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0일 판교 사옥에서 공채 선배에게 직접 듣는 채용설명회 ‘Dream Up(業)! NC’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사전접수를 마친 500 명의 지원자가 참가했으며, 인사 담당자의 채용설명과 사내 투어, 선배와의 대화, 직무별 간담회 등 현업에 종사하는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엔씨소프트는 참가자가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별로 시간을 나누고 대기표를 배부기하기도 했다. 선후배가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현장에 디스이즈게임이 다녀왔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공채 경험자가 말하는 ‘NC 테스트’
채용과정에서 실무진 면접을 거쳐야 하는 엔씨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모의 면접 대신 직무별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는 현재 공채가 진행 중인 경영지원, 시스템&인포메이션, PM, 비즈니스, 프로그래밍, 게임디자인, QA 7개 직무별로 나누어 진행됐다.
직무별로 티켓을 배부해 참가자들이 몰리지 않도록 했다.
간담회는 20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회당 30분씩 진행됐으며, 10명 이내의 참가자가 한 조가 되어 2명 이상의 실무자에게 해당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볼 수 있었다. 향후 채용 면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참가한 실무자는 부서 이외의 이름이나 팀명, 직급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과 직접적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경영지원 직무 간담회에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게임을 얼마나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가 나왔다.
한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에 대해 잘 모르고 입사해 고생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산업과 달리 게임산업은 사람의 아이디어로 제품이 생산되는 만큼 인적자원이 중요한데, 이런 이해 없이는 올바른 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게임은 좋아하는 것이고 업무 관련 능력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경영지원은 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엔씨소프트의 경영지원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을 돕는 업무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좋아하는 분야인 게임에 발휘해 스스로가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임을 드러내라”고 조언했다.
4명의 경영지원 실무자와 참가자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는 실무자의 대답을 꼼꼼히 메모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게임 디자인 실무자는 지원자 필요 자격 요건에 대해 특화된 장점을 키울 것을 강조했다. 지원 요강에 있는 자격 조건을 보고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그중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점을 자기소개서에서 충분히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무별 간담회에서는 이 밖에도 실제 엔씨소프트에서 진행되는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으나 프로그래밍, QA 등 개발 관련 직무의 간담회는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선배와의 대화는 2012년에 입사한 엔씨소프트 공채 12기 김상진 주임(기획)과 김민영 주임(PM)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는 공채를 통해 입사한 두 예비 선배로부터 공채 시험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김민영 주임은 MMORPG의 뜻도 몰랐던 입사 전 자신의 과거를 공개하며, 면접에서는 자신감과 임기응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주임은 “나는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게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하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어학 능력을 강조하며 국가를 넘나드는 PM이 되겠다고 용감하게 덤볐다”고 면접 경험을 말했다.
김상진 주임은 실제 면접에서 나왔던 질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직무 능력만큼 인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임원 면접에서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고 <어벤져스>를 볼 수 있게 설득해 봐라’, ‘집안일로 어려워하는 친구를 위로해 봐라’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 그때는 이런 질문을 왜 하나 싶었는데 근무를 하다 보니 타인과의 관계형성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지하 대강당에서 진행된 공채 선배와의 대화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엔씨소프트 공채 12기 김상진 주임(기획).
엔씨소프트 공채 12기 김민영 주임(PM).
좋은 자기소개서는? “엔씨의 정신은 우주정복, 진취적으로 도전하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까지 각 대학을 돌아다니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채용설명회를 판교 신사옥에서 개최한 만큼 채용정보 공유는 물론 사내 투어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인사담당임원 구현범 전무와 홍보담당임원 이재성 전무의 엔씨소프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좋은 자기소개서는 무엇일까? 채용설명회 발표를 맡은 인사담당 남궁명 과장은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작성시 엔씨소프트의 기업 핵심가치를 드러내라고 강조했다. 이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모든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지원자의 현재의 모습을 판단할 수 있도록 초·중·고교 학창시절 보다 최근 2~3년 동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인사담당자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모두 정독할 수 없기 때문에, 단점을 가장 앞에 작성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글의 핵심 요지가 없거나, 연애·가정사 등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사 역시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남궁 과장은 “스펙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험과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정성을 다해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엔씨소프트의 기업 핵심 가치. ‘우주정복’은 ‘도전정신’을 뜻한다.
엔씨소프트의 기업 가치가 담긴 자기소개서.
구현범 전무는 수많은 회사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원자들에게 엔씨소프트를 선택한 과거를 고백했다. 10년 전 대기업에 종사하던 구 전무는 많은 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작고 불안한 엔씨소프트를 택했다. 그는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 꿈을 실현하고 싶은 열망이 있는 젊은이들이 꼭 엔씨소프트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성 전무는 엔씨소프트는 도전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며 인재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게임산업은 영화나 음악산업에 비해 역사가 짧기 때문에 지금 업계에 종사하는 현재가 긴 게임역사의 초창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구현범 전무
엔씨소프트 이재성 전무
다음은 채용설명회 말미에 진행된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Q. 올해 채용 인원은 총 몇 명이며, 직무별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채용 예정 인원은 50 명이다. NC 테스트에서 최종 인원의 30배수인 1,500 명을 뽑으며, 실무진 면접에서 3배수인 150 명, 마지막 임원 면접에서 50 명을 선별한다. 비율은 임시로 정해진 게 있긴 하지만, 지원자의 역량에 따라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 분야를 제일 많이 뽑는다.Q. 연봉은 얼마인가?-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프로그래밍 직군의 기본 연봉은 3,000만 원대 중반, 그 외의 직군은 3,000만 원대 초반이다. 여기에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가 더해진다.Q. 서류전형에서만 세 번이나 떨어졌다. 혹시 기존 탈락자에 대한 필터링이 있나?- 필터링은 절대 없다. 현재 근무자 중에 재수생(?)도 많다.Q. NC 테스트가 궁금하다. 주관식도 나오나? 주관식이 나온다면 정답이 정해져 있나?- NC 테스트에서는 인성검사, 적성검사(종합 이해력 테스트), 직무능력 평가를 본다. 인적성 검사는 여느 회사와 다를 바 없다. 직무능력 평가는 말 그대로 개발이면 개발, 경영지원이면 경영지원 등 해당 업무에 필요한 전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지난해까지는 주관식이 있었으나 올해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주관식이 안 나올 확률이 높지만 확답할 수 없다. 객관식과 달리 주관식은 정해진 답이 없다. 창의력을 보는 부분이기도 하다.Q. 기술직이 아닌 게임 디자인의 직무능력 평가는 어떤 내용이 나오나?- 기획자로서 알아야 할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내용이 나온다. 엔씨 게임은 물론, 게임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Q. 게임이 아닌 자동차 관련 PM 경험이 있다. 도움이 되나?- 게임 관련 경험도 중요하지만, 해당 직무와 연관된 경험도 좋다. 자기소개서에 많이 드러내길 바란다.Q. 엔씨소프트 게임을 많이 해본 경험이 채용 당락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가?- 물론 게임회사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물을 수 있고, 엔씨소프트에 대한 관심을 보기 위해 엔씨소프트 게임의 레벨을 물을 수는 있다. 하지만 레벨이 낮다고 불합격시킬 만큼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Q. 입사 직후 원하는 게임 팀에서 일할 수 있나?- 바로는 불가능하다. 입사하면 현재 공석인 자리부터 채워진다. 다만, 2년이 지나면 인사팀에서 사내 공모를 통해 타 부서 이동을 지원한다. 가급적 원하는 팀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궁금한 내용을 묻는 채용설명회 참가자.
행사가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