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게임업체로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빨리 받게 해달라는’ 명목으로 수천 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의 전 보좌관 정현곤 씨(36)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정현곤씨는 2005년 12월 ㈜태성싸미 대표 김모씨로부터 사행성게임 ‘마돌이’의 등급분류를 빨리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금 2,400만원을 받는 등 세 차례에 걸쳐 5,1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재판부는 5,100만원 중 2,000만원을 유죄로 인정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5,000만원 이상)가 아니라 형법상 알선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05년 12월 수수한 2,400만 원은 돈을 준 김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높지 않고 피고인이 돈을 받은 다음날 2,000만 원만 통장에 입금한 점에 비춰 400만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뚜렷한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이 사건 이후 사직한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있지만 수수한 뇌물의 액수가 적지 않고 실제로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집요한 로비를 시도한 점에 비춰, 공무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훼손한 죄질이 중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