를 찾고 싶다.


출시는 언제쯤 할 생각인가?

고종옥: 퍼블리셔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3분기에 출시하려 한다. 게임은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개발하고 있어 안드로이드 버전, iOS 버전 어느 쪽이든 대응할 수 있다. 가능하면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 버전과 iOS 버전을 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종옥: 현재 23명의 캐릭터를 준비했다. 다른 카드게임에 비해 수는 적지만, 카드마다 다양한 의상이 준비돼 있고 이벤트 CG까지 있다. 볼거리는 부족하지 않다. 또 방금 강조한 것처럼 라이브 2D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구현해 게임의 개성을 살리는 데도 신경 썼다. 색다른 재미, 애정을 붙일 수 있는 캐릭터를 선보일 계획이니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