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이밍. 개념부터 말하자면 별도의 게임기 없이 서버에서 구동한 화면을 스트리밍으로 다양한 기기에 전송하고, 이를 피드백 개념의 조작을 주고받는 게이밍을 말한다.
게다가 별도의 기기가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기만 하면 다양한 디스플레이에서도 동일한 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범용성이다. 하지만 이론은 실제와 다르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주도하는 LG U+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를 알게 됐다. 그리고 전략을 바꿨다.
전략을 바꾸니 가능성이 보였다. 2014년 국내 클라우드 게임의 주요 무대를 TV로 설정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중인 LG U+ 박진호 과장이 KGC 2013에서 관련 전략과 그 이유를 밝혔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LG U+ 클라우드 게임 사업부 박진호 과장
■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 TV를 중심으로 전개
클라우드 게이밍의 초기 전략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 LTE라는 빠른 통신망을 이용한 스트리밍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박진호 과장은 클라우드 게이밍은 게이밍 환경을 제공함에 있어서 만병통치약은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 실크로드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크린(기기)에 따른 전략은 콘텐츠에 특화해야 하고, 서로 갈 길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UI(유저 인터페이스)와 모바일과 TV 등의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클라우드 게이밍의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LG U+는 스마트 TV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스마트 시대의 TV는 이제 스마트 박스로 진화했다.
그리고 한 대의 TV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게 되면서 거실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기가 하지 못하는 영역을 TV가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TV는 과거 볼록한 브라운관 시절에서 스마트 TV로 진화했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고 있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가족이 거실이라는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한다는 TV의 특성은 무시할 수 없다. 여기서 단순히 보기만 하는 TV에서 ‘뭔가 하는’ TV로 변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콘텐츠가 게임이고, 이를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은 하나의 해결법이 되고 있다.
■ 스마트폰 수준의 스마트 TV로, 게임의 영역 확장
스마트 TV는 자체 앱으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CPU 연산의 한계로 모바일 수준의 게임만이 가능하다. PC나 콘솔용 코어게임을 중심으로 TV에서 콘텐츠 장르 확산은 이미 시장에서 요구되고 있다. 걸림돌은 바로 추가적인 기기의 연결과 이를 구입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밸브가 ‘빅픽처’와 ‘스팀OS’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PC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개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스마트 TV와 클라우드 게이밍을 접목시킨다면 인터넷 연결만으로도 고화질, 고성능 게이밍의 구현이 가능하다.
더불어 TV가 가진 플랫폼의 장점을 더하면 유저도 온 가족으로 확대할 수 있다. LG는 이를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모바일 기반의 클라우드 게이밍과 달리 남녀노소 즐길 수 있고 마우스, 키보드, 리모컨 등 쉽고 편하고 다양한 조작을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동작인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도 접목하고 있다.
박 과장은 “클라우드 게임이 TV에 적합한가 여부를 떠나서 이제는 어떻게 제공해야 효과적일까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클라우드 게이밍의 주요 무대는 TV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 KT 미디어 허브도 스마트 TV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는 TV, 특히 스마트 TV에서 게임만큼 임팩트 있는 콘텐츠 전략은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 기술적인 문제점은 거의 해결된 상태
“최선을 다했지만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클라우드 게이밍을 이용해본 유저들은 화질, 지연속도와 조작감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LG U+가 FGI를 통해 얻은 피드백에서도 10대와 20대의 반응은 사뭇 달랐지만 가장 중요도가 높았던 조작감에서는 공통적으로 불만이 많았다.
게임에 익숙해진 상태에서도 반응속도가 느려 터치를 해도 반응이 없어 게임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지연속도, 화질은 어느 정도 개선된 상태다. 개선 전에는 기존 콘솔게임과 비교해 서버 가상화와 단말 실행 등으로 지연속도가 2배 이상이었지만, 개선 이후에는 동등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실제로 지연속도는 100ms로 상용화가 됐다.
더불어 화질도 1080p, 풀 HD로 전송이 가능해졌다. 조작 부분도 TV를 조작하는 만큼 쉽고 편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지원한다.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TV는 이미 가정에 보급돼 있다. LG 전자의 스마트 TV는 약 150~200만 대가 보급됐고, 가격이 안정되면서 보급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IPTV를 통해 ‘스마트화’가 이루어진 TV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기술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플랫폼을 갖춘 사용자도 마련된 상황이다. 남은 것은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어떻게 보급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가 하는 ‘생태계 조성’의 문제다.
■ TV를 위한 클라우드 게임의 생태계 조성, 키워드는 ‘거실 엔터테인먼트’
LG U+가 선택한 TV를 위한 클라우드 게임의 콘텐츠 전략은 ‘확장’과 ‘차별화’로 구분할 수 있다.
기존에 20~30대 콘솔 게이머를 타깃으로 캡콤, 코나미의 타이틀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을 TV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의 신>, 엠게임의 <열혈강호 2>를 선보이면서 콘텐츠와 유저 확장에 나섰다.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나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의 신>처럼 클라우드 서비스 이후 사용자가 증가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도 충분히 있다. 다운로드 없이 즉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캐주얼게임에 대한 반응이 좋다. 더구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는 원작보다 더 좋은 해상도로 즐길 수 있다.
차별화 포인트로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TV라는 점을 활용해 가족 친화에 어울리는 아동용 및 기능성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TV의 주요 이용자는 주부, 그리고 육아를 위해 <뽀로로>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아동이다.
이들을 위해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아용 기능성게임도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TV를 통해 제공된다.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하는 교육환경도 접목해 TV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법무부나 UNEP(국제연합 환경계획) 등의 조직에서 개발한 콘텐츠를 학교에서 교보재로 활용하면, 이를 클라우드 게이밍의 가상화를 통해 제공한다.
이는 기존 PC 중심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던 콘텐츠를 별도의 재개발 없이 다른 플랫폼으로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고 간단하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이종 플랫폼 사이의 멀티플레이도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게이밍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박 과장은 “퍼블리셔는 저비용으로 고객의 콘텐츠 이용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게임 개발자는 개발환경의 변화 없이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다. 즉 클라이언트만 제공하면 포팅에서 테스트 환경 제공까지 추가로 드는 리소스가 없다. 앞으로는 구글 TV OS 4.0을 통한 오픈 플랫폼화 및 다운로드형 서비스로 다양화를 추구할 계획이다”며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