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맨의 정신적 계승작’을 표방한 <마이티 넘버 9>이 미국의 소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약 400만 달러(약 43억 원)의 후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90만 달러 (약 9억 6천만 원)를 4배 이상 초과 달성한 액수다.
펀딩이 성공하면서 <마이티 넘버 9>은 오는 2015년 발매를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 플랫폼은 당초 PC용(윈도우)으로만 개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펀딩을 통해 충분한 개발자금이 확보되면서 맥(MAC)과 리눅스(Linux)는 물론, PS3, Xbox 360, Wii U의 개발도 진행된다.
특히 펀딩 종료 하루를 남기고 400만 달러를 달성해 차세대 콘솔 게임기(PS4, Xbox One), 그리고 휴대용 게임기(PS Vita, 닌텐도 3DS)까지 개발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마이티 넘버 나인>은 1달 만에 킥스타터를 통해 400만 달러 이상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킥스타터 페이지에는 384만 달러로 표시되어있지만, 콤셉트는 페이팔(Paypal) 결제를 통해 모금된 액수(약 18만 달러)까지 합치면 400만 달러가 넘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3일 만에 목표 달성. 6만 명 이상이 펀딩 참여
<마이티 넘버 9>은 지난 8월 31일 킥스타터를 통한 펀딩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아직 <록맨>을 기억하고 있는 전 세계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다. 대부분 20~60 달러 사이의 금액을 후원했지만, 100 달러부터 1,000 달러, 심지어 10,000 달러(약 1,000만 원) 이상을 후원하는 유저도 등장했다.
이런 호응 속에 당초 목표액인 90만 달러를 단 3일 만에 달성했다. 이후로도 꾸준하게 후원금을 늘려가며 각종 추가 목표를 달성해나갔다. 모금 시작 12일 후에는 200만 달러를 후원받는 데 성공했고, 17일에는 220만 달러를 달성, PS3 및 Xbox 360과 Wii U 버전 개발이 확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각종 팬아트와 영상 등을 만들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으며, 한 편으로는 더 이상 <록맨>의 신작을 개발하지 않는 캡콤을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덩달아 높아졌다.
유저들은 후원금액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가장 높은 금액인 1만 달러를 후원한 유저는 이나후네 케이지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4명이 그 권리를 획득했다.(일본까지의 여행경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220만 달러 달성 이후 다소 주춤했던 펀딩은 종료일을 하루 남기고 마침내 330만 달러를 달성해 PS4와 Xbox One의 개발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종료 약 11시간 전인 1일 오후 10시경(한국 시간), 350만 달러를 달성해 PS Vita와 닌텐도 3DS용 개발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펀딩 종료를 약 5분 남긴 2일 오전 9시 10분경에는 마지막 목표인 400만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이 사이에 <마이티 넘버 9>의 펀딩에 참가한 인원은 약 67,226명이 넘는다.
콥셉트는 펀딩 종료 이후에도 게임의 히로인 ‘콜’(Call)의 디자인 투표를 유저들로부터 받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게임의 개발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이티 넘버 나인>은 오는 2015년 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티 넘버 9>의 일자별 모금 액수(위쪽)와, 펀딩 참여 유저수(아래쪽) 지표. 마지막날에 유저들의 후원이 집중되면서 당초 목표의 4배가 넘는 후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콤셉트는 유저들로부터 투표를 받아 게임의 히로인인 ‘콜’의 디자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사전 투표를 통해 위의 9개 후보 중에서 E, F, H까지 3개가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11월 중으로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록맨의 아버지’가 만드는 ‘록맨의 정신적 계승작’
<마이티 넘버 9>은 이른바 ‘록맨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나후네 케이지 전 캡콤 총괄 프로듀서와, 그가 캡콤을 퇴사한 이후 설립한 인디 게임 개발사인 ‘콤셉트’(Comcept), 그리고 <록맨 제로> 시리즈를 개발한 ‘인티 크리에이츠’(Inti Creates)가 힘을 합쳐 개발하는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게임이다.
무엇보다도 ‘록맨의 정신적 계승작’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나후네
케이지 콤셉트 대표는 지난 KGC 2013 강연에서 “<록맨>의 신작을 만들어 달라는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캡콤을 퇴사한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하지만 <록맨>의 정신을 계승한 작품이라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마이티
넘버 9>의 개발을 시작했다”며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 [관련기사] 이나후네 케이지
콤셉트 대표의 KGC 2013 강연 전문
실제로 <마이티 넘버 9>은 여러 가지 면에서 <록맨> 시리즈를 떠올리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먼저 게임은 언리얼 엔진을 통해 개발되는 3D 그래픽을 채택했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록맨> 시리즈와 유사한 2D 횡스크롤 액션을 그대로 계승한다. 유저들은 주인공인 ‘벡’을 조종해 함정과 적들로 가득한 스테이지를 돌파해야만 하며, 스테이지 마지막에는 보스와 1:1로 결전을 펼쳐서 물리쳐야만 한다.
<마이티 넘버 9> 언리얼
엔진 테스트 영상
물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워진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벡은 단순히 적의 무기를 빼앗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과 발을 거대한 자석으로 바꿔서 벽을 기어오르거나, 다리를 캐터필터로 바꿔서 가시 위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다는 식으로 몸체 자체를 변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상황에 맞춰서 굉장히 다채로운 액션을 즐겨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개발팀에는 이나후네 케이지를 비롯 <록맨>의 스테이지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던 토미타 나오야 슈퍼바이저, 초대 <록맨>의 모든 BGM과 효과음을 제작한 마쓰마에 마나미, <록맨 X3>부터 <록맨 에그제>, <유성의 록맨> 등의 캐릭터 디자인에 참가한 코마키 신스케, <록맨 제로> 시리즈의 프로듀서인 아이즈 타쿠야 등 과거 <록맨> 시리즈의 주요 개발자가 대거 참가한다.
<마이티 넘버 9>의 펀딩 추가 목표 달성표. 마지막날 종료 5분을 남기고 40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모든 추가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