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게임 관련 블로그와 카페에 미성년자 회원의 탈퇴를 요청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한 블로거가 올린 네이버 고객센터의 메일에 따르면 해당 블로그에 '미성년자가 할 수 없는 게임의 내용이 담겨있어 비공개 혹은 삭제 조치를 요청'한다고 되어 있다. 더불어 "수정 권고 기간인 4주가 지난 후에도 성인게임에 대한 글이 남아있을 경우 해당 블로그를 접근제한 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파워블로거인 화이트 에지오와 누렁이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메일 일부분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 게시물이 있으면 '접근 제한'
많은 사람이 모이는 네이버 카페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미성년자 회원에 대한 탈퇴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게임 관련 카페는 19세 미만의 회원의 강제탈퇴 및 접근제한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FPS 전문 네이버 카페인 '에펨포'는 네이버로부터 청소년이용 불가 게임을 다루면서 미성년자 회원이 다수 가입되어있다며 해당 회원들을 탈퇴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에 에펨포 운영자는 지난 10월 12일 공지를 올리고 관련 회원을 탈퇴시켰다.
네이버 카페를 업체 공식 카페로 운영 중인 개발사들도 같은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게임로프트 코리아 네이버 카페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게임과 관련된 게시물이 다수 등록되어있고, 카페 내 미성년자 회원이 다수 존재하므로 이들에 대해 탈퇴 조치를 권고했다.
게임로프트 카페 운영자는 "안타깝게도 네이버의 정정 조치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 유감스럽게도 미성년자 회원의 탈퇴 조치를 불가피하게 진행해야 한다.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을 나누는 대화의 장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것에 적지 않은 충격과 허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게임에 대한 게시물 차단 찬반 논란
네이버의 이 같은 조치에 이용자들은 “주로 이런 경로를 통해 청소년이 성인 게임을 접하는 만큼, 청소년에게 부정적일 수 있는 게임 정보는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청소년도 신작게임에 대한 정보를 볼 권리가 있다. 청소년에게 부정적일 수 있는지는 가정에서 가려야 할 일이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찬성 측은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의 등급은 해당 영상과 그래픽 표현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를 여과하지 않고 미성년자에게 그대로 노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게임 관련 카페는 <GTA 5>를 비롯해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의 모드를 공유하면서 선정적인 이미지를 등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청소년 이용불가 영화 관람평이나 리뷰는 미성년자가 접해서도 안 되는지 의문이다. 등급은 게임이 받은 것이지 게시물이 받은 것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 있다면 카테고리 제한을 해야 하지 카페 전체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네이버의 대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관련 내용은 지난 2009년부터 지속해서 진행된 일이다. 블로그나 카페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 규정 및 청소년보호위원회 심의 규정에 따라 운영 원칙 하에 운영되고 있다. 최근 게임중독법 논란과는 상관없이 예전부터 시행되던 정책이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운영 원칙에는 청소년 부적합 게시물 항목이 존재한다. 시체 사진 등 혐오감을 주는 이미지 혹은 해당 링크, 스와핑, 동거 등 사회 윤리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위의 매개, 존속에 대한 상해 폭행 살인 등 전통적인 가족윤리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내용, 청소년 유해약물 등의 복용 제조 및 사용을 조장, 청소년에게 불건전한 교제를 조장할 우려가 있거나 이를 매개하는 내용 등이다.
특히 음란물, 청소년 유해매체물, 청소년
유해약물, 청소년 유해물건의 경우 네이버 이용 약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청소년보호위원회 심의 규정에 따른 대표적인 부적합 게시물로 정의하고 있다. 해당 부적합 게시물의 경우 네이버는 게시물 및 카테고리와 로그, 블로그 제한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다루는 블로그나 카페에 청소년이 가입한 경우는 청소년 보호법 위반의 여지가 있고, 이에 관련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리그 오브 레전드>의 홈페이지 팬아트 게시판의 경우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선정적인 이미지가 여과없이 노출된다는 지적을 받아 현재 해당 게시판의 접근을 막아 놓은 상태이다.