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포인트에서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국내에 서비스하는 웹 액션 RPG <드라켄상>이 오는 26일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다. 초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튜토리얼 개편부터, 상용화 방식의 대대적인 수정, 한국적인 콘텐츠 추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 성공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NHN엔터에서 공개한 <드라켄상>의 OBT 트레일러부터 보자.
<드라켄상>은 지난 8월 진행된 CBT에서 NHN엔터가 기대한 것 이상의 성적을 보여줬다. 마땅한 홍보 활동이 없었음에도 2만4,000 명 이상의 유저가 테스트를 신청했고, 70% 이상이 게임을 적극적으로 즐겼다.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웹게임 답지 않은 액션과 그래픽에서는 대부분의 유저가 만족했다.
다만 국내시장에는 맞지 않는 공격적인 상용화와 부족한 초반 가이드, 목적성 제시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인벤토리 확장부터 아이템 감정, 개조, 캐릭터 삭제까지 캐시가 필요했고, 수레바퀴를 고치면서 모험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도 유저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 부분유료 방식 개편. 글로벌 서버의 80% 이상의 비용절감이 목표
<드라켄상>의 OBT에서는 부분유료 방식이 대폭 개선된다. 먼저 아이템을 감정하는 데 필요한 ‘진실의 크리스탈’ 가격이 77% 하락했고, 게임 내 골드로도 진실의 크리스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됐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인벤토리도 3줄에서 5줄로 늘렸다. 인벤토리 추가에 드는 비용도 90% 감소했다.
보석은 글로벌 서버의 25%, 창고는 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드라켄상>의 캐시인 ‘안데르만트’ 역시 글로벌 서버 대비 15% 싸다. 글로벌 서버에 비해 약 80%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NHN엔터의 설명이다.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도 드러냈다. 캐릭터 삭제 비용을 없앴고, 물약과 지역이동 등도 모두 게임 내 골드로 처리하도록 바꿨다. 아이템 개조를 위한 문양도 캐시 구입 아이템에서 기존 아이템을 녹여서 얻는 방식으로 달라진다.
■ 26일 OBT, 내년 1월까지 글로벌 서버 콘텐츠 분량 따라잡을 예정
<드라켄상>의 OBT는 오는 26일 시작된다. OBT와 함께 45레벨까지 콘텐츠가 공개되고 드래곤나이트, 스펠위버, 레인저 3개 직업이 등장한다. 맵은 26개로 CBT에 비해서 10개가, 던전은 10개로 CBT에 비해 3개가 추가됐다. 탈것이나 전장 등의 추가 콘텐츠도 그대로 등장한다.
OBT를 대표하는 지역은 화염으로 가득한 테간스월이다. <드라켄상>은 어둠의 생명체들이 점령하고 있던 땅을 인간이 뺏어 가면서 시작된 이야기다. 인간에게 쫓겨서 대륙 끄트머리로 밀려난 어둠의 생명체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테간스월에서는 그중 복수심에 눈먼 드래곤과의 전투가 벌어진다.
CBT의 지적사항 중 하나였던 튜토리얼도 바꿨다. CBT에서는 지나가던 여행자의 마차 수레바퀴를 고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바퀴를 아예 못 보고 지나치거나 너무 사소한 사건이라 여행의 동기를 주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OBT에서는 별도로 제작된 천공섬에서 여신 안케이아를 만나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국 OBT를 위해 추가된 부분이다.
<드라켄상>의 글로버 서버는 현재 2주에 한 번씩 꾸준한 업데이트가 적용되고 있다. 한국 서버에서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가 진행돼 내년 1분기까지 글로벌 서버에서 공개된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업데이트 중간 중간 한국 서버를 겨냥한 한국형 콘텐츠도 나온다.
아래는 <드라켄상>(//drakensang.hangame.com/)의 개발을 총괄하는 빅포인트 울프강 지베르트 PM과 구스타프 지올코브스키 총괄기획과의 화상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왼쪽부터 구스타프 지올코브스키 총괄기획과 울프강 지베르트 PM.
<드라켄상>이라는 명칭은 어떻게 짓게 됐나? <드라켄상>은 원래 빅포인트가 인수한 레이더맵스라는 회사의 게임이다. <드라켄상 사가>라는 이름의 패키지게임이었고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동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빅포인트에서도 <드라켄상>이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판단했고, 빅포인트의 장점인 온라인 기능을 살려서 MMORPG로 출시하게 됐다.
웹게임으로 만든 이유라도 있나? 빅포인트가 온라인에 기반한 회사이므로 웹 기반으로 개발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유저들에게 접근이 용이하도록 개발하고 있었는데 개발을 시작할 때 큰 용량의 클라이언트를 받아야 하는 부분에서 다들 우려했다. 온라인게임이라면 7~8시간씩 클라이언트 다운로드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시작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웹으로 개발한 이유다.
웹게임으로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전혀 다른 회사에사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보안문제도 있었고. 콘솔이나 PC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보니 게임의 개발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웹게임이라서 다른 부분은 많았다.
웹게임치고는 그래픽이 상당하다. 좋은 그래픽을 뽑아내는 노하우가 있나?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네뷸라 3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사실 <드라켄상>의 원개발사인 레이더맵스가 개발한 엔진을 우리가 인수한 것이다. PS3와 PC 등에 사용되던 엔진인데 덕분에 기존 콘솔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거의 그대로 줄 수 있다.
오늘 발표대로라면 한국 캐시가 유난히 싼 편인데 개발사 입장에서는 어떤가? 저렴한 가격만의 장점이 있지 않을까? 유저들이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웃음)
글로벌 서버에서 인기가 많다. 어떤 이유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나? 두 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는 PC·콘솔게임과 같은 그래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웹게임에서 PC와 콘솔과 비슷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유저들이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둘째는 방대한 콘텐츠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부분이 많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유저층 확대를 위해서라도 여러 기능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고 새로운 직업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은 다운로드 속도가 빠르다. 단순히 빨리 접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장점이 되지 않는다. <드라켄상>은 액티브하고 유저의 요청에 부합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1년 동안 26번 업데이트를 했다. 2주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한 셈인데 경쟁사 게임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이게 최고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유저 목소리에 잘 귀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유저들의 의견에 맞춰서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유저를 확보할지는 모르겠다. 한국시장은 생소한 만큼 경험이 많은 NHN엔터와 같이해서 최적의 성적을 내보도록 노력하겠다.
모바일 버전이나 콘솔 버전 만들 생각도 있나? 현재는 계획이 없다. 다만 새로운 플랫폼과 시도는 당연히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