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상상마당에서 ‘PICTURIZE YOUR FUTURE EXHIBITION 2013’ 일러스트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김형태, 흑요석, 꾸엠, 파나마만, 키욜 등 유명 작가가 참여해 그린 일러스트 약 40점으로 채워졌다.
이번 전시회는 일러스트 제작사 팝픽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작가들 주최한 것으로, 소송 비용모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감된 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마련한 것이다. 일정은 11일부터 16일까지이며 누구나 전시장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형태 작가(위)와 꾸엠 작가(아래)의 일러스트.
팝픽 사태는 지난 5월 팝픽에서 일하던 작가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반페이’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수의 작가가 팝픽에서 고료를 지급하지 않았거나 작가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는 등 불법적인 행동을 저질렀다며 팝픽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후 피해 작가들은 팝픽 대책위원회를 마련하고 법적인 소송을 위한 비용모금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실시했다. 지난 6월 20일 이 프로젝트는 시작한 지 4시간 만에 목표금액인 1,800만 원을 달성했다. 이후 꾸준한 사람들의 참여로 총 2,259명이 8,153만 2,000 원을 지원하며 마감됐다.
오후 5시 열린 오프닝 파티에서 팝픽 대책위원회를 대표하고 있는 파나마만 작가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를 후원해 주신 분들을 위해서 마련했다. 팝픽 대책위원회는 팝픽과 법정공방을 위해 꾸려졌던 만큼 소송이 끝나면 해산할 것이다. 이후의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시회 개막과 함께어린이 재단인 ‘초록우산’에 모금액의 일부인 1,000만 원을 기부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기부금은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환경이 열악해 그림을 배우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의 수익금과 소송이 끝난 후 남은 후원금도 초록우산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현재 팝픽 소송은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과 민사 및 형사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으로 기소 검토 단계에 있다. 한편, 피해 작가들과 함께 소규모 출판도 고려하고 있다.
초록우산 서울지역본부 이충로본부장(왼쪽)과 파나마만 작가 (본명: 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