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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영상) 혹하게 만드는 트레일러, 어떻게 만들까?

레드덕 장규식 사운드 팀장의 ‘트레일러 제작 노하우’ 강연

아퀼 2013-09-25 23:30:20
새로운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화려한 영상의 트레일러가 공개된다. 이 트레일러는 영화 못지않은 연출로 게임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나아가 일부 트레일러는 보는 사람이 게임을 하고 싶어지게 만들 정도의 완성도를 뽐낸다.

이런 트레일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실사 같은 CG? 뛰어난 인게임 그래픽? 어느 쪽이든 있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화려한 CG와 뛰어난 인게임 그래픽을 갖고도 잘 만든 트레일러를 못 만들 여지는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 탄탄한 구성과 적절한 음악이 없으면 같은 그래픽으로 못난 트레일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멋진 트레일러를 만들려면 어떻게 장면을 구성하고 음악을 깔아야 할까? <아바>와 <메트로 컨플릭트>의 개발사 레드덕의 장규식 사운드팀장이 GDC 강연과 국내 연구를 조사한 결과를 25일 KGC 2013에서 발표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레드덕 장규식 사운드 팀장


■ “개발자 자신을 위해서도 트레일러는 잘 만들어야 한다”

장규식 팀장은 먼저 짜임새 있는 트레일러를 만드는 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왜 필요한지부터 설명했다. 일단 트레일러는 ‘개발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짜임새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 개발자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남들에게 잘 전달해야 투자도 받고 유저도 생길 수 있는데, 말과 글만으로는 자기 게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반면 짜임새 있는 트레일러는 몇 분 만에 게임의 방식과 퀄리티를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트레일러는 투자자와 퍼블리셔를 위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 투자자는 게임사까지 갈 필요없이 바로 게임 퀄리티를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고, 퍼블리셔도 트레일러를 보고 계약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유저를 위해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개발자, 투자자, 퍼블리셔, 유저 모두를 위해 만들어야 할 좋은 트레일러는 무엇일까? 장 팀장은 트레일러를 보는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집중하고 몰입하며,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유저의 의문을 해결해주고, 마지막으로 게임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하는 구성을 갖춘 영상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유저가 영상을 보며 “이건 뭐지? 어…? 와! 아하 그렇구나! 해봐야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트레일러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 “처음부터 사람의 마음을 빼앗고,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라”

강연 내용은 이상적인 트레일러를 만들기 위해 추구해야 할 목표를 소개하는 파트로 이어졌다. 첫 번째 목표는 처음부터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다. 영상 관람자 중 19.4%가 5초부터 10초까지 보고 영상을 끄기 때문에, 흥미를 끌만한 첫 장면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관람자 중 44.1%는 1분까지 보고 영상을 넘긴다. 첫 장면만 강조한 뒤 적절한 장면을 계속 이어서 보여주지 않으면 좋은 트레일러가 될 수 없다.

두 번째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관람자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다. 관람자를 웃게 만들 수도 있고, 진지하고 심각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열광시키거나 감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영상을 다 본 유저가 “즐거운 콘텐츠를 봤구나”는 인상을 받으면, 영상 제작자는 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추구해아 하는 목표는 ‘이 게임은 무엇이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람자가 영상을 보고 난 뒤 명확한 게임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연성 있게 영상을 꾸며야 한다. 활약하던 캐릭터가 영문도 모를 이유로 위기에 빠지거나, 등장할 이유가 없는 아이템을 뜬금없이 강조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보는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할 목표들.

트레일러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설명한 장 팀장은 실제로 작업할 때 유의해야 할 팁도 제시했다. 먼저 영상 콘셉트를 하나로 통일해 보여줘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장면을 보여주면 관람자가 혼란에 빠지고 몰입을 못하니, 관람자의 흥미를 끌고 게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게 된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면 차례대로 나열해 연출된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편이 효율적이다.

배경음의 성격과 영상이 잘 어울리는지도 주의해야 한다. 배경음의 성격과 영상의 성격이 너무 다르면 관람자가 몰입하지 못하고 흥미를 잃는다. 장 팀장은 “만약 이슬람 사원에서 교전을 벌이는데 클래식이 나온다면 이상할 것이다. 악기 구성에 따라 어울리는 분위기, 지역, 국가가 달라지니 영상의 상황에 맞춰 악기를 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이루려면 협업이 필요하다. 장 팀장은 “영상 따로 만들고, 음악과 효과음을 씌우는 식으로 만들면 몰입할 수 있는 영상이 나올 수가 없다. 영상팀, 배경음팀, 효과음팀이 유기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상, 음악, 효과음을 따로 작업하면 관람자를 혹하게 만드는 영상을 만들 수 없다.

마지막 팁은 관람자가 모르는 새로운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스토리, 모드, 아이템이 계속 업데이트되는데, 게임을 알려주겠다며 익히 알려진 것을 보여준 뒤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 하면 관람자가 지겨워할 수밖에 없다.

장 팀장은 “영화 <아이언맨>만 봐도 딱 그렇다. 1편은 아이언맨의 탄생을 홍보영상에 담았지만, 2편의 홍보영상은 앞의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새로운 슈트를 강조한다. 이처럼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아바> 트레일러로 살펴보는 잘 만든 사례와 못 만든 사례

그렇다면 실제로 잘 만든 영상은 어떤 형태일까? 여러 사례가 있지만 장 팀장은 1987년부터 이어진 포카리스웨트의 TC CF를 좋은 사례로 꼽았다. 이 광고는 제품의 청색과 백색 이미지를 영상에 강조하면서,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는 그녀는 자전거를 타든 이불 빨래를 하든 양동이를 들고 다니든 아름답게 산다’는 스토리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담아냈다.

덤으로 ‘라라라 라라 라라~’라는 CM송은 영상과 제품의 청량한 느낌과 어울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큰 인상을 남겼다. 시각적으로도, 구성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적절한 영상인 셈이다.


영상의 기승전결 구성, 테마, 배경음 모두 적절했던 포카리스웨트 광고.

<아바>를 사례로 들면서 잘된 영상과 그렇지 않은 영상을 비교하기도 했다. 장 팀장은 “탱크를 호위하는 모드 ‘버닝템플’의 트레일러를 만들 때는 음악도 어울리지 않았고 이렇다 할 기승전결도 없이 밋밋한 플레이 영상만 보여줬다”며 당시 영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후 레드덕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강조해야 할 콘텐츠를 확실히 보여주고 <아바>의 테마송을 리믹스해 영상의 구성과 음악의 조화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또한 멋지게 쏘고 적이 쓰러지는 장면을 강조하고 적절한 효과음을 줘 영상의 임팩트를 살렸다.

강연 마지막을 장식한 <아바>의 영상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연을 마친 장 팀장은 “일본 서버에서 호평을 받아 <아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발매하려고 한다. 연말에 발매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소식도 알렸다.

사례 1. 못 만든 영상: 기승전결이 없고, 음악도 안 어울리고, 정보도 부족했다.

 

사례 2. 개선한 영상 ①: 업데이트될 총기 설명을 넣어 정보 보강, 음악과 기승전결 구조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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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개선한 영상 ②: 낙하산을 타고 내리는 병사들에게 초점을 맞춰 절정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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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4. 보너스 영상 <아바> 버전 강남스타일’: 철저하게 엔터테인먼트에 맞춰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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