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과 2013년에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에서는 모바일게임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 성공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고, 점차 많은 개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많은 인구수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과 다른 성향을 가진 중국에서 성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는 마찬가지다.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GC 2013에서 네오윈게임즈 김두일 대표는 ‘중국에서 성공하는 모바일게임 만들기’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현황과 정보를 공유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네오윈게임즈 김두일 대표
■ 중국 모바일 환경, 느린 네트워크가 걸림돌
김두일 대표는 먼저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현황을 공유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은 2013년 상반기 휴대폰 판매량의 85%가 스마트폰이었고, 상반기에만 1억5,000만 대가 판매되는 등 스마트폰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더불어 스마트폰 구매자의 51%는 2,000 위안(약 35만 원) 상당의 고사양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있어 평균 기기 사양도 많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의 3G 서비스 사용자 수는 3억9,000만 명이며, 2G 통신망을 사용하는 유저는 7억 명에 달한다. 아직은 2G가 더 많이 보급된 상황인데, 이는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 모바일이 3G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해 2.5G 통신 규격인 EDGE(Enhanced Data GSM Environment)를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부유하지 못한 중소 도시의 경우 스마트폰을 구매한 사람들도 네트워크를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90% 수준인데, 중국의 제조사들이 저가에 사양이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파는 관계로 안드로이드 OS가 압도적인 비율로 보급돼 있다.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보면 iOS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와 91닷컴의 ‘탈옥 마켓’이 자리 잡고 있다. 안드로이드 OS 쪽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없는 중국 시장의 특성상, 독자적인 앱스토어인 360마켓이나 91닷컴 등이 저마다 유저들을 확보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의 카카오톡 게임처럼 텐센트가 SNS(위챗)를 활용한 게임을 내세워 시장을 뒤흔들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앱 마켓은 91닷컴 등이 불법 마켓으로 성장해 왔다. 심지어 한국 개발사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게임을 등록하면 91닷컴 앱스토어에 해킹 버전이 나돌 정도다. 다행히 점차 모바일 앱 시장이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하는 과도기로 접어들고 있는 추세라 개발사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중국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들의 일일 평균 게임 앱 사용 시간은 27분이고, 게임 다운로드 수도 2013년 2분기에 2012년 4분기 대비 11% 증가하면서 중국에서도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중국 진출, 시장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
김 대표는 중국에 진출하기에 앞서 현지 시장에 맞게끔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을 미리 알고 성공하는 게임들을 통해 배우라는 이야기다.
먼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월 평균 네트워크 이용량은 한국에 비해 적다. 중국의 3G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월 평균 네트워크 사용량은 평균 500MB 수준으로, 네트워크 사용량 자체가 작다 보니 게임의 다운로드 용량도 작게 만들어야 할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데이터 패킷의 크기도 작아야 한다. 중국의 모바일게임들은 데이터 쿼리가 한국 게임들의 1/3 수준으로 작게 만들어지는 추세다.
중국에 진출할 때는 다양한 기종에 대응하기 위한 테스트도 필수다. 한국은 안드로이드 OS로 게임을 만들 때 삼성, LG 등의 메이저 제조사의 제품에 맞춰 테스트하면 되지만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제조사의 다양한 스마트폰에도 대응해야 한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폰 테스트를 해 보니, 한국 게임들은 중국 스마트폰의 30% 정도에서만 작동되더라. 중국 스마트폰의 90% 정도를 지원해야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직도 갤럭시S(1세대)의 램 용량과 같은 512MB 메모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많아서 게임의 사양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네트워크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밸런스는 독하게 조절해라”
김 대표는 중국에서 성공하는 모바일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에 맞춘 밸런스와 그래픽 콘셉트,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콘셉트의 경우, 한국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이 중국에서 반드시 통하지는 않기 때문에 현지화 작업을 할 때 현지 아티스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때보다 빡빡하게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중국판만 밸런스를 다르게 만든 <플랜츠 VS 좀비 2>의 예를 들며 한국에 비해 1.5배에서 2배 정도 독하게 밸런스를 조절해서 돈을 내지 않으면 플레이하기 힘들도록 해야 결제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 비해 느린 중국의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해 네트워크 없이 돌아가는 게임을 만들거나 필요할 때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게임을 만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중국의 중소도시에서는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는 게임의 다운로드 수가 더 많으며, 해킹에는 취약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소수의 결제를 유도하면 성공을 노릴 수 있다.
그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해킹에 강한 만큼, 소셜 기능이나 인 앱 결제에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중국에서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트렌드나 완성도도 중요하다. 한국 게임들의 완성도가 더 높은 만큼, 중국 시장을 고려해 진출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