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국에서는 인터넷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이 성사됐다. 중국 안드로이드 앱 마켓 91 와이어리스가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바이두)에게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19억 달러, 약 2조1,000억 원이 넘는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바이두의 91와이어리스 인수는 중국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고 주목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만큼 많은 게임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가운데 경쟁도 치열해졌다. 뜨겁게 달아오른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91 와이어리스의 토니 호 부사장은 중국에서 사랑받는 ‘명품 게임’에 필요한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그가 말한 핵심은 ‘차별화’였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거품’ 낀 ‘레드오션’이다”
토니 호 부사장은 먼저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의 키워드로 ‘버블’과 ‘레드오션’을 제시했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회사를 팔고 있다. 벌써 10개 회사가 막대한 금액으로 매각됐다. 이런 현상을 토니 호 부사장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한 상황이 깔려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1 와이어리스가 한 달에 출시하는 게임이 100~200개였다. 그러나 1년 남짓 지난 현재 매월 1,000개가 넘는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게임 개발사의 공급량이 폭등한 만큼 시장의 거품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토니 호 부사장은 ‘버블’로 인해 ‘레드오션’이 된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관점을 바꾸면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게임의 성공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는 “시장이 막대해졌다는 것은 결국 투자자와 자본시장의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가 몰려 있고, 우수한 타이틀이 경쟁을 거쳐 게이머와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게임’ 은 차별화에서 시작된다
뜨거운 레드오션,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토니 호 부사장은 진정한 ‘명품 게임’을 만들기 위한 차별성을 강조했다. ‘장르’, ‘게임플레이’, ‘과금’, ‘기술’, ‘운영’, ‘서비스’ 여섯 가지 측면에서 다른 게임회사와 차별점을 가져야 한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장르를 선택하고,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얼마나 더 잘 만든 게임인가’, ‘그래픽이 얼마나 훌륭한가’보다 중요하다. 과거 정액제 시스템에서 부분유료로 넘어온 것 같은 혁신적인 과금 방법의 변화 역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개발사의 기술력은 역시 중요한 역량이다. 그러나 기술만큼 ‘운영’과 ‘서비스’도 명품 게임을 만들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게 토니 호 부사장의 주장이다. 많은 업체가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은 개발사의 기술력보다는 운영과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경험을 중시한다.
중국의 한 웹게임 개발사는 게이머가 1,000 위안(약 17만 원) 이상을 쓰면 고객센터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말을 전하며 VIP가 되었음을 알린다. 이런 1:1 서비스는 분명 많은 인력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유저는 차별적 서비스를 경험하며 해당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벤트도 모바일게임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운영 전략이다. 수익 증대 측면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 ‘할인’이지만 이는 가장 낮은 수준의 전략이다. 이벤트를 통해 유저에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규모 PK 이벤트를 한다면 유저들은 더 좋은 승률을 위해 아이템이 필요해진다. PK라는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매출 증대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토니 호 부사장은 차별점을 가진 명품 게임을 만들 때 ‘고집’과 ‘집착’의 경계를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레이싱 장르는 지난해 3분기나 4분기까지만 해도 흔하지 않았다. 만약 당시의 시각에서 레이싱 게임에 집착한다면 실패할 것이다. 차별점을 찾기 위해 적당한 고집은 필요하지만, 잘못된 길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